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사이 등대
M. L. 스테드먼 지음, 홍한별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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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녀 간의 사랑의 느낌,맛은 어떠할까.우선 미칠 듯 격렬한 사랑에 휩싸여 느끼는 촉촉한 느낌,처음 만나 교감이 서로 통했던 시절의 풋풋하고 순수한 느낌,내 생애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동반자적인 고귀한 사랑의 느낌 등이 있을 것이다.사랑을 할 줄 모르는 사람도 자신의 눈에 꽂히고 반하고 마는 시간이 찾아 오면 몸과 마음이 뜨겁게 꿈틀거리며서 아름답고 황홀한 순간과 시간을 갖기 마련이다.뜨겁게 달아 오르는 사랑이 영원하지는 않겠지만 사랑이라는 고귀한 정념을 바탕에 깔고 녹슬지 않도록 마음을 고치고 매만지면서 처음 만났던 순간을 기억해 내려 노력한다면 세상 속의 사랑은 다이아몬드보다 더 광택을 발(發)하리라.

 

 호주 문학을 접하게 된 것은 우연찮게 도서관에서 발견한 신간 도서 코너에서 비롯되었다.《바다 사이 등대》라는 연상 작용이 마음을 움직였다.호주 문학은 난생 처음이라해도 과언이 아닐진대 선뜻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남들이 읽지 않은 세계의 문학을 먼저 읽어 보겠다는 심산이 있었고,호주에서 이 도서에 대한 반향(反響)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과연 어떠한 소재,이야기들이 호주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을까.나도 이 글을 읽게 되면 이야기의 흐름과 내용에 푹 빠지게 될까 생각하면서 마음이 가느데로,마음이 미끄러지는데로 이야기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1차 세계대전 이후 호주 서남부 퍼스(Perth)지역 파스타죄즈를 기점으로 주인공 톰이 등대지기로 근무하는 야누스 록과의 보급선을 따라 톰과 이저벨이 고귀한 사랑의 하모니를 극적으로 연출하고 있다.사랑은 우연히 오는 것일까.외딴섬인 야누스 록은 1평방마일 정도의 풀밭으로 등대지기인 톰에게는 등대청 소속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과 임무를 띠고 있다.무인도에 가깝지만 철석꺼리는 바다의 광기의 에너지와 울부짖는 밤바다 소리에 톰은 몸과 마음을 가눌 데가 없었을 것이다.보급선을 타고 흘러 들어 온 한 여인이 있었으니 바로 톰의 애인이며 아내인 이저벨이다.이저벨은 한 눈에 톰에게 반하면서 사랑의 씨앗을 뿌리게 되는데...둘 사이에선 아이가 생기지를 않는다.불행히도 세 번이나 유산(流産)이 되면서 둘의 운명의 앞날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하늘이 도왔는지 둘에겐 반가운 손님이 찾아 온다.해안가로 보트(Rowboat)에 실려 떠내려온 갓난아이와 싸늘하게 주검으로 변한 한 남자를 목격한 톰과 이저벨은 남자를 적당히 매장시키고 아이를 데려다 양육한다.아이의 이름은 루시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호주 사회는 질서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귀환한 병사들에게는 매우 호의적이었다.등대지기인 톰은 자신에게 철저하게 통제하고 관리하는 자기주도적인 타입이었다.야누스 록 섬 주변을 탐사하고 스스류 규정을 등대지기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다만 전쟁터에서 겪은 트라우마,상실과 우울감이 다 가시지는 않은 상태에서 아내 이저벨을 만난 것은 음과 양의 조화를 아로새기는 동시에 불행했던 톰의 내면 세계를 점점 정화해 나갔다.당시 톰은 괜찮은 가정 환경과 알아 주는 대학을 졸업한 인재이기도 했다.한편 이저벨은 데려 온 수양딸 루시를 친딸 이상으로 양육하면서 가족애를 한껏 발양한다.특히 루시는 톰과 이저벨은 친부모로 여기면서 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무탈하게 잘 성장한다.

