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삶에게 안부를 묻다 - 잘 사는 것과 잘 죽는 것, 그리고 잘 보내는 일에 대하여
김경환 외 지음 / 검둥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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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삶에게 안부를 묻다(김경환 외/검둥소)

권일한 선생님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죽음은 옆에 있으면서도 내 일은 아니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며 마주하고 싶지 않은 주제인데, 인생을 살면서 언젠가는 부딪혀야 할, 직면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그렇다고 죽음에 대해 아예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상황에 과한 몰입을 하는 경향이 있어서 뉴스에서 접하는 죽음과 관련한 소식에는 언제나 나를 대입해서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그리고 기도한다. 부모님보다 내가 먼저 하나님께 가지 않아서 부모님 가슴에 나를 묻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 그리고 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기도.

이 책의 부제가 ‘잘 사는 것과 잘 죽는 것, 그리고 잘 보내는 일에 대하여‘라는 사실을 책을 다 읽은 지금 알았다. 마음에 와 닿았던 문구가 ‘‘잘 사는 것‘과 ‘잘 죽는 것‘ 사이에 ‘잘 보내는 일‘이 있다.‘였기 때문에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그 문구가 마침 표지에 있을 줄이야.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라고 한다면 2006년 할머니(초임 때였다.), 2008년 할아버지, 2009년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일이 있었다. 4년 사이에 세 분이 다 돌아가신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호상이라고 했지만, 나는 참 슬펐다. 특히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이해하게 된 이후로 가족 중 처음 장례를 치르는 것이었기에 더욱 슬펐다. 교사가 된 후로 할머니를 찾아뵙지 못했었는데,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보내시지 못하며 슬퍼하시는 모습에 계속 눈물이 났다. 다른 친척들은 니가 왜 우냐고 했는데, 나는 그 말을 듣는 게 싫었다. 천국 가면 만날 텐데 왜 우냐고 하며 우는 사람을 타박하는 게 온당한가.-(타박 때문이 아니라 할아버지의 모습 때문에) 지금도 눈물이 난다.

주변의 죽음과 관련해서는 따로 글을 써야겠다. 쓸 말이 매우 매우 많아질 것 같다. 죽음에 관해 글을 쓰다보면, 자연히 죽음에 대해 마주하는 힘이 길러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이 책은 (맨 뒤 의사선생님이 쓰신 글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장례지도사님들이 쓰신 글이다. 여러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 장례를 병원에서 치르지 않고 집에서 치르면서 하나의 이벤트화(?!)한 내용에서는 나는 내 장례식이 어떠하기를 바라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전에 부모님이 수목장 얘기를 흘러가며 하셨는데 나는 어떻게 장례되기를 바라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 글이었던 장례도 자본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한탄하는 글에서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주변 친지 분들이 한 분씩 돌아가시거나 한 분씩 암에 걸리셨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착잡해진다. 유리멘탈인 나는 결혼, 출산의 경험처럼 죽음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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