신자 안에 내재하는 죄 존 오웬 전집 1
존 오웬 지음, 김귀탁 옮김 / 부흥과개혁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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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 안에 내재하는 죄](존 오웬/김귀탁 옮김, 부흥과개혁사)

개혁주의 성경공부 모임에서 읽은 세 번째 책이다. 예장 고신과 합동에서 개혁주의를 표방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 책과 같은 내용 들어본 적 없고, 자세하게 가르치지도 않는다. 현재 고신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합동과 다른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요즘 전도서 영어성경 필사를 하고 있는데, 전도서의 영어명이 교회라는 뜻이고, 라틴어 에클레시아라는 말은 드물게 교사로도 사용된다고 하니, 교회는 가르치는 곳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무튼, 책의 내용으로 돌아와서, 이 책이 시작되기 전에 김남준목사님이 쓰신 [존 오웬의 {신자 안에 내재하는 죄} 해제]라는 소논문(?)이 실려 있는데, 나는 단순히 이 책을 요약 정리한 것일까, 하고 생각했더니(이 책 다 읽은 후에 읽었다.) 존 오웬의 신학적 기반이 되는 사상들을 정리한 내용이었다(이 책의 내용을 철학적으로(?) 풀어내시기도 했다.). 김남준목사님이 존 오웬 좋아하신다(?)는 것도 개혁주의 성경공부의 리더(?)님께서 말씀해주셔서 알게 된 것이다. 대학원 다닐 때 김남준목사님 말씀이 좋아서 열린교회에도 갔던 적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청교도 신학을 연구하시는 분이 많이 없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만큼 개혁주의와 조직신학에 대해 심도 있게 가르치시는 분들을 만난 적이 없다.-하지만 열린교회의 운영(?) 방식이 마음에 든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죄에 대한 성경 본문(롬 7:21)에서부터 시작한다. 롬 7:21에서 도출한 것은 네 가지 사실인데, 1. 죄는 곧 법이다(죄의 법의 이중적 의미는 죄의 존재와 본질, 죄의 힘과 효능이다.). 2. 죄의 법은 신자들 안에서 발견된다. 3. 신자들의 의지의 경향적인 성향은 선을 행하기 원하는 것이다. 4. 신자들 안에 악이 존재한다는 것이다(1부).
이 책에서는 죄의 효능과 힘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3부), 특히 신자 안에 내재하는 죄의 효능과 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처음에 죄의 법의 특징에 대해 다루고, 그 다음 내재하는 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다룬다. 여기서 죄의 법의 주체는 마음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마음이라고 하면 추상적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오웬은 그리스 철학자들의 영향을 받아 지성, 의지, 정서, 양심의 기능을 묶어 마음이라고 한다고 정의한다. 오히려 ‘마음이 지성, 의지, 정서, 양심의 기능을 묶은 것이다.‘라고 정의하니까 마음에 대해 한결 이해가 쉬워지는 느낌이었다. 특별한 반론이 없는 한, 오웬이 말하는 마음의 정의(?)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 같다(내가 생각하기에 제일 합리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어 마음의 속성, 내재하는 죄의 속성을 다루는데, 마음의 속성을 다룰 때 내가 마음에 대해 과대평가, 혹은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마음이 나를 기만할 때가 많은데, 나는 그 사실을 늘 흐지부지 넘어가면서 다음에 잘하면 된다고 합리화했다. 물론, 그 다음에도 스스로 기만하는 것은 되풀이된다. 만물보다 심히 부패한 것이 마음이라고 하신 그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늘 마음에 자리잡은(?) 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한다. 만물보다 심히 부패한 것을 말씀보다 더 믿었다는 깨달음이 생기자 신앙생활을 이렇게 느슨하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죄의 행위와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죄가 싸운다고 말하는 데에도 조금 정신이 들었다. -죄는 싸운다. 내가 지치고 싸움에 패하도록 물어지고 끈덕지게 싸운다. 한 번 싸워서 이긴 것처럼 보일 때 끝내면 되는 싸움이 아니다.
죄가 어떻게 속임으로 역사하는가에 대해서 크게 5단계로 살펴보는데, 140쪽에 잘 나와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지성을 끌어내리고, 두 번째 단계는 정서가 미혹되고, 세 번째 단계는 죄를 잉태시키고(의지와 관련), 네 번째 단계는 실제로 수행되어 죄를 낳고, 다섯 번째 단계는 죄가 장성하는 것이다. 오웬은 지성이 어떻게 끌어내려지는지에 대해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지성이 한 번 끌어내려지면 그 뒤는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인 것 같은데, 이 부분을 보고 현대 상담치료의 하나인 인지행동치료가 생각이 났다. 인지행동치료에서 생각이 정서와 행동을 바꾼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내가 한동안 좋아했던 로렌스 크랩이 인지치료를 지지하기도 했다(여기에 대해서 할 말은 많지만 다음으로 넘긴다.).
오웬에 의하면 죄를 파괴하는 데 적합하고 유용한 수단은 묵상과 기도이다(158쪽). 내가 묵상과 기도를 게을리하는 데에는 죄의 힘을 크게 여기지 않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실제로, 나는 마음도 과대평가, 혹은 과소평가했지만, 죄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오웬이 이렇게 하나씩 짚어주니, 속임을 당하면서도 마음의 일시적 즐거움을 위해 일부러 속임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했다.
3부에서 신자 안에 내재하는 죄를 주의 깊게 다룬 후 4부에서는 일반적인 죄의 효능과 힘에 대해 다룬다.

이 책의 내용은 이 말이 그 말 같고, 그 말이 이 말 같은 부분이 상당히 많아서, 몇 번이나 문장을 다시 읽어야 했다.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지만, 죄의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책 내용을 정리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한 바가 많아서 적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다 적기에는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다 못 적어 아쉽다. 위에 쓴 서평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쓰려고 하니 내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끝으로, 이 책으로 독서모임을 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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