 

 "당신은 내 하늘의 절반이에요." -P93

 

 톰과 이저벨의 찰떡 궁합과 같은 인연,그들 앞에는 아무 것도 거스를 것이 없다.사랑도 만점,애정도 만점,루시 양육도 만점인 그들에게 예상치도 않았던 사건이 터지고 만다.루시의 아버지가 오스트리아인이면서 사업가 딸인  해나의 남편으로서 루시의 친딸로 친자 소송을 걸어 온 것이다.톰과 이저벨은 루시 문제에 대해 궁지에 몰리게 되면서 톰이 루시와 루시의 친부 프랭크 문제를 모두 뒤짚어 쓰고 법정에 서게 된다.이서벨은 톰이 루시 문제로 모든 것을 뒤짚어 쓰게 되는 것이 양심적으로 허락하지 않은 듯 자신이 루시를 데려와 키우고 있다고 주장에 나선다.법적으로 피할 수 없게 된 톰과 이저벨은 루시를 해나에게 보낸다.이저벨은 톰을 적극 보호하려 하지만 톰은 이미 유치장에 갇혀 있는 몸이고,이저벨은 난마와 같이 얽힌 마음을 정리해 나간다.루시는 비록 친모 해나에게 몸은 가 있지만 마음은 톰과 이저벨이 깊게 각인되어 있다.해나 역시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을 솔직하게 인정한다.무인도와 같은 야누스 록 섬에 찾아 온 사랑과 사랑스러운 아기 루시를 읽으면서 서정성과 인간미를 마음으로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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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아키코 사계 시리즈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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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여름,가을,겨울을 가리키는 사계 가운데 가을을 가리키는 아키와 이름 끝자에 붙는 꼬가 합쳐져 아키코가 이번 글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네 자매(姉妹)가운데 가장 학벌이 높고 이지적인 존재이다.의대를 다니던 중 학원 소요 사태에 휘말려 법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이제는 1인 잡지사를 운영하면서 취재,기사 작성,사진 촬영,원고 청탁과 인터뷰,레이아웃과 인쇄 진행의 일련 과정을 혼자서 해야 한다.기획부터 A/S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혼자서 해야 하는 아키코는 광고 따기와 수금과 같은 영업적인 일이 힘들면서 보람을 동시에 느낀다.

 

 후쿠오카 지방 출신인 네 자매는 성격도 다양하고 가고 있는 길도 제각각이다.큰 언니 하루코는 전 남편과 이혼하고 현재 리사이클숍을 운영하고 있다.둘째 나쓰코는 활달한 성격에 히피적인 기질이 다분하여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한다.그리고 셋째 아키코와 막내 후유코가 있다.후유코는 불타오르는 토끼라는 닉네임으로 라디오 방송일을 하고 있다.이렇게 네 자매가 사는 곳,하는 일,입장과 처지가 다르지만 이 글을 읽어 가면서 느끼게 되는 점은 피와 살을 나눈 자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이 되고 위로가 되고 자극제가 되는 삶의 원천(源泉)이라는 것이다.먼저 주인공 아키코는 여동생 후유코의 힘을 빌어 남친인 산 속의 료스케를 만나러 가면서 오랫만의 해후와 살가운 섹스를 나눈다.대화가 오고 가던 중 료스케가 아키코에게 전직(轉職)을 권하는데 일본 중의원 의원의 비서직이다.생각과 행동이 진보적인 아키코가 극우적이고 보수적인 의원의 비서라는 말에 잠시 머뭇거리지만 삶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의원 비서로 일하게 된다.

 

 한편 미국인 남편에게 막대한 재산 상속을 물려 받은 나쓰코는 전 세계를 유유자적하면서 인생의 낭만을 만끽하고 있다.회화와 건축,오페라 등을 감상하면서 후회없는 삶의 한 시기를 구가하고 있다.아키코는 의원 비서이면서 지구 환경 서미트차 파리에서 의원을 수행하면서 언니 나츠코를 만나기도 한다.아키코가 과연 정치 세계에서 끝까지 버텨 나갈까,아니면 어떠한 계기로 중도하차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읽게 되는데,의원은 아키코가 정치적 유망주로 기대하면서 보궐선거에 출마하도록 권고한다.한편 막내 후유코는 라디오 방송의 스승격인 나카가키가 라디오 방송에서 TV로 전향하게 되자 자신의 입지,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라디오 방송일을 그만두고 러시아 작가 예셰닌이 동경하던 이스탄불로 간다.후유코는 보스호라스 해협을 두 눈으로 똑똑히 바라보면서 예셰닌 시인이 그리던 보스호라스 해협을 깊은 추억으로 삼는다.

