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라스의 마녀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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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작가(多作家)이며 소재 역시 풍성함을 자랑하는 히가시노 게이고 이번 작가 데뷔 30주년에 즈음하여 색다른 소재로 독자들 곁에 다가왔다.자연과학을 활용한 미스터리물이라는 점이 특색이다.게다가 히가시노 작가가 내놓는 주제도 다양하기만 하다.자연과학을 활용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가족관계,사랑의 비극,복수의 고통 등을 들 수가 있다.이번 작품은 프랑스 천체학자 라플라스의 물리이론을 십분 활용하고 그 속에 깔린 미스터리를 자극케 하는 마력을 발휘했다.히가시노 작가 특유의 풀어 헤치고 집약시키는 독특성과 창의성은 독자의 한사람으로 매우 흥분과 설렘을 안겨 주었던 작품이다.

 

 외가집에 가던 도중 토네이도(Tornado)를 만난 미나와 마도카 모녀,엄마 미나는 쓰러진 건축 더미에 깔려 숨을 거두고 어린 마도카만 기적적으로 살아났다.그리고 마도카의 아버지는 의사이면서 <독립행정법인 수리학 연구소>를 겸임하고 있다.마토카 곁에는 경호가 바짝 따라 다니는데,그녀에겐 불필요한 질문 등을 금지 사항으로 되어 있다.이것부터 심상치가 않다는 감지하게 된다.그리고 시간이 흘러 마도카는 치사토라는 이름으로 미즈키 요시로라는 초로의 남자를 만나 온천 여행을 떠나게 된다.어찌된 일인지 남편 미즈키 요시로가 온천 주변에서 산책하다 쓰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연이어 또 다른 온천가에서 나스노 고로라는 배우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사인(死因)은 황화수소 가스 의한 질식사였다.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나카오카 형사가 주변 인물들을 탐색하고,지구환경 과학 전문가인 아오에 교수가 황화수소 사고의 원인 규명을 위해 온천지에 가면서 이 사건과 관련 있는 사람들을 포착하게 된다.또한 한 영화감독의 블로그에서 보여준 황화수소 가스에 의한 자살 사건과 식물인간으로 치료를 받다 극적으로 생환한 아마카스 겐토의 사연 등이 조금씩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다.나이 차가 많은 남자를 남편으로 삼았던 치사토는 왜 온천가에서 남편과 함께 산책을 하지 않았을까,그리고 황화수소 가스 사고가 있던 온천에서 반경 300키로에서 또 다른 사람이 황화수소 가스에 의해 죽어 가는데...요는 아오에 교수는 두 온천지에서 마도카를 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온천가에서 황화수소 가스로 인해 죽은 사람들은 단순 사고였을까,아니면 누군가 고의로 황화수소를 발생하여 그들을 죽게 했던 것일까.영화감독 아마카스의 아들 겐토의 지난 가족사를 통해 '부성 결락증(父性 缺落症)'을 확인하게 된다.치사토(마토카)는 남편 미즈키 요시로를 애정이 아닌 금전을 노린 혼인이었음이 사실로 드러나고,겐토와는 심정적으로 가까운 사이라는 것도 눈에 띈다.그렇다면 겐토가 부성에 대한 혐오감에 복수극으로 황화수소 가스를 발생시켰을까.진범은 스스로 자신이 이러저러 해서 황화수소 가스를 발생시켰다고 고백한다.단독범이 아닌 누군가와 공모하여 꾸민 각본이었다.누군가 황화수수 가스 발생에 대한 상세한 지시가 있었고,공모자들은 지시를 그대로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의 현재 위치와 운동량을 파악해내는 지성이 존재한다면 그 존재는 물리학을 활용해 그러한 원자의 시간적 변화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 미래까지 완전하게 예지가 가능하다······." -p387

 

 라플라스의 물리 법칙을 활용한 이 글은 일명 '자연재해가 일어날 확률이 높은 날'을 설정하여 황화 수소 가스 사고를 일으켰던 것으로 보인다.물리 법칙 속에는 다양한 이론이 있기 마련인데,황화수소 가스 사고는 예측을 바탕으로 꾸민 이야기로 보인다.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보여준 이 글의 전체적 맥락은 인간의 사랑과 정(情)과 같은 가치보다는 냉랭한 물리법칙만이 존재한다는 것이 짙게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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