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메이 페일
매튜 퀵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공식 인류 회원증! 이 회원증을 받는 사람은 인생의 추함과 아름다움,인생의 크나큰 기복인 고뇌와 환희,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모든 일을 경험할 자격이 생긴가.(중략) 그러니 대담한 꿈을 품고,열심히 노력하는 과정을 즐기며,기억해라.뭐가 되건 네가 선택한 대로 된다는 걸 -도입부-

 

 내 마음대로 되는 것보다는 안되는 것이 더 많은 게 세상사다.그것이 일이 되었든 삶이 되었든 내 뜻대로만 되어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실연,실패,절망,고뇌,번민,우울 등 부정적인 요소가 압도적이다.다만 이러한 요소가 일과 삶에 잠깐 스치고 지나가는 소나기와 같이 생각한다면 다음에 찾아 올 일은 더 희망차고 서광이 비칠 것으로 믿는다.인간의 삶도 이러한 시각과 관점에서 넓게 수용해 나간다면 부정적이었던 요소들이 잠깐 동안의 시련과 고난이었다고 생각될 것이다.또 하나 세상사 역시 사람과 사람 간에 이루어지는 만큼 좋은 사람 코드가 맞는 사람을 만나 일과 삶이 더욱 활력있고 행복이 넘치며 상생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얼마나 좋을까.현실에서 그러한 행운을 안고 사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사람 사는 일이 정석이 없다.살아가는데 있어 원칙과 질서는 있되 경우에 따라 서는 융통과 기지를 발휘해야 할 때도 있다.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겉으로는 '괜찮다'싶다 해도 사귀어 보고 살을 맞대고 살다 보면 그 사람의 성격과 기질,단점이 분명 드러나는 법.게다가 돌이킬 수 없는 도덕적,윤리적 문제로 인해 서로가 헤어져야 할 순간이 찾아 오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한다.이성간,사제간,동료간,상.하간의 불화가 생채기를 남긴다.개개인의 성격과 기질에 따라 회복탄력성의 속도가 다르겠지만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최대한 빨리 과거사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자세와 태도과 무척 중요하다.

 

 매튜 퀵 저자의 『러브 메이 페일』을 읽으면서 새삼스레 느낀 점은 인간은 상처와 고통으로 가득찬 존재라는 것이다.이 글 속에  등장하는 네 명은 사인사색(四人四色)을 반영이라도 하듯 다른 점이 많다.소설가의 꿈을 키우고 자칭 페미니스트인 주인공 포샤 케인과 문학과 창작수업으로 제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전직 교사 네이트 버논,그의 친모인 매브 스미스 수녀,대체 교사이면서 포샤 케인과 새로운 삶을 꿈꾸는 척 베이스가 등장하고 있다.

 

 주인공 포샤 케인은 포르노 제작을 본업으로 삼으며 플레이 보이 기질이 강한 켄과는 초장부터 삐거덕거린다.결혼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없다는 암시를 보여 준다.후반부에 척 베이스가 등장하면서 포샤 케인은 그와 열애에 빠지게 되고 켄과는 이혼 합의에 이르고 만다.전직 교사였던 네이트 버논은 포샤 케인의 학창 시절 존경하던 교사였는데 어찌된 일인지 제자들에게 방망이로 폭행을 당하고 애견 알베르 카뮈마저 추락사하고 만다.후반부에 나오는 매브 스미스 수녀는 태생이 수녀가 아니었나 보다.아들 네이트 버논을 낳고 혼인 생활을 계속 이어가지 못해 속세를 벗어나 수녀생활을 하면서 말기 암에 걸려 사망에 이른다.그녀는 전직 교사 버논의 친모였다.척 베이스는 포샤 케인의 상처를 위무해 주면서 새로운 삶을 위해 깊은 사랑에 빠진다.척 베이스에겐 누이 다니엘이 죽으면서 조카 토미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이 도서는 다소 두툼하고 등장하는 인물 한 명 한 명의 처해진 상황과 입장,성격이 달라서 초반부에서 약간 가독성이 떨어졌지만 주인공 포샤 케인과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이 자연스레 그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깊어 흩어졌던 퍼즐 조각이 포샤 케인에게 잘 맞추어져 간 느낌이다.포샤 케인은 일명 날랄이라 불릴 켄과는 이혼에 합의하고,그녀를 최상으로 여기는 척 베이스를 새롭게 맞이하면서 대미(大尾)를 장식한다.한 때 행방불명되었던 전직 교사 네이트 버논은 포샤 케인과 재회를 하고,그녀의 첫 작품인 『러브 메이 페일』은 대외적으로 크게 히트를 치지 못했지만 스승에겐 암묵적인 인정과 평가를 받았음에 틀림없다.이 작품이 할리우드 영화화 확정되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아울러 '사랑'의 힘은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꾸고 불필요한 것은 모두 불식시키는 마그마의 힘을 지녔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불완전하고 상처난 네 명의 등장인물을 어떻게 각색해 갈 지 마치 시사회 스크린을 관람하는 듯한 멋진 작품이다.매트 퀵 저자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 접하는 셈인데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역량을 지닌 작가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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