 

 또한 첫째 하루코는 리사이클숍이 나름 번창하면서 가게 볼륨을 확장하려 나츠코에게 자금을 빌리기도 한다.하루코는 일이 바쁜 탓인지 동거하는 정신과 의사 사와키와는 정식으로 혼인을 하지 않고 각자 하는 일에 전념하게 된다.그러나 둘은 결혼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기에 정식으로 혼인식을 올리기로 한다.나쓰코는 개방적이고 사귐성이 좋아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적극적이고 여유가 있고,아키코는 나츠코의 일을 떠맡아 글로벌 세력과 싸워 나가는 한편,후유코는 터키에 머물면서 시인이나 화가로서 삶을 이어나갈 것이다.이제 고미네가(家) 네 자매는 안정과 행복의 나래를 펼치면서 또 다른 세상을 향해 쉼없는 도전을 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인상적인 것은 이츠키 히로유키 작가의 다양한 인생 경험과 이력이 글 속에 깊게 배여 있어 인생의 후배로서 삶의 융숭함을 마음으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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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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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와 여자가 만나 서로 눈이 멀도록 좋아하는 것은 기본이고 광기(狂氣)서린 동물적 성적 행위에 가학과 피학이 오가는 기이한 남.녀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남자가 뿌린 정자와 여자의 난자가 교합하여 생명을 잉태하고 시간이 흘러 남자와 여자는 생을 마치며 세상에 나오기 이전의 무위(無爲)의 세계로 귀의한다.여자의 자궁 깊은 곳에 남자의 중심을 투입시키며 남자와 여자는 한순간 황홀감과 쾌락감을 동시에 느낀다.둘 모두 심정적,감정적 일체가 되면서 활화산과 같이 심장의 고동이 심장의 작렬고 변하게 된다.나는 남.녀 간 본능적이지만 기이한 형태의 성적 행위는 (일반인의 잣대로 보아) 오히려 정신 분열증과 같은 이상 행위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나는 아직까지 이렇게 누군가의 진을 쏙 빼앗아 가면서 탈진 상태까지 이르렀던 성관계는 없었던 만큼 이번 박범신 작가의 주름은 시종일관 색다른 남.녀 관계의 여정을 뒤쫒아 가면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곰곰이 음미하는 시간을 갖었다.

 

 운명적인 사랑은 결혼 이전이든 결혼 이후이든 관계없이 찾아 오기 마련인가 보다.어떤 사람은 불륜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운명의 대상을 만났다고 여기고 있다.여기 불륜이 아닌 운명의 사랑을 만나 죽음의 순간까지 서로에게 최상의 육체적,정신적 사랑을 쏟아 부었던 이들이 바로 김진영이라는 남자와 천예린이라는 여자이다.둘은 다른 환경,다른 직업 세계에 있었던 존재였다.김진영은 주류 회사 회계 업무를 관장하던 이사였고,천예린은 화가이면서 시인으로서 한군데를 지긋이 정착하지 못하는 히피족과 같이 방랑의 여정을 쉼없이 이어나가던 존재였다.회계 업무를 맡고 있던 김진영 이사는 IMF 한파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급구(急求)하던 천예린 시인에게 자금을 빌려 주면서 공생관계를 시작해 나간다.천예린 시인은 세상 남자와의 관계를 달관이라도 한듯 김진영 이사에게 적극 대시한다.가벼운 스킨십부터 깊은 섹스의 절정에 이르기까지 한바탕 굶은 성적 행위를 해소키라도 하면 김진영 이사(이하 김진영씨,천예린 시인은 천예린씨)는 천예린씨에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깊게 빠지게 된다.'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 말이 있듯 김진영씨는 가정사는 도외시하고 점점 천예린씨에게 사랑을 위해 미치고 미치기 위해 사랑의 심연 속을 유영한다.

 

 타락한 사람은 무당이 되고 쇠약해진 양은 말이 된다. -P33

 

