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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은 상식사전
이대영 지음 / 별글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교양인 내지 사회 초년생들이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풍부한 '스펙'과 '스토리텔링'을 들 수가 있다.스펙은 일종의 자격증과 같은 것이라면 스토리텔링은 교양의 깊이의 정도가 아닐까 한다.무엇이 낫고 못하다를 떠나 둘은 사회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소통의 도구이기도 하다.근자 『지적 대화를 위한』시리즈가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어 교양인으로서,매끄러운 소통의 장을 이어가기 위한 가교의 역할로써 매우 유용하다.게다가 전문성을 요구하는 시대인 만큼 자신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가늘고 긴 '한 우물을 파는 삶'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나는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각 분야에 대한 지식은 물론이거니와 배경지식이 넓혀져 간다는 데에 있다.물론 세세하고 깊은 지식과 교양은 아직 멀었지만 겉으로 드러난 얄팍한 모양보다 더 구체적이고 세세한 속깊은 지식까지 알 수가 없어 다행이다.독서를 꾸준히 하다 보니 정리하고 통합할 수 있는 역량도 배양해 나갈 수 있다.그것은 성실,인내,삶의 목표에 어긋나지 않게 자기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는 데에서 찾을 수가 있다.그러면서 자신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이 조금씩 눈에 보이고 깨닫게 되면서 느끼는 기쁨과 환희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일이다.
교양의 범주에는 지식,상식과 같은 용어들이 떠오른다.매체 및 IT산업이 발달하면서 정선되지 않은 얄팍한 정보가 여과없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다.자극적이고 강렬한 것이 특색이지만 결코 오래 마음에 품을 수가 없는 것들이 태반이다.그래서 비록 시간이 걸리고 인내가 요구되겠지만 (아날로그식) 종이책과 함께 하는 재미는 농부가 스스로 밭갈이를 하고 씨를 뿌려 작물을 거둬들이는 행위에 비유할 수가 있다.즉 종이책을 읽으면서 주요 내용을 정리해 보고,생각과 감정을 혼입시켜 나가다 보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주체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은 상식사전》은 재미있고 흥미로운 말과 어원의 변천을 소개하고 더 넓은 상식과 지식의 저변으로 초대하고 있다.
많이 배워 자식의 것으로 삼는 것은 기본이되 이것을 대화와 소통의 양념으로 활용하는 것은 그것을 더욱 찰지고 윤기나게 하는 촉매작용을 하리라 믿는다.물론 대화,소통을 위해서는 들어주고 공감해 줄 적절한 상대가 필요하다.아무리 아는 것이 많고 사회적 지체가 높아도 들어주고 공감해 줄 상대가 적다면 교양물은 한낱 장식품에 불과할 수도 있다.시의적절하고도 위트 있게 활용해 나가노라면 화자와 청자는 공명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나는 이러한 즐겁고 유익한 소통의 시간을 자주 갖지를 못해 내내 아쉽기만 하다.적절한 때,장소,대화 상대에 따라 내가 알고 있는 잡학을 술술 이어나가려 한다.
이 글은 총 9개의 주제로 나뉘어져 있다.어원,단어 풀이,고사성어,순우리말,알고 바로 써야 할 말,최신 용어,영어 한마디,유머(유명인이 남긴),잡설 등이다.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우선 눈에 띄는 대목을 몇 개 소개하고자 한다."얼레리꼴레리∼얼레리꼴레리∼"에서 얼레리는 나이 어리고 키가 작은 사람이 벼슬했을 때 '알나리'라고 불렀다고 한다.그것이 '아이 나리'로 부르던 말이고 얼레리로 바뀌었다.'꼴레리'는 알나리와 더불어 운율을 맞춘 별 뜻 없는 말이라고 한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는 첩자?'라고 한다.연산군의 폭정이 지속되면서 신하들이 거사를 꾸몄는데,어두운 방 안에 옆집에서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를 거사의 첩자로 삼았다.보릿자루에 도포와 갓까지 올려놓아 사람처럼 보였다고 한다.서로를 바라보며 춤추듯 오랜 시간 짝이 되어 함께하는 사람은 동무(同舞)라고 부르는데,조선 후기 조재삼이 쓴 《송남잡지》에 나오는 말이다.
내가 이미 알고 있었던 잡학도 있어 복습하다는 의미에서 끝까지 읽어 내려 갔다.주지하다시피 근래 외래어가 범람하고 있는 가운데 순우리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할 때다.'채취한다'는 우리말 표현과 관련하여 캐다,뜯다,걷다,훑다,꺾다,자르다 등 나물에 따라 표현법이 다양하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나아가 불필요하게 단어에 존경의 뜻을 담아 쓰는 표현이 많다.감사나 축하는 '드린다'라는 말이 어법상 맞지 않다.예를 들어 '축하드립니다'는 옳지 않다.나도 가끔씩 쓰는데 이번 기회에 사용하지 않으련다.또 하나 '학생 증후군'이라는 신조어이다.일을 미루다 마지막 순간에야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말한다.기한 연장을 요구하여 들어주어도 결과는 처음과 다를 것이 없다.'습관은 제2의 천성'이 아닐까?
글로벌 시대에서 시의적절한 영어 한마디는 매우 유용하고 돋보인다.'허리띠를 졸라매다'는 의미의 You should economize를 배웠다.또 하나 '손바닥도 부딪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은 영어로 It takes two to tango다.격이 다른 유명인의 유머는 웃음,감동이 아로새겨진다.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나폴레옹을 보고 부관이 "장군,어찌 한낱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리십니까?"라고 했다."내가 아무리 광대한 영토를 정복한다 해도 다빈치가 붓끝으로 정복한 정신의 영토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내가 정복한 땅은 칼이 위력을 발휘하는 동안만 내 것이지만,다빈치가 정복한 땅은 영원하기 때문이지." 가슴 뭉클해지는 명언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주장.설득을 해야 할 때가 많다.무미건조하고 지루한 이야기보다는 시의적절절한 단어,인용문,고사성어,유머 등을 피력한다면 대화.소통의 효과는 배(倍)가 될 것이다.이제부터라도 대화.소통에 윤기를 내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때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