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를 내지 않는 회사, 헤이세이 건설 서돌 CEO 인사이트 시리즈
아키모토 히사오 지음, 송소영 옮김 / 서돌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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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당기는 책을 읽으면 비슷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진짜' 혹은 '진정성'이 결국 이길 거란 거. 이 책도 그런 류다. 영리하게 머리 쓰고, 부가가치 높은 일만 골라서 하면서 나 혼자 돈 많이 버는 일이 아니라, 고객과 직원, 나라까지 모두 20년 후에도 행복해지는 사업을 하고자 한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아직 안 망했을 뿐 아니라,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가 바로 이 책이다. 머리 좀 있다는 젊은이들 중엔 너도나도 금융계로 가서 머리 좀 쓴 다음에 한방으로 돈 확 벌고 일찌감치 은퇴해서 룰루랄라 살고 싶다는 애들도 있지만, 이 책에 나오는 유명 대학 나온 젊은이들은 목수가 되겠다고 헤이세이 건설회사에 들어간다. 10년을 일해야 노하우가 생기고 일꾼 값 한다는 목수일을 하겠다는 거다. 그게 궁금해서 이 책을 샀다. 사장 아키모토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네가 몸으로 익히고 손으로 직접 하는 일은 네가 늙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넌 벌어 먹고 살 수 있으며, 네가 하는 일은 정말 뜻깊고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그 생각에 공감하는 젊은이들은 의외로(!) 많았다. 사실 그럴 것이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 회사가 있다면 일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은 얼마든지 있다. 내 생각도 같다. 뚱딴지 같이 들릴 수 있겠으나, 난 생산의 최전방인 제조업이 정말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돈을 벌기 위해 허상을 만들어 굴리는 게 아니고(주식/펀드/기타) 내 몸과 내 실력으로 일하고 버는 거야 말로 진정 남는 것이다. 책 자체는 밀도가 떨어진다. 집중 안 하고 술술 읽어도 금방 본다. 메시지가 워낙 심플해서 더 그렇다. 별 세 개 반이 있다면 반을 더 줬을 텐데, 반 개가 없어서 세 개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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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티마 2011-10-03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뒤표지에 실린 구절 추가
도덕을 잊은 경제는 범죄이며, 경제를 잊은 도덕은 헛소리다.
 
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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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에서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진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나꼼수 듣고 있으니 부채의식으로 책을 샀을 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첫 부분 조국 이야기 읽으면서는 졸았다. 그 다음,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사바나 이론부터 빠져들기 시작했다. 무릎을 치며 공감했다. 내가 그렇게 헷갈려하던 조선일보의 태도가 한방에 이해 되었다. 삼성에 대한 어정쩡한 감정도 해결이 되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큰 소리로 웃고, 눈물을 흘리게 될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동안 정치와 정치인에 대해 내 머리와 감성에서 정리되지 못하고 주춤거렸던 부분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많은 부분 정리되었다. 특히 마지막 노무현의 죽음과 내 맘속의 아이가 죽었다는 구절에선, 울컥 하면서 공감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내 슬픔의 실체였구나, 그 상실감이. 책을 덮고, 꼭 한번 읽어들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어 컴퓨터를 켰다. 김어준은 정치를 생활과 감성으로 통역해준다. 그리고 그게 참 위로가 된다. 현실에서 부닥친 부조리에 무력감을 느끼는 내게, 그래서 참으로 고맙다. 손학규와 박영선, 박원순, 노회찬과 심상정과 이정희와 유시민과 문재인이 함께 공동 정부를 만드는 걸 보고 싶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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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10-03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설마 제가 이 서재에 처음 댓글을 다는 것은 아니겠지요. 하하하 ^^;; 저도 이 책을 사고서 과연 이 책을 읽은 분들은 어떤 반응들을 보이시는 것일까? 궁금해서 리뷰들을 보나다 디오티마님의 서재에 들어 오게 됐습니다.
글을 쓰신 것을 보니 정말 책을 잘 샀다는 느낌을 팍팍 받네요. ^^ 어떤 뿌듯함이 밀려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ㅋㅋ 암튼 리뷰 잘 읽고 갑니다. 공동 정부라 참 좋죠. 저도 그러면 좋겠어요. ^^

디오티마 2011-10-03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끄럽고요, 댓글 처음이십니다. ^^; 큰 기대는 안 했던지라 감동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매일 신문에서 보는 사람들(정치인과 기타)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공동정부 팟팅임다.
 