 김진영씨는 회사 회계 일로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지만 마음은 심예린씨에게 가 있다.늘 마음이 콩밭에 있는 셈이다.채워지지 않은 운명의 사랑이 마치 비가 오고 안개가 끼어 있던 날의 그로테스크하게 회색빛으로 짙게 깔린 우울한 김진영씨의 마음에는 뭔가 손에 잡힐 듯 하면서도 너무 멀리 있어 잡을 수 없는 것을 동경하는 것과 같이 공허한 마음으로 가득차 있을 때,천예린씨는 김진영씨에게 빌린 자금을 갚지도 않은 채 물건너 바다 건너 이국땅을 전전하게 된다.시인이 시상(詩想)을 끌어 내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폭넓은 기행과 여정이 필요하지만,천예린씨가 동가숙서가식의 여정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을 접하면서 스스로 고행의 길을 찾아 나서는가 싶으면,유유히 생이라는 여정에서 멸망과 권태를 담담이 수용하기도 한다.천예린씨가 신출귀몰과 같이 유랑했던 곳들은 셀 수도 없다.아프리카 케냐를 비롯하여 모로코,스페인,오스만 제국,중앙 아시아,극동의 바이칼 호에 이르기까지 고행과 구도의 길을 연상케 한다.김진영씨가 극적으로 천예린씨와 해후하게 되면서 둘은 과거 돈문제는 내려 놓고,모든 것을 잊고 운명의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소름이 끼칠 정도로 철저하게 보여 준다.둘은 중년의 나이이지만 섹스만큼은 휴화산이 활화산으로 바뀌어 식지 않은 분화(噴火)를 뿜어 낸다.칼로 시작한 사람은 칼로 망한다고 했듯 사랑으로 시작한 사람도 사랑으로 망하는 것일까.

 

 2000년대가 되어 둘은 이르쿠츠크 근처의 바이칼 호(湖)에서,가장 맑고 심연한 바이칼 호에서 거룩한 포도주 파티까지 연다.고독과 우울,고뇌와 번민을 모두 떨쳐 내기 위한 운명의 사랑극은 세상의 끝을 향해 정사의 행진을 연주해 나갔다.삶과 죽음의 경계상을 방불케 하는 김진영씨와 천예린씨가 펼치는 북극이 멀지 않은 바이칼 호에서의 정사극은 혼절과 충만감으로 가득했을 것이다.둘의 원시적이고 광기 서린 성적 행위는 식을 줄 모르게 진행되는 한편,천예린씨는 투석 치료를 받는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죽음의 시간이 가까워졌음을 받아 들인다.천예린씨를 운명의 사랑으로 여긴 김진영씨는 그녀의 종기를 짜내고,핥고,빨고,약을 바르면서 회생을 기다렸지만 그 보람과 수고도 수포로 돌아가 버렸다.천예린씨를 앞서 보낸 김진영씨는 고이 그녀의 영혼을 달래 주고 최극동 캄차카 반도를 거쳐 다시 고향으로 돌아 왔다.김진영씨는 외간 여자와의 마지막 정사신을 불사르면서 복상사(腹上死)를 당한다.김진영씨는 천예린씨가 남긴 희미한 말들이 뇌리에서 떠나지를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그가 돌아가야 할 곳은 자궁일지도 모른다는 자각을 순간적으로 했다.

 

 텅 빈...... 자유가 거기 있네.침묵의 방이...... -P418

 

 도대체 자궁은 얼마나 깊어.

 그 안에 생성의 알을 품는단 말인가. -P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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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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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작가 가운데 오쿠다 히데오,히가시노 게이고 만큼 한국 독자들의 인기몰이를 하는 작가는 드물 것이다.사건,사고와 관련한 다양한 스릴,추리,서스펜스물들이 독자들에게 재미와 흥미,통쾌와 감동까지 안겨 주기 때문일 것이다.내가 도서를 읽기 시작할 무렵엔 오쿠다 히데오 작품을 열렬팬이 되어 사들였고,그 후엔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 되었다.소재는 신변 잡기와 같이 흔히 보고 듣는 것들이 위주여서 친근감과 몰입도를 높여 준다.

 

 부부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연애,신혼 초기엔 장미빛 삶의 연속이라고 착각했던 시절이 있었다.돌이켜 보면 그 시절도 삶의 일부이기에 후회없는 삶이 되도록 서로가 노력해야 하고,삶은 이상이 아닌 극히 현실 속의 전장터일 만큼 치열하므로 부부는 늘 신뢰와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하는게 기본 자세라고 생각한다.또한 연애든 중매든 결혼하여 살아가다 보면 남편과 아내의 장.단점을 알게 되는데,장점 위주로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해 나간다면 부부 간의 이지러진 행태의 모습은 크게 감소되리라 생각한다.

 

 부부는 어떤 식으로 결혼했든 살다 보면 자신의 성격과 기질이 은연 중에 나타나게 된다.무의식 중에 내뱉는 언행과 폭력 행위 등은 내면 속에 깊게 은신하다 돌출 행동을 하게 되는데,본인은 무심결에 내뱉는 것들이 상대에게 상처와 응어리,배신 등으로 남게 된다.연애,결혼 초기에는 부부 누구라도 자신의 헛점,약점 등을 숨기게 되지만 결혼 생활이 시작되면서 말과 행동에서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쪽에서 상대에게 약점을 노출시키고 만다.남과 여가 만나 하나가 되고 달콤한 밀월 관계가 어느 정도 끝나게 되면 방약무인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는 말과 같이 평생 애정과 사랑으로 일관하리라 여겼던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 믿음과 신뢰가 우루루 무너지면서 관계는 평행선을 달리게 된다.

