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마운틴 스캔들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심리스릴러의 아이콘으로 각인되는 카린 지에벨 작가의 색다른 작품을 맞이하게 되었다.『너는 모른다』와 『마리오네트의 고백』을 접하면서 카린 지에벨 작가만의 독특한 문체 스타일을 맛보게 되었다.위기 상황 속에서 인간의 심리를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게다가 남과 여라는 두 주인공들이 처해 있는 협소한 공간,막다른 상황에서 등장인물의 선택지 등은 독자의 마음을 아슬아슬케 하고 다음 신(Scene)의 예측을 불가케 하는 마력을 지녔다.

 

 코냑추리소설 대상 수상작인 『빅마운틴 스캔들』은 독특한 공간 설정과 특이한 직업의 소유자들을 등장인물로 내세우고 있다.산악 가이드인 남자 주인공 뱅상과 군인경찰대 소속의 여자 대원인 세르반이 일적으로 만나 사랑을 엮어 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들려 주고 있다.주무대인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은 카린 지에벨이 관리인으로 일했던 곳이라고 한다.이야기는 남.녀 주인공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가 전개되는 듯 하다 후반부에 이르러 음모와 살인이라는 수렁텅이로 빠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빠지게 된다.두 주인공은 과연 어떻게 될까.

 

 산악 가이드인 뱅상은 산악인들의 ,조난 구출 작업 등이 주 업무이다.뱅상은 함께 살던 아내 로르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 혼자가 된 몸이다.등산객들을 안내하고 외국 트레킹코스를 다녀 오기도 하는 뱅상은 콜마르 여행사 신참 직원 미리암을 알게 된다.뱅상은 육체적 사랑에 굶주리다 보니 어린 미리암을 탐하게 되고 미리암은 쉽게 뱅상에게 마음을 주고 만다.그런데 뱅상은 미리암과 길게 만나 사랑하고픈 생각이 없어 절교 선언을 한다.이에 미리암은 삶을 비관하여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만다.게다가 뱅상의 절친인 피에르마저 조난(遭難)을 당하게 된다.

 

 이야기는 지금부터다.심심풀이로 여성을 상대하는 뱅상은 미리암에게 상처를 주고 죽음까지 몰고 가고,신참 군인경찰대 세르반과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군인경찰대 조직 속으로 둘의 만남이 소리소문없이 퍼져 나간다.피에르는 조난을 당해 불여귀가 되었을까,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타살되었을까를 두고 수많은 억측이 난무한다.피에르는 국립공원 관리소 반장 망소니 부인 기슬렌과 염문이 파다하고,피에르는 딸 에믈린이 자신의 부도덕한 과오를 들켜버려 자살했던 것으로 가상한다.그런데 피에르 생전 망소니 반장,앙드레 시장(市長) 등과의 행정적 업무 트러블이 종종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앙드레 시장의 각종 비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망소니 반장에게 부담스럽게 비쳐지고,망소니 반장은 무마조 내지 반대급부로 금전적 뇌물을 수뢰하게 된다.이러한 정황,사실이 신부의 귀에도 들어가게 된다.앙드레 시장은 자신의 부정적,부패 혐의가 세상에 들통나지 않도록 신부가 자살한 것처럼 위장하여 죽이고 만다.

 

 한편 뱅상과 세르반은 산악 조난자 구출 작업을 함께 하면서 일심동체가 되고,마음은 점점 얼었던 물이 녹듯 평온하게 가까워진다.세르반에 대한 뱅상의 마음은 신뢰,존중,우정 이상의 것이었다.그런데 군인경찰대 하사관 베르톨리를 비롯 망소니 반장,앙드레 시장 패거리들은 뱅상과 세르반을 집중 추격한다.그들은 뱅상과 세르반을 낭떨어지에 떨어뜨려 실족사로 위장코자 한다.뱅상과 세르반 둘은 구생일생으로 극적 탈출한다.손에 땀이 나는 지경이 아닐 수가 없다.뱅상과 속칭 조폭에 가까운 현직 시장과 군인경찰대 하사관 등이 반병신이 되도록 두 주인공에게 총상을 입히지만 둘의 사랑만큼은 이기지를 못한다.메르캉투르 국립공원을 배경으로 숨겨진 진실과 부정부패에 얽힌 사건을 은폐하고 파헤치려는 치열한 브레인 게임이 살아 있는 한 편의 드라마를 관람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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