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꾸리는 법 - 골고루 읽고 다르게 생각하기 위하여 땅콩문고
원하나 지음 / 유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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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꾸리는 법](원하나, 유유)

11월부터 독서모임을 하기로 했다. 독서모임을 추진하신 선생님께서 독서모임 시작 전에 이 책을 선물로 주셨다. 작가의 사인, 선생님의 손쪽지(?)와 함께(정작 본인 책에는 작가의 사인을 못 받으신 것 같지만). 그것만으로도 무척 감동이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책이 매우 얇아서 빨리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분명 손에 잡고 있는 책이 있었는데, 놓고 이 책을 먼저 읽었다(이런 식으로 다 못 읽혀지고 책꽂이로 향하게 된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물론 두어 시간 걸리긴 했지만 한달음에 다 읽었다. 아마, 11월부터 시작되는 독서모임이 무척 기대가 되었던 모양이다. 독서모임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까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대충의 윤곽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사례 중심으로 적혀서인지 매우 쉽게 술술 읽혔다(아무래도 나는 이야기를 매우 좋아하는 것 같다.). 독서모임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하여 운영하는 일련의 과정이 잘 드러나있다. 세부적인 내용까지 엄청 꼼꼼하게 적혀 있다.
예전에 독서모임을 매우 부러워했던 적이 있다. 그때가 출산 전이었나, 출산 후였나? 출산 전이라면 학교 업무와 수업 준비만으로도 빠듯하고 거리도 만만치 않아서 한 켠에 제껴두었던 것 같고, 출산 후였다면 양육의 핑계를 댔던 것 같다. 독서모임을 정말 하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더 열심을 내지 않았을까? 내가 대학원까지 편도 7시간을 달려간 것처럼 말이다.
나는 왜 독서모임을 하고 싶을까? 소통하고 싶어서였던 것 같다. 같은 책을 읽고 소통하는 것처럼 매력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던 거제요회 시절이 있긴 했다. 그때는 미리 읽어오는 것이 아니어서 깊이 있는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시간도 짧고 아이들도 많았다.) 늘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독서모임을 적극적으로 찾았던가, 하는 생각에 조금 부끄러워졌다. 내가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수고와 노력에 얹혀 가려고 했던 것 같다(물론 지금은 여건이..). 거기에다 기독교서적 위주의 모임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없을 거라고 단정지어 생각했다. 주변에 글쓰기 모임은 있는 것 같은데, 회비가 (생각했던 것보다) 비싸고 시간적으로 맞지 않아서 포기하기도 했었다.
제일 궁금했던 것은 모임이 어떤 순서로 이루어질까, 하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보니 책에 대한 발제를 준비한다. 발제를 준비하는 방법도 나와 있어서 실제 독서모임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감상 - 발제- 기억에 남는 구절 공유로 진행한다고 한다. 독서모임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감이 온다. 재미있겠다!
독서모임을 위한 최소한의 규칙도 적혀 있었는데, 학교의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있었다. 바로 ‘책을 읽지 않는 회원(학생)‘. 언제나 늘 고민이었다. 내가 책을 읽어줘야 할까, 고학년의 경우에는 책 길이가 너무 길어 읽기만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읽어오라고 하는 게 나을까, 개인적으로 같이 읽는 시간이 나을까, 지금도 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도 자율적인 독서모임이다보니 책을 읽어오라고 강조(권유)하는 수밖에 없다고 해서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학교의 상황이 아닌걸 어떡하나.
모임 운영을 위해 운영자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는지도 알았다. 더 활기찬 모임을 위해 장소를 물색하고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와, 아이디어가 부족하고 센스가 없는 나는 못할 것 같다.
독서모임 테마 정하기 부분이 재미있었는데 ‘내 인생 최고의 책‘ 부분에서는 내 인생에 최고라고 불릴 만한 책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인생책은 아직 만나지 못한 것 같다. 성경도 인생책이라고 느낄 만큼 깊이 파지 못한 것 같고, 여러 책을 생각해 봤지만 추천하기 괜찮은 책은 있어도 흠뻑 빠져들 만큼의 책은 없었다(물론 소설을 읽으면 과몰입해서 읽는 경향이 있지만 인생책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독서모임하면서 인생책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롯이 책만 읽는 시간이라든지, 특정작가 책을 읽는다든지(지금까지는 C.S.루이스, 필립 얀시, 이용규 선교사님, 권일한 선생님 책들을 읽어왔는데 한 작가의 책들을 읽는다는 건 참 매력적인 일이다.), 시대별/지역별 작품을 읽는다든지(이 부분은 와, 정말 재미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꼭 해보고 싶다.) 하는 테마별 독서모임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부록(?)으로 실려있는 도움이 될 만한 다른 책들 중에서도 사고 싶은 책이 있고, 땅콩문고(검색해보니 땅콩문고는 문을 닫았고 다른 이름으로 열었다.)의 책들(?)도 보고 싶은 책들이 많았다. 이를 테면 저자가 본문에서 소개한 [책 먹는 법]이라든지, [박물관 보는 법]이라든지, [작은 책방 꾸미는 법]이라든지.. 아, 읽고 싶다. 세상에 읽을 책이 왜 이렇게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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