 

 오쿠다 히데오 작가는 이번 《나오미와 가나코》라는 이야기에서 남편이 아내를 무차별 구타하기를 반복하자 남편을 제거하자는 친구의 권유에 의해 피해자인 아내와 친구가 어설픈 공모(共謀)를 꾸미면서 사건의 전개는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과 긴박감은 더해만 갔다.백화점 외판영업부에 소속된 나오미와 전업 주부이면서 신혼인 가나코가 등장한다.둘은 대학동창으로 지방 출신이기에 대도시 도쿄에서의 둘은 둘도 없는 사이이다.성격을 말하자면 가나코는 부드럽고 조신한 편이고,나오미는 당차고 딱 부러진 면이 있다.가나코는 잠시 직장 생활의 경험이 있었지만 결혼과 동시에 그만 두고 전업 주부가 된다.은행원인 남편 다쓰로는 업무 관계로 귀가 시간이 늦고 술의 힘을 빌어 잠자리를 요구하는가 보다.가나코는 이에 상황을 내세워 섹스를 거절하다 남편에게 타박상,멍이 들 정도로 구타를 당한다.친구 나오미는 가나코가 겪고 있는 현 상황이 너무도 안타까워 이혼할 것을 제의하는 한편 구타가 반복적으로 지속되자 쥐도 새도 모르게 남편 다쓰로를 죽이기도 결심한다.

 

 요즘은 방범기기가 발달하여 완전범죄를 저지르기가 쉽지 않다.나오미의 구상이 위주가 되면서 가나코는 따라 가는 상황을 연출하는데,나오미는 중국인 사무실에서 가나코의 남편과 빼닮은 남자를 다쓰로로 분장시키고 수고비까지 쥐어 주는 한편,다쓰로가 일본을 떠나 중국으로 출향하도록 한다.동시에 가나코의 남편이 술에 떡이 되어 섹스를 요구하자 또 다시 거부한 가나코는 심하게 구타를 당하고 이를 본 나오미는 함께 교살시켜 자동차 트렁크에 담아 시체를 유기한다.이쯤에서 나오미와 가나코는 알리바이가 성립되지 않는 완전범죄를 저질렀다고 내심 가슴을 쓰러 안게 되지만 남편 다쓰로의 직장 은행부터 시가로부터 가나코는 예기치 않은 질문 공세,추궁을 당하면서 심신이 고달퍼진다.시가의 시누이인 요코가 흥신소 직원을 풀어 사건 전.후의 행적을 면밀히 조사하면서 의문점이 하나 둘씩 나오면서 가나코는 시누이,경찰서(임의 동행)에 조사를 받게 된다.방범기기는 사건,사고 수사에 커다란 기여를 하는 바,가나코는 꼼짝 없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지만,나오미는 시누이,흥신소 직원을 따돌리고 해외로 극적 탈출하면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흔히 부부 간에 문제가 있을 때에는 대부분 합의 이혼을 하는 경우가 태반인데,이 글에선 피해 당사자의 친구가 주동이 되어 친구의 남편을 목조르고 시신을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시체 유기까지 했으니 당연 법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가나코의 친구 나오미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하루가 멀다 하고 차고 때리며 구박했던 시절을 떠올리면서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구타 행위가 트라우마로 깊게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나오미와 가나코는 남편이 아내를,남자가 여자에 대한 가학 행위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주고 있다.가학 행위,살인 행위,시체 유기 모두 들어봄직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전개력이 소용돌이와 같았다.나오미와 가나코가 선택한 길을 두고 꼭 그렇게까지 친구와 힘을 합쳐 남편을 죽였어야 했을까.차라리 이혼 절차를 밟아 새로운 삶을 살아 가는 것이 더 좋았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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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동산과 맞벌이한다 - 배우자 대신 꼬박꼬박 월급을 가져오는 시스템 만들기
너바나 지음 / 알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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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었는가 싶지만 부동산은 정보,지식을 잘만 활용하면 삶의 기반이 되어 주리라 믿습니다.자산 형성은 역시 부동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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