아스테리오스 폴립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데이비드 마추켈리 지음, 박중서 옮김 / 미메시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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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에서 주로 사용하는 장정인데, 만화에 채택했다. 고급스러웠다. '너무 돈 쓴 거 아냐. 편집자나 출판사 대표가 이 책을 엄청 좋아했군.' 어쩔 수 없는 직업적 생각이 젤 먼저. 나야 눈과 손이 호사했지만. 늦은 퇴근 후 알라딘의 택배 상자를 열어 본 거였기 때문에, 읽을 생각은 없었다. 책장에 꽂아놓고 빨랑 씻고 자야지. 그래도 신삥이고 만화니 구경은 해야지 하고 펼쳤다가 다 읽었다. 만화라서 빨리 읽을 수 있었을까? 그렇진 않은 거 같다. 내용이 상당히 깊이가 있다. 그래서인지 다 읽고 침대에 누워서도 계속 장면장면이 생각났다. 그 두 사람은 행복했을까? 서로 다른 인간이 만나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 여자의 겨드랑이털과 방귀와 콧물, 이에 낀 음식 찌거기는 어떤 의미일까. 아침에 일어나서도 제일 먼저 생각났다. 그래서 풀어놓기 위해 서재에 들어왔다. 보이는모든 것을 활용한 작품이다. 다른 만화(이미지를 사용하는 책)에 비해 다섯 배는 더 레이어/단계가 있는 것 같다.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장면과 정서, 사건을 전달하기 위해 취하는 방법이 새롭고 인상적이다. 작가가 회화에 정통한 듯, 여러저기서 예술사조와 그 사상에서 차용한 표현이 눈에 띄었다. 야, 만화가 이렇게 고급일 수 있구나 싶었다. 다른 만화가 저급이란 의미가 아니라 위에 말한 것처럼 보통 만화가 표현을 위해 3개를 사용한다면 이 만화는 5개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거다. 최소 한두 번은 더 읽게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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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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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나긋나긋한 일본인 특유의 말투로 시작하는 도입부부터, 사건과 관계된 사람들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방식. 그리고 마지막까지. 이런 소설을 읽다보면, 난 도대체 지금까지 이렇게 재미있는 것도 안 보고 뭘 보고 살았나 싶다.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판타지나 무협, 로맨스 같은 거나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이니까. 나처럼 평소 소설책 별로 안 읽는 사람이 읽고 재미있다고 하면 정말 재미있는 거다. 다른 사람들은 이 책 재미 있는 줄 이미 다 알고 있었는데 나만 지금에야 읽은 건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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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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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워서 한번에 못 읽을 줄 알았다. 그동안 읽어볼까 집어 들었던 한국 소설들의 뭔지 모를 답답함때문에 빌려만 놓고 들쳐보질 않았더랬다. 남의 책을 너무 오래 갖고 있었네. 그냥 돌려줘야지. 밤 12시에 가방을 싸면서 집어넣기 전에 그냥 '펼쳤다.' 그리곤 놓을 수가 없었다. 회사는 가야겠고, 할 수 없이 새벽에 잠시 눈을 붙이고 출근했다. 그리고 그날 퇴근하고 마저 읽어버렸다. 밀어부치는 힘이 대단하다. 너저분하지 않고 쭉쭉 밀고 나간다. 무협 판타지나 애니메이션, 만화 외에 이 소설처럼 놓질 못한 책은 정말 오랫만이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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