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디지털 스토리텔링 - '리니지2' 바츠 해방 전쟁 이야기 살림지식총서 200
이인화 지음 / 살림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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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온라인 게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특히 '미디어 중독'에 대한 나의 접근 방식이 피상적이고
관성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고, 디지털스토리텔링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강점이 있는 '한국형스토리텔링'에 대한 고려가 필요함을 깨우쳐 주었다.
알다시피 이인화 교수는 소설가이며 시나리오작가이고 프로게이머에 준하는 게임실력자다.
그 스스로가 게이머로써 게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분석을 하고 있어
더욱 정리가 잘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덮고 나서 생각해 보니 게임(특히 MMORPG, 리니지2)은 종교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믿는 사람에게는 전부이지만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점,
현실을 뛰어넘는 윤리성과 자기 선택을 추구(혹은 필요)한다는 점,
현실과 일부 괴리(커뮤니티 형성을 통한 의도적인 괴리일 수도 있고)가 있다는 점 등.
게이머들의 경험은 현실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치열한 전쟁'에 대한 경험이고,
그들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마치 치열한 전쟁터에서 돌아온 병사가
평화로운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과 같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기 감정의 과장된 표현과 숭고함에 대한 추구는 익명성에 대한 반작용일 것이다.
현실도피적인 행태라고 단정지어버리기엔, 인간은 너무 복잡한 존재다.
그리고 네트워크는 실재하고 커뮤니케이션 양태는 변화하고 있다.
이걸 중독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인지,
이인화 교수의 말처럼 역사적으로 더 나은 사회를 꿈꾸어온 이야기 예술이 진화된 형태인 것인지.
역시 저자의 말처럼, 모든 것은 계속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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