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급인 분들에겐 속이 시원하고, 직원에겐 남(혹은 상대)이라고 생각한 자본가 사장의 속내를 알 수 있는 기회. 필력이 좋아 술술 읽힌다. 읽으면서 꼭지마다 아는 후배, 혹은 어떤 직원의 얼굴이 번갈아 떠올랐다. 그만큼 공감이 많이 가는 사례들. 그 녀석들이 이걸 꼭 읽으면 좋겠는데. 이해불가라고 생각하는 임원진, 혹은 사장의 속이 사실은 이랬다는 걸 알면 도움이 되겠다. 세상이 그리 쉽지 않고, 사장이 그리 단순한 위치도 사람도 아니다. 물론 실무 경력 짱짱한 창업자 출신 사장인 경우가 이 책의 케이스다. 우리 회사가 바로 그 경우라 읽으면 사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꽤 된다. 세상은 내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다는 너무 뻔한 진실을 잊으면 안 된다. 주변 동료와 후배들에게 권한 책이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난 무엇을 할까? 충격과 두려움에 미친 사람처럼 무너지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난 느낌은 이 사람은 참 나와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 사람이라면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뭔가 인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 내 30년지기가 자살을 한 처참한 모습에 당면했다면 난 무너져버렸을 것 같다. 충격과 슬픔에 모든 게 다 싫고, 원망스러워서 그냥 주저 앉아 버렸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사람은 정말 힘든 순간에도 꼭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 어쩔 수 없어서 그랬다지만, 그 이성과 책임감이 참으로 대단하다. 담담하고 간명한 서술이 더욱 신뢰감이 갔다. 살면서 돈과 권력을 쫓지 않았다는 것도 인생이 보여준다. 정말 존경스런 사람이다. 그런데 이 책 교정은 전문가 솜씨가 아닌 듯. 띄어쓰기 안 되어 있는 부분이 상당했다.
요건 좀 충격이다. 동물을 사랑한 동물학자급인줄 알았는데, 악랄한 늑대 사냥꾼이었다. 사냥을 하려다 보니 동물의 습성과 환경을 학습하게 되고, 개인적인 흥미를 느껴 이야기를 수집한 것이다. 백과사전에도 '박물학자'로 나온다. 정정하면, 악랄하다기 보다 유능한 사냥꾼이었을 거고, 그건 그 당시에 당연한 일일 거다. 늑대왕 로보 이야기가 바로 그 이야기다. 사냥꾼으로서 동물을 대하고 자연을 누비다보니 수많은 동물이 인간에 의해 어떻게 멸종되는지 봤을 거고, 그 때문에 멸종위기동물보호 같은 아이디어도 냈을 거고. 다분히 동화같은 시턴의 이야기도, 당시 배운 사냥꾼의 낭만 정도로 느껴지기도 한다. 생생하게 의인화된 동물의 이야기가 감동을 준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해보면 동물은 그저 인간에게 먹이냐 적이냐 정도의 의미만 있을 뿐,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런 것을 고려했을 때, 동물을 감정을 가진 생물로 대상화시킨 시턴의 시도는 아주 의미 있는 일이었을 것 같다.
동물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수의사가 쓴 아름다운 이야기도 두 번 읽었고, 도서관 고양이 듀이도 고민 없이 샀다. 알래스카에서 사진 찍은 일본 작가 이야기도 본 거 같다. 동물 이야기의 원조가 시튼 동물기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시튼이 늑대 이야기만 모은 것. 다 커서(?) 읽어보니 시튼은 제대로 된 동물학자는 아니고 경험으로 이야기를 수집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인디언 전래동화같은 구수한 맛이 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그래서 시시하기도 한데, 또 그렇기에 잘 읽힌다. 초등고학년부터 읽을 수 있겠다. 나와 같은 어른이 읽어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