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글쓰기 - 눈빛을 반짝이게 하는 글 마음에 깊이 남는 글
권일한 지음 / 우리교육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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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글쓰기](권일한, 우리교육)

권일한 선생님 책은 [성경을 돌려드립니다],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이야기]에 이어네 번째 책이다. 선생님 책을 읽으면 선생님의 문체가 느껴진다. 그래서 좋다. 내 글에도 내 문체가 있을까?
다음 시즌(?!) 독서모임 주제가 ‘권일한 선생님 읽기‘라서 이 책을 또 읽게 되겠지만, 또 읽게 되면 어떤 다른 점이 눈에 들어올지 기대가 된다.

아이들이 글을 잘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나는 글을 잘 쓰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왜 아이들이 글을 잘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걸까? 또, 나는 글을 잘 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
초등학교(그땐 국민학교였다.) 5학년 때 일기상을 받았다. 초등학교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은 상이었다. 매달마다인지 분기별마다인지 일기상을 주었던 기억이 나는데, 나는 상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서 기대하지 않았다가 받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일기 쓰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일기상 받고나서도 일기를 매일 쓰지 않았다. 가끔 썼고, 오래 쉬다가 다시 쓰기를 반복했다. 가끔이라도 일기를 썼던 것은, 일기를 쓰면서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고, 글로 쓰면서 안전함을 느꼈던 것 같다. 지금도 내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거나,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위험하다, 불안하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나의 감정을 아이들에게도 투사해서, 아이들의 감정을 글로 잘 써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글쓰기에 대한 책이라서인지, 다른 책에 대한 서평을 쓸 때보다 쓰는 것에 좀 더 조심스럽다. 그것은 아무래도 책의 마지막 부분 ‘줄이고 지우고 짧게 쓰세요.‘라는 선생님의 글이 신경쓰이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고, 문장을 지나치게 길게 쓰고 있지는 않나, 라는 생각도 든다. 부사, 대명사도 상당히 많이 쓰고 있는 편이었고, 수동태도 많이 쓴다. 나도 가끔 느끼지만, 내 글에서는 ‘~생각이 든다‘, ‘~같다‘, ‘~게 되었다‘라는 표현도 많다. 내 글이 마음에 안 드는 까닭이 여기에 있었던 걸까. 맞춤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것‘이 아니라 ‘내 거‘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왜 이렇게 부끄러웠는지 알 수가 없다.
아이들이 자세하게 쓸 수 있도록 선생님이 던지는 질문들은 상담할 때의 질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 아이들을 사랑하시기에 궁금한 것이 생기고, 질문들을 자세하게 던질 수 있는 것일 테다. 대학원 다닐 때 동기 언니가 ‘내담자를 따라가면 된다‘라고 이야기한 게 생각난 것은 우연일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너무 나만 사랑하고 있다. 질문을 찾지 못하는 것은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복직을 하며 담임을 맡으면 글쓰기 지도를 따라해 보리라 생각하며 책을 읽었는데, 어쩌다보니 교과 전담을 맡게 되어 이 책 활용은 한참 뒤로 미뤄야 할 것 같다. 갈래별 글쓰기에 나온 과목별 글쓰기 예시를 적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시간으로 지도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기록은 남겨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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