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보기 - 절실하게, 진지하게, 통쾌하게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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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가게 맨앞에는 양의 머리를 내놓고 안에서는 개고기를 판다는 의미다.이것을 민주주의로 비유하자면 겉으론 민주주의를 표방하되 속은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난장판에 가까운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너무 확대 해석했다고 억울할 것도 없다. 실상이 그러하니 어떻겠는가.총선을 앞두고 연일 여.야 정치판이 대의 민주주의라는 속성을 망각하고 일신상의 안위와 권력만을 좇아 이합집산하는 꼴을 보노라니 고개가 절레절레한다.오로지 선거판에서 이기기 위한 싸움에만 혈안이 있다.지역의 대표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주객이 바뀐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지긋지긋하고 숨막히는 군사 독재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정치 민주화가 이루어지는가 했지만,아직까지 한국의 정치판은 유신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정치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국가의 중차대한 사고(세월호 침몰 사건)가 발생했어도 아직까지 그 원인과 진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무한책임이 있는 국가 통수권자도 침묵으로 일관할 뿐이다.유가족들의 억장이 무너지는 비애를 누가 씻겨줄 것인다.사실 국가의 안전망 부재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신자유주의의 잘못된 관행과 상행위가 세월호 참극을 불러 일으켰다고 생각한다.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안이한 생각이 국가 전반에 걸쳐 팽배해 있는 것이 민주주의로 가는 길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 아닐까 한다.사공만 많지 구심점이 되는 지도자는 눈을 씻고 찾아도 찾을 길이 없다.

 

 정치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대한민국에 봄날과 같은 민주주의 시대를 기대했지만 시대는 신자유주의에 깊게 침윤되어 모두들 돈과 자본에 목말라 있다.있는 사람은 더 갖으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없는 사람은 기본적인 삶을 이끌기 위해 악전고투를 마다하지 않는다.한국이 OECD국가 가운데 자살율 최고,삶의 지수는 꼴찌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이유는 극심한 양극화와 사회 구성원과의 위화감을 들 수가 있다.현 정권을 쥐고 있는 세력은 단연 친일파,유신 세력,자본가 세력에 다름 아니다.그들은 대기업 친화를 표방하면서 대기업이 이윤의 극대 창출을 도모케 하여 근로자들에게 보다 나은 노동 임금이 가도록 하고 있지만,실상은 기업의 이윤이 근로자들에게 돌아가기보다 노동자들에 의해 발생한 이윤은 기업이 '꽁꽁' 숨겨 놓고 투자 및 근로자들에게 풀지를 않는다.

 

 한국은 해방 이후 수많은 비민주적 행사,절차를 거쳐 오면서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희생되어 왔다.군사 정부와 같은 1인 독재는 당사자의 말이 헌법 위에 있기에 비위에 거슬리고 정권에 걸림돌이 되는 것들은 모두 무 자르듯 싹둑 잘라 버렸다.군사독재 시대의 종언을 외치면 그것으로 민주주의가 될 것이라 여겼지만 비민주적인 세력들은 '양두구육'과 같은 사이비 민주주의를 교묘하게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라는 말을 만든 사람이 손녀뻘인 캐디의 몸을 더듬는 행위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겠는가.사회 지도자급의 인사들이 솔선수범해야 마땅한데 실상은 나쁜 행위를 더 많이 하고 있다.위장 전입,성 접대,성추행,부동산 투기,병역 기피 등등이다.법이 사실,근거를 원칙으로 하다 보니 물증이 없으면 처벌을 받지 않는 풍토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잘못을 해서 들키면 재수 없어서 들킨 것이고 그냥 넘어가면 '살았다'라고 스스로 죄책감에 무뎌지는 것이다.그래서 늘 생각하는 것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점이다.(上濁下不淨)

 

 전례없이 시대의 흐름과 사람의 의식이 바뀐 만큼 사회적 제도 역시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나와 남이 갖고 있는 생각과 감정 역시 다름을 인정하고 경청하고 수용할 줄 아는 아량을 갖춰야 한다.그런데 현 정권의 동태를 살펴보면 내 생각과 이념이 다르다고 남의 생각과 이념을 싹둑 자르는 행위를 서슴없이 획책하고 있다.분명 이것은 대의 민주주의라는 원칙에 어긋난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애써 자신들이 한 행위를 합리화,조장(助長)하고 있다.민주주의를 등에 업고 살아가는 존재들인데 현실은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행태를 버젓하게 보이고 있다.미래의 꿈을 펼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무한 경쟁 교육에 휘둘리게 하는 것도 결국은 신자유주의에 체제에 옭아매는 것에 다름 아니다.그래서인지 학생들의 표정은 늘 불안하고 피곤하기만 하다.대학을 나와도 제대로 된 정규직은 거리가 너무 멀기만 하다.미래가 불투명한 젊은 세대들이 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겠는가.정치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입만 열면 경제 민주화가 어떻고 복지가 어떻다고 떠들어 대지만 이젠 양치기 소년보다 못한 구역질 나는 존재들이다.게다가 국정 교과서 채택,테러방지법 도입 등은 정권 유지,국민 호도용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의 민주주의 현 주소를 신랄하게 적시하고 비판하고 있는 이 도서는 현 시대의 60여개의 험로(險路)를 통찰력 있게 그리고 있다.강신주 저자는 빼앗긴 삶과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생각케 한다.총 5부로 구성된 이 도서는 위풍당당한 파시즘 행진곡,대한민국,그들만의 나라,자본주의 인간을 위한 진혼곡,거침없이 민주주의 재장전,당당한 삶,그 첫걸음을 위한 찬가로 나뉘어져 있다.이제 총부리를 겨누고 살상하는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현재의 잘못된 민주주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서는 참신하고 신뢰할 만한 정권 탄생을 바라는 사람들끼리의 강한 연대만이 참된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대기업 친화주의적인 신자유주의는 대기업의 배만 부르게 하고 일반인들의 삶에는 '간에 기별도 없는'꼴이다.즉 낙수물 효과(Trickle Down Effect)는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글은 왜 현재의 민주주의가 잘못 되었고 삶다운 삶을 빼앗겼는지를 제대로 짚어 주고 있다.100% 딱 입에 맞는 집권 세력은 없다.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소박한 꿈이 이루어지는 시대라도 사는 동안 누려 보는 것이다.그것은 돈과 자본으로 모든 것을 측정하려는 집권자가 아닌 상식과 정의가 바로 세울 수 있는 집권자의 강한 힘에 의해 민주주의가 제대로 꽃을 피울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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