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서 오월이 느껴지니...  4월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매일 9시가 넘어 퇴근하는 엄마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공부샘이 많은 딸아이는 내가 옆에서 보기에도 안쓰럽도록  공부하고 또 그렇게 중간고사를 치루었다.
이제 중학생인데 벌써 저렇게 진을 빼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면서도 내심 흐뭇하기만 한 이 날라리(?) 엄마는 자기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정말로 최선을 다하는 딸아이의 모습에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고 할까? 난 요즘  어떤  일이라도  저토록  치열하게 애써 본 적이 있던가? 저토록 진지하게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력을 다 한 적이  언제이던가? 사람이든 일이든지 가슴에 품고 그 열정으로 밤을 밝힌적이 도대체  언제적 일인지 생각나지 않는다. 나이를 핑계대고 기억력을 탓하고 체면을 차리느라 난 그냥 그렇게 겉늙어가고 있었나 보다.

전화기 속의 밝은 목소리가 오늘은 집에 일찍 오라고 독촉이다.
그래 엄마도 지금은 나의 일에 충실하고 있단다. 조금만 기다려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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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06-24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 다른 코멘트 보고 건너왔는데 여기다 글 남기네요. 아이들이 이만큼 성장할 때까지
어떻게 자기 일을 가꿔나갈 수 있을지, 요즘 너무 고민스러운 터라 부러운 마음이 듭니다.
아이가 나를 놔주지 않아, 하고 그 이유를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지만 그게 정말 이유인지
요즘은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거든요... 음, 저랑 같은 인천에서 사시는 듯해
더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