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테리오스 폴립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데이비드 마추켈리 지음, 박중서 옮김 / 미메시스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트북에서 주로 사용하는 장정인데, 만화에 채택했다. 고급스러웠다. '너무 돈 쓴 거 아냐. 편집자나 출판사 대표가 이 책을 엄청 좋아했군.' 어쩔 수 없는 직업적 생각이 젤 먼저. 나야 눈과 손이 호사했지만. 늦은 퇴근 후 알라딘의 택배 상자를 열어 본 거였기 때문에, 읽을 생각은 없었다. 책장에 꽂아놓고 빨랑 씻고 자야지. 그래도 신삥이고 만화니 구경은 해야지 하고 펼쳤다가 다 읽었다. 만화라서 빨리 읽을 수 있었을까? 그렇진 않은 거 같다. 내용이 상당히 깊이가 있다. 그래서인지 다 읽고 침대에 누워서도 계속 장면장면이 생각났다. 그 두 사람은 행복했을까? 서로 다른 인간이 만나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 여자의 겨드랑이털과 방귀와 콧물, 이에 낀 음식 찌거기는 어떤 의미일까. 아침에 일어나서도 제일 먼저 생각났다. 그래서 풀어놓기 위해 서재에 들어왔다. 보이는모든 것을 활용한 작품이다. 다른 만화(이미지를 사용하는 책)에 비해 다섯 배는 더 레이어/단계가 있는 것 같다.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장면과 정서, 사건을 전달하기 위해 취하는 방법이 새롭고 인상적이다. 작가가 회화에 정통한 듯, 여러저기서 예술사조와 그 사상에서 차용한 표현이 눈에 띄었다. 야, 만화가 이렇게 고급일 수 있구나 싶었다. 다른 만화가 저급이란 의미가 아니라 위에 말한 것처럼 보통 만화가 표현을 위해 3개를 사용한다면 이 만화는 5개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거다. 최소 한두 번은 더 읽게 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