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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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정 작가의 작품이 시중에 나올 무렵이면 출판사.온라인 서적 등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의 작품 탄생을 반색하고 널리 알린다.한국 작가의 손에 의해 쓰여진 작품이 풍성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뭔가 독서계에 생기를 불어 넣는 이슈와 감각이 담겨져 있다면 독자의 한사람으로 눈과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가 없는 법이다.상업성에 치우친 나머지 이 작품이 좋네,어쩌네 해도 내가 마음에 들어야 손에 들고 읽는 법인데,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은 우연찮게 전철 안에서 한 중년 남성이 진지하게 이 작품을 읽고 있는게 아니겠는가.긴가민가 하던 마음이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바뀌게 되었던 것이다.

 

 인간의 DNA는 당연 부모의 DNA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기질과 성격,생각과 행동방식 등이 바로 그렇다.개인의 노력에 의해 부모의 영향,외부적 요소를 극복하여 보다 더 전도유망하고 사회성 있는 인간으로 거듭날 수도 있지만 대개는 그렇다는 말이다.어떠한 요인에 의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개인이 주변과 사회에 드러내는 반사회적,반인륜적 행위가 근자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일명 사이코패스의 사례를 들려 주고 있다.다른 사람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는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반복하는 범법행위를 가리킨다.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패륜적인 행위,연쇄살인자 등의 사례에서 그들의 뇌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종의 기원》은 한유진이라는 주인공이 한 집안에서 어떠한 행동방식을 보여 주는가를 그려내고 있다.정유진 작가의 빠른 템포의 단문장과 숨막히는 전개력에 쉽게 몰입하고 말았다.유진의 불안정한 심리상태와 살인의 기억과 냄새가 떠날 줄 모르는 분위기가 사그라지질 않았다.그곳은 바로 군도신도시로 아직은 완성된 도시형태가 아니다.게다가 유진은 흉흉한 분위기 속에 휩싸이고 만다.마치 귀신에게 홀린 것 마냥 음산하고 을씨년스럽기만 하다.유진에게는 양자처럼 들여와 키우는 한 살 위의 형 해진이 있고,아버지와 친형 유민은 U자형 계곡에서 놀다 바다에 빠져 불여귀가 되고 말았다.유진은 어머니와 이모가 삶을 지배하다시피 하고 자신은 풀밭에 풀어놓은 뱀과 같다고 치부한다.유진의 마음 속에는 누구를 닮았는지,어떠한 환경의 영향을 받았는지 결국 가족들을 죽이는 살인자로 전락하고 만다.

 

 유진의 살인 근성은 예니골살부터 시작된다.낙서 같은 그림 속의 우산 꼭지에 여자 아이의 머리가 꽂혀 있는 것을 그림의 대상의 가방에 집어 넣어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부터 비롯된다.그리고 아버지와 친형의 죽음과 자신을 암암리에 지배해 온 어머니와 이모를 죽음에 몰아 넣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약물중독에 중독되고 끊기를 하던 유진에겐 발작 후유증과 환각 증세를 되풀이 한다.그는 극히 정상적인 사람으로 고지능,뇌 이상이 없는 사람이지만 흥분의 역치는 보통 사람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결국 유진은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최고 레벨인 프레데터에 속하는 자이다.유진의 모든 것을 잘 알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어머니의 일기장에 쓰여진 그에 관한 단상의 기록이었다.예니곱살 의 꼬맹이가 스물여섯살이라는 청년에 이르기까지 보여 주었던 유진에겐 포식자,사이코패스라는 증상으로 판명되었다.왜 그러한 증상이 생겼을까.부모에게 전인적인 사랑과 애정을받지 못한 탓일까.아니면 아버지와 어머니 가운데 나쁜 심성이 그에게 전해진 탓일까.다 읽고 나서도 개운치 않은 여운이 마음 속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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