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놓아줄게 미드나잇 스릴러
클레어 맥킨토시 지음, 서정아 옮김 / 나무의철학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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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아동과 관련한 학대,살해 사건 및 사고가 빈번하기만 하다.자식 키우는 입장을 떠나 사회 치안이 너무 허술하다는 생각마저 들어 불안하기만 하다.엊그제 타이베이시에서 발생한 아동 참수 사건은 경악을 넘어 할 말을 잊게 만들었다.어린 아이들이 맘껏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특히 힘있는 정치 권력자들이 입법시켜 사법이 살아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이번 『너를 놓아줄게』는 유아가 자동차에 치여 죽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난데없이 자동차 한 대가 나타난다.젖은 브레이크가 끼익 소리를 내자 다섯 살배기 소년이 쿵 하고 차창에 부딪혀 빙그르르 돌더니 땅에 내동댕이쳐진다.엄마는 아들을 쫓아 아직 멈춰 서지 않은 자동차 앞으로 달려간다.그러다 미끄러져 손바닥을 펼친 채 넘어진다.그 충격으로 숨이 막힌다.모든 것이 눈 깜짝할 새에 끝났다. p10

 

 이 작품은 영국 소설로 뺑소니 사건 이후 수사진의 수사 과정과 진범이라고 하는 자와 내연남의 독특한 심리 묘사가 펼쳐지고 있다.기동성과 휘발성 넘치는 분위기는 기대 안해도 된다.피해자인 제이콥의 어머니는 두드러진 역할은 없다.대신 경위이면서 사고 현장,피해자 어머니의 진술을 듣는 한편,경위의 부부 관계의 원만하지 않는 환경과 자녀들마저 나태한 모습 등을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뺑소니 사건의 진범이라고 스스로 밝히는 자와 내연남과의 관계가 범상치 않게 흘러간다.왜 자신이 뺑소니 사건을 일으켰다고 자백했던 것일까.이러한 부분을 유심히 놓치지 않는다면 진범은 누구인가를 알아챌 수가 있다.

 

 경관 레이는 부하 여경 케이트와 가끔은 앙증맞는 스킨십을 주고 받는다.부부 관계가 삐걱하니 집보다는 밖에서 맴도는 꼴이다.설상가상 십대 후반에 있는 경위의 두 자녀들도 화기애애 없기는 마찬가지다.용수철과 같이 언제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어린이의 행동반경은 다섯 살 제이콥에게 눈깜짝할 사이에 자동차에 치이고 어스름한 차도를 재빨리 도망치는 뺑소리 차량 번호마저 눈여겨 볼 틈도 없었다.그리고 스스로 범인이라고 자처하는 자는 해변가 오두막에 은신하면서 또 다른 사람과 사랑을 엮어 나간다.또한 움츠려지고 음울한 마음도 조금씩 누그러지게 되면서 마음을 열게 된다.그 사람에겐 사건 당시 이전을 거슬러 살아온 깊은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이것을 기회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 되고 반전의 묘미를 선사한다.과연 진범이라고 자처하는 자가 어린이 제이콥을 치여 죽게 했을까.

 

 업무상 호흡을 잘 맞추는 레이와 케이트 경관,뺑소니 범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과 그 사람의 인생 전력(前歷)을 접하면서 사람의 심리를 이리 저리 뒤흔들게 하는 멋진 작품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스스로 진범이라고 밝히면서 밝혀지는 당사자의 삶의 이력 속엔 갖가지 사연이 숨겨져 있고,어린이를 치여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당일의 상황도 고스란히 잘 나타나 있다.비록 법정의 심판대에 서게 되고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녀의 사건 당일의 심리 상황은 비정상적 그 자체였다.참고 견딜 수 없었던 가정폭력의 그늘이 그 사람 깊은 곳에 멍들어 있었다.그 사람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매력적인 심리극이 아닐 수가 없다.영국 소설답게 정중동(靜中動)의 연출을 잘 소화시킨 작품으로 각인된다.영화 시나리오로 각색되어 영화팬들의 애정을 듬뿍 받는다면 어떨까 한다.이 작품은 등장인물의 심리를 잘 직조하고 있는 점이 특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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