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컨데 한때 나는 한국 여성문학을 경시했었다. 20대초, 뭣도 모르고 읽은 책도 몇권 없던 시절(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여대를 다니면서 주변인들이 많이 읽던 한국 여성작가들이 쓴 몇몇 소설들을 읽어보고서는, 시시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공지영의 <고등어>나 은희경의 <새의 선물>처럼 빛나던 소설들도 없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소설들은 빈약한 스토리를 만연체 말놀음으로 때우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고, 그래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몇몇 소설들을 집어들었다가도 다 읽지 못하고 덮어두기 일쑤였다. 심지어 몇몇 지인들에게 한국 여성 작가들의 문제점을 마구 떠벌리기도 했다.. (부끄럽다..... ㅜㅜ)
그랬던 나에게, 한국 여성작가들의 소설에 대한 인상을 바꾼 것은 정유정 작가와 한강 작가였다.
<7년의 밤>의 스펙타클을 겪고, <소년이 온다>에 찔려 울고난 후에는 여성 작가들이라서가 아니라, 단지 내가 읽었던 몇몇 작가들의 글이 나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특히 값도 싸고 끼워사서 굿즈와 추가 마일리지를 얻기에도 용이해서 구입했던(^^;;)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들에서 맞닥뜨린 김금희 작가나 최은영 작가의 단편(혹은 중편) 소설들은 너무 좋아서, 이제는 한국 여성작가들의 소설들을 그저 무한 찬양하고 싶어졌다. ㅎㅎ
최근 읽은 김이설 작가님의 소설집은 읽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글을 써주심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요즘 트윗이랑 블로그 등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는 소설집들도 어서어서 읽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