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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숨바꼭질 - 꼭꼭 찾아라, 아이 마음 닫힌다
권일한 지음 / 지식프레임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선생님의 숨바꼭질](권일한, 지식프레임)
이번 달 독서모임 책이라서 읽은 책이다. 권일한 선생님의 책은 이때까지 다 샀는데, 안 읽고 모아두기만 하다가 성서교육회 독서모임 <권일한 선생님 읽기>를 통해 읽게 되어 다행이다.-물론 그 중 세 권은 이미 읽은 책이다. 그것도 두 권은 매우 최근에 읽었다. 다시 읽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권일한 선생님 책은 무슨 요술을 부리신 건지 매우 술술 읽힌다. 그리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먹먹해진 순간들도 있었다. 이 독서모임 시즌이 끝나고 ‘책뜰안애‘에 방문해서 권일한 선생님을 만나면 선생님과 이야기하다가 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아이의 마음을 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생님의 글이 담겨 있다. 아이가 숨겨놓은 마음을 찾는 것을 선생님은 숨바꼭질이라고 표현하셨다.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에 나오는 시들의 배경 이야기를 더 잘 알게 되기도 했다. 읽으면서 계속, 나는 이렇게까지는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훌륭하신 분들이 많구나. 나 빼고는 다 훌륭하신 분들인 것 같다.
기억나는 이야기 중 하나는, 절벽 끝에 사는 아이 이야기인데, 그 아이의 등하교 지원을 위해 택시가 동원되었지만 길이 험해서 기사님이 3월부터 오겠다고 했다던 이야기였다. 선생님은 그 길을 계속 갔는데, 택시 기사도 거부할 정도의 길이었던 그 위험천만한 길. 정말 충격이었다. 가스 폭발 사고 이야기는 몇 번 간접적으로 들었는데, 그 부분을 읽으면서는 다시 마음이 먹먹해졌다. 교통사고로 얼굴이 무너진(?) 아이 이야기, 태풍이 오고 홍수가 날 때마다 집이 잠기지만 거기에 살 수밖에 없는 이야기까지. 좋은 부모님도 있었지만, 안 좋은 부모도 있었다. 어른이 잘못 행동하니 힘없는 아이들이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 마틸다처럼 혼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평생 교사를 해도 한 번 만날까 말까 하는 아이들을 많이 만나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해체되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는 이때에 상처를 표출하는 아이들을 향해 내 상처로 같이 맞서 싸우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실제로는 싸움이 필요없는 일인데. 내가 건강하지 않아 아이들에게 더 뾰족하게 굴었다. 한편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세상이 싸움의 처참한 흔적을 남기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내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해서, 자녀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는 건 나인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이기적임의 끝판왕이라서 내가 아기에게, 아이들에게 ‘하지 말라‘는 말을 그렇게 많이 하는 걸까(자기중심성이 강한 사람은 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한다. 자기 뜻에 어긋나는 사람에게 무조건 하지 말라고 소리친다. 54쪽).
아이 마음을 들으려는 의지(220쪽), 나에게 그 의지가 있는지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