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서 오월이 느껴지니... 4월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매일 9시가 넘어 퇴근하는 엄마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공부샘이 많은 딸아이는 내가 옆에서 보기에도 안쓰럽도록 공부하고 또 그렇게 중간고사를 치루었다.
이제 중학생인데 벌써 저렇게 진을 빼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면서도 내심 흐뭇하기만 한 이 날라리(?) 엄마는 자기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정말로 최선을 다하는 딸아이의 모습에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고 할까? 난 요즘 어떤 일이라도 저토록 치열하게 애써 본 적이 있던가? 저토록 진지하게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력을 다 한 적이 언제이던가? 사람이든 일이든지 가슴에 품고 그 열정으로 밤을 밝힌적이 도대체 언제적 일인지 생각나지 않는다. 나이를 핑계대고 기억력을 탓하고 체면을 차리느라 난 그냥 그렇게 겉늙어가고 있었나 보다.
전화기 속의 밝은 목소리가 오늘은 집에 일찍 오라고 독촉이다.
그래 엄마도 지금은 나의 일에 충실하고 있단다. 조금만 기다려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