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 강
미야모토 테루 지음, 허호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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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일본의 스산한 풍경과, 사춘기에 다다른 소년들이 느꼈던 감성들이 미야모토 테루의 언어로 그려진다. 애잔하다.

 

인상깊었던 부분은..

전쟁에 나갔다가 살아돌아온 아버지. 아버지의 부대에서 살아 돌아온 것은 아버지와 무라오카라는 농부뿐이었다. 하지만 무라오카는 고향으로 돌아간지 석달만에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만다.

그리고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아들에게 해주는 이야기..

 

친구들 아버지 중에는 노부오에게 전쟁의 무용담을 들려주는 사람이 많았다. 그것은 언제나 영화를 보는 듯 화려하고 활기찬 내용이었다. 그러나 아빠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에는 귓전을 울리는 기관총이나 전투기의 굉음은 전혀 섞여 있지 않았다.
"전쟁이 끝나고 이 년쯤 지나서 덴노지 암시장에서 특공대 출신의 젊은 사내가 일본도를 휘둘러대며 난동을 부리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 이놈들아, 일본은 패했어, 패했다구! 이놈들아, 분한 줄 알아라! 가미카제 다위에 속다니, 가미카제는 이리 나와! 사람들 앞에 나와봐! 하고 외치며 울더군. 멍청한 놈, 종이쪽지 한 장에 처자식과 생이별을 하고 군대에 끌려간 사람들에게 이기고 지는 게 무슨 상관이야? 죽었느냐 살았느냐가 문제지. 그 소리가 여기까지 솟구치는데, 문득 무라오카가 머리에 떠올랐어. 그 순간 눈물이 나서 멈추질 않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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