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 '88만원 세대'를 넘어 한국사회의 희망 찾기
우석훈.지승호 지음 / 시대의창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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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는 읽지 않았다. 요즘 부쩍 조선이나 경향 주말판의 인터뷰가 재미있던 터라, 서점에서 88만 원 세대를 뒤적거리며 우석훈의 통찰력에 관심이 있던 터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 자체는 편집이 덜 되었다는 느낌이다. 대화를 글로 옮겨보면 글이 안되거나 맥락이 자연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날 것을 그대로 늘어 놓았다는 느낌. 그래서 나처럼 우석훈의 다른 책을 읽지 않고 이 책을 입문서로 선택한 사람에게는 부분부분 뜬금없거나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대선 전에 대담을 한 모양인데, 본문은 건드리지 않고 뒤에 추가를 해서 좀 아쉬운 점도 있다. 하여간 MB가 되었다는 사실은 엄청난 변화니까. 날 것의 대화를 살려서 생생한 표현이 재미도 있지만, 그 반대도 좀 있고. 여기까진 형식에 대한 평.
내용은, 우석훈 씨의 날카로운 통찰력이 아주 흥미로왔다. 급진적인, 그래서 소용없어 보이는 대안 제시도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이해되었고.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우리나라는 참 희망이 없어 보인다. 지금까지 잘 한 것을 보지 않고 부족한 것만 골라 보여주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어쨋거나 부족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물이 반 컵. 남은 것인지 모자란 것인지. 중요한 것은 현실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건데, 그 점에서 우석훈의 관점은 상당히 도움이 된다. 보기 싫어도 듣기 싫어도 코 앞에 들이밀고 보는 것, 직면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나는 386은 아니지만 바로 뒤에서 그들이 만든 프레임을 따라 살아왔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 우석훈은 장하준과 함께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한 인식과 새로운 프레임에 대한 고민을 한 단계 나아가게 해주는 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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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 톨킨, 루이스, 롤링의 환상 세계와 기독교 살림지식총서 47
송태현 지음 / 살림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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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고르며 내가 기대했던 것은 판타지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이었다. 앞부분에서 토도로프와 다른 몇 사람의 판타지에 대한 정의를 소개하고 정리해준 것은 유익했다. 그러나 저자의 저술 목적은 판타지 자체에 있다기 보다는 판타지가 나쁘다고 주장하는 일부 기독교인들에게 반대 의견을 전하는 것으로 보인다.  톨긴과 루이스가 독실한 기독교도였다는 사실과 줄거리의 대부분이 기독교적 상상력과 상징을 내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이 책의 2/3다. 물론 그 자체도 팩트로서 가치가 있으나, 내가 기대한 내용과는 각도가 많이 달랐기에 만족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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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 유니버스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18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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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과학 교양서를 읽어보겠다고 집어 든 책이다. 보더니스가 이 분야로 저명했고, 경험이 없어서인지 별 기대없이 읽기 시작했다. 읽을수록 정말 재미있었다.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면면이 성실하고 꼼꼼한 조사와 자료를 바탕으로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지금까지 내게 에디슨은 국민학교때 처음 읽은 위인전의 내용처럼 '위인' 자체였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왜 지금까지 그의 생애를 다룬 영화가 잘 만들어지지 않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럼 그렇지. 그런게 사람이고, 인생이다. 이렇듯 탁월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면면과 함께 나를 구성하고 내 주변에 항상 존재하지만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전자'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는 것은 대단한 수확이다. 내 인식의 지평을 화악~ 넓혀준 셈이다.  보통 전파, 전기라는 형태로 실생활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인체를 구성하고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읽었을 때엔, 정말 전자의 원리만 알면 못하는 것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재미있었고 유익한 책이었다. 현대인의 필독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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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디지털 스토리텔링 - '리니지2' 바츠 해방 전쟁 이야기 살림지식총서 200
이인화 지음 / 살림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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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온라인 게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특히 '미디어 중독'에 대한 나의 접근 방식이 피상적이고
관성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고, 디지털스토리텔링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강점이 있는 '한국형스토리텔링'에 대한 고려가 필요함을 깨우쳐 주었다.
알다시피 이인화 교수는 소설가이며 시나리오작가이고 프로게이머에 준하는 게임실력자다.
그 스스로가 게이머로써 게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분석을 하고 있어
더욱 정리가 잘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덮고 나서 생각해 보니 게임(특히 MMORPG, 리니지2)은 종교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믿는 사람에게는 전부이지만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점,
현실을 뛰어넘는 윤리성과 자기 선택을 추구(혹은 필요)한다는 점,
현실과 일부 괴리(커뮤니티 형성을 통한 의도적인 괴리일 수도 있고)가 있다는 점 등.
게이머들의 경험은 현실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치열한 전쟁'에 대한 경험이고,
그들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마치 치열한 전쟁터에서 돌아온 병사가
평화로운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과 같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기 감정의 과장된 표현과 숭고함에 대한 추구는 익명성에 대한 반작용일 것이다.
현실도피적인 행태라고 단정지어버리기엔, 인간은 너무 복잡한 존재다.
그리고 네트워크는 실재하고 커뮤니케이션 양태는 변화하고 있다.
이걸 중독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인지,
이인화 교수의 말처럼 역사적으로 더 나은 사회를 꿈꾸어온 이야기 예술이 진화된 형태인 것인지.
역시 저자의 말처럼, 모든 것은 계속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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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도난마 한국경제 - 장하준.정승일의 격정대화
장하준 외 지음, 이종태 엮음 / 부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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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의 가장 중요한 요건을 충족시킨 책이다. 인식의 지평을 열어주었다는 것. 평소에 경영 쪽의 책은 읽되 경제학 쪽의 책은 읽지 않는 내가 이 책을 집도록 제목과 편집을 잘해준 이종태 기자에게 먼저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최근의 복잡 답답한 한국 경제에 대해 새로운 인식의 틀을 제공하였으며 상당히 설득력 있다. 저성장, 저투자, 고용불안과 단기성과를 외치는 신자유주의를 혁신이라고 받아들인 결과가 지금의 경제 불안이라는 사실이 쇼킹했다. 핵심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차이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정책을 만들어 집행해 온 사실을 인정하자는 것이고, 앞으로는 민주주의를 위해 자유주의를 버리자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국가가 경제에 개입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우리나라의 경제정책 입안자와, 앞으로 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민주노동당이나 노동조합 지도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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