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
로맹 퓌에르톨라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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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 속에선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고,실현 가능성도 전무에 가까운 일들이 이야기 속에선 버젓이 소개된다.이것을 일명 '판타지(환상)' 세계라고 부른다.비록 현실성은 없지만 잘 짜여진 이야기는 독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혹 하게 만들어 버린다.집중과 몰입 그리고 재미까지 선사하는 마력이 있어 무료한 마음을 달래주기에 족하다.게다가 감동과 사랑이 넘치는 얘기라면 잠시나마 삶에 위로와 활력소를 제공할 것이다.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가 바로 판타지적 요소가 짙게 깔린 이야기로 진하고 강렬한 꿈과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사람이 어떻게 날개를 달고 푸른 창공을 훨훨 날아갈 수 있단 말인가.표지에 그려진 그림처럼 한 소녀는 비키니 차림으로 유유히 운해(雲海)를 유영하고 있음에 기대와 설렘이 교차했다.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집배녀이면서 점액과다증으로 앓고 있는 입양아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과 의지를 불태우는 눈물겨운 감동의 드라마임에 틀림없다.

 

 "프로비당스,사랑은 네 몸에 날개를 돋아나게 할 수도 있어.네가 온 정신을 집중해서 자헤라를 생각한다면 말이야." p88

 

 산후 직후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겨진 입양아는 모로코 소녀이다. 입양모는 주인공 프로비당스로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스페인 영공을 넘어 모로코로 갈 작정이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를레 공항 상공은 화산재 구름으로 뒤덮여 비행기 이착륙이 금지되어 버렸다.이러한 상황에서 프로비당스는 오를리 공항 관제사인 레오를 찾아가 입양아를 만나러 갈 수 있도록 애걸복걸한다.하지만 현실적으론 인간이 날개가 없는 이상 어떻게 하늘을 난다는 말인가.프로비당스는 우여곡절(于余曲折) 끝에 하늘을 나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이윽고 꿈과 사랑에 한껏 부푼 프로비당스는 입양녀 자헤라를 만나러 가는 길이 아무리 험난해도 한순간의 일로 치부하고 꾹 참는다.창공에선 오바마,푸친,올랑드 등 국가원수를 만나는 잠깐의 행운을 누리지만 다시 혼자 몸이 되고 만다.그런데 그녀에겐 백마를 타고 온 왕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공항 관제사인 레오였다.프로비당스는 레오를 보는 순간 그의 외모에서 풍기는 선량함과 비누 향기에 흠뻑 빠졌던 거라 '호박이 덩쿨째 굴어들어 온 격'이 아니겠는가.또한 점액과다증으로 고생하는 입양녀를 만나 그녀의 병을 치료하게 되었으니 더 이상 바랄 게 무엇이 있었겠는가.그녀가 마음 속에 연정을 품었던 레오가 평생의 반려자가 되었으니 이보다 더 멋진 사주팔자가 어디 있단 말인가.

 

 황당무계하고 공상 과학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이 도서에서 만끽할 수 있었다.배달원 신분으로 삼십대 중반에 입양아를 둔 프로비당스는 두 번의 신체적 질병을 딛으며 꿈과 사랑에 넘치는 가정을 꾸려 갈 수 있었다.목불인견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현 세태에서 감동어린 로맨스로 가득찬 이야기를 접할 수가 있어 다소나마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꿈과 사랑이 식지 않는 한 희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결국 인간은 누군가의 사랑과 보살핌에 의해 관계가 견고해지는 동시에 삶의 가치가 고양되어 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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