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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 - 책벌레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시를 쓰고 놀며 배운 행복의 법칙
권일한 지음, 반예림.이가진 그림 / 우리교육 / 2017년 10월
평점 :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권일한 글/반예림, 이가진 그림, 우리교육)
이번 달 독서모임 책이다. 이 책은 작년 여름? 가을? 쯤에 읽었는데, 독서모임을 위해 책을 다시 읽었다. 몇 달 안 지나서 책이 새롭게 다가올까, 하고 생각했는데, 몇 달이 지나서 읽어서인지 책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번에는 어떤 시가 마음에 드나, 생각하며 시를 읽었다. 여러 번 읽어야 마음에 드는 시가 나타날 것 같다. 두 번 읽은 지금은 ‘공사‘라는 시가 마음에 와닿는다. 1학년 아이가 쓴 시인데, 마지막 연이 참 기특했다고나 할까.
보일러 아저씨 집에도
나처럼 1학년 아이가 있다고 했다.
아저씨 집 아이도 나처럼
아빠를 기다리겠다.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은 1학년에게도 있다는 사실이 새로웠다. 내가 아이들을 너무 과소평가한 게 아닐까.
1학년(은 물론 6학년까지도)을 괴물로만 생각했는데, 외계인이라 부르시는 선생님의 모습에, 내가 아이들에게 괴물이었던 때가 많지 않았을까. 아이들을 괴물로 여기니, (괴물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아이들을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기를 키우니 아기가 미세한 것을 보면서 알아달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기의 눈높이에서 봐야 보이는 것들이다. 아기의 눈높이에서 본다는 것은 낮아진다는 것이다. 아이들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보고 있는 것일 텐데, 어른의 눈높이로 높이라고 윽박질렀던 것은 아닐까.
선생님의 글은 간결하고 따뜻했다. 아이들의 글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고 해석하시니 아이들의 빛나는 글을 보실 수 있는 것일 테다.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을까? 내가 원하는 교육은 무엇일까? 내가 원하는 바람직한 아이상(?)은 무엇일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원하는 것만큼 아이들이 원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려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타인의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모른 척, 타인의 기대로 덮어버리게 된다.
외계인을 알아내는 방법 10가지 중 ‘외계인은 복제 기술이 뛰어나다‘를 읽으면서 빵 터졌다. ‘1+1=밥 먹어, 1+2=밥 먹어, 2+2=밥 먹어‘를 읽고 킥킥거렸다. 분명 이전에 읽었을 때도 빵 터졌을 텐데, 왜 기억이 나지 않았을까.
개학 연기되고 있는 동안 생각이 정리되면 좋을 텐데, 아이들을 만나면 생각이 분명해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