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품격 - 삶은 성공이 아닌 성장의 이야기다, 빌 게이츠 선정 올해의 추천도서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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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획득한 커리어는 볼품이 없을 정도이다.누구에게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명함 한 장 내 밀 자신감이 솔직히 없다.그저 내 방식대로 내 뜻대로 살아왔되 사회 주류층과는 너무나도 격리되어 살아온 듯한,어쩌면 내가 한국 사회의 아웃사이더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 요즘 들어 많이 든다.누군가 내 이력서를 요구할 때 과연 나는 남들이 알아 주는 직장,직급에 있었던가.성격이 고지식하여 불의와 비양심적 사안엔 타협이 끼어들 수가 없었을 만큼 원칙과 경우에 맞춰  살아왔다.10년 남짓 직장생활과 교습생활 15년 정도를 한 것이 내 인생의 전부이다.앞으로 나아갈 인생을 재부팅하든 리세트하든 마음 단단히 먹고 용기와 도전으로 나아가려 한다.

 

 『인사유명人死留名,호사유피虎死留皮』라는 말이 있듯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긴다고 했다.생전 자신을 둘러싼 외부 환경 즉 자신과 관련한 다수와 어떻게 관계 맺음을 하고 고귀한 명예를 간직해 왔는지는 죽어 관(棺)속에 들어가는  순간 남아 있는 사람들이 매기는 것이 망자에 대한 평가요 명예가 아닐까 한다.비근한 예로 내 부모 세대의 부고(訃告)를 접하는 시기여서 종종 문상을 가게 된다.생전 사회적 신분.소득의 고하를 막론하고 이 세상과 하직하게 되면 모두 자연으로 회귀하는 법인데,상가집이 마치 세(勢)를 불리기라도 하듯 각종 조화와 사람들로 북적 거린다.평소 망자를 잘 아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상가는 유족들과의 친분 쌓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이러한 현상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지만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의 슬픔을 어루만지는 시간이어야 하는데,현실은 이해타산을 앞세워 친분과 얼굴 익히기가 많은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들곤 한다.

 

 신자유주의 시대는 돈,명예,권력이라는 3요소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은 없지만 문제는 갖은 자 위주로 (변함없이) 불평등 체제가 지속될 것 같아 사회적 양극화의 해소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특히 경기침체의 장기화,비정규직 양산,청년층 실업 증가와는 대조적으로 자본가들은 갑의 위치에 서서 카운터파트너인 을에 있는 자를 지배,착취하고 있다.소위 갑의 위치에 있는 권력 자본가들은 겉으로 드러난 사회적 성공이 삶이요 성장이라고 자부하고 있을 것이다.또한 현 사회의 교육 체제가 '줄서기' 시스템을 정착시켜 화려한 스펙을 강요하고 있는 실정인 바,역시 돈이라는 자본이 교육생들의 인생의 향방을 가늠하고 있다.

 

 데이비드 브룩스 저자가 말한 조문 덕목이 이력서 덕목에 떠밀려 퇴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인품,성격,인격으로 대변되는 품격은 물질문명에 밀린 구시대의 유산일지도 모른다.1965년 랍비 조셉 솔로베이치크가 쓴 『고독한 신앙인』에 인간 본성의 두 가지 상반된 덕목이 있는데 각각 아담Ⅰ과 아담Ⅱ로 불렀다고 한다.즉 아담Ⅰ은 무언갈글 건설하고 창조하고 생산하고 발견하기 원하는 반면 아담Ⅱ는 특정한 도덕적 자질을 구현하고 싶어한다.고요하고 평화로운 내적 인격을 갖추길 원하며,시시비비에 대한 차분하지만 굳건한 분별력을 갖고 싶어한다.이러한 맥락으로 서술된 『인간의 품격』은 개인의 입장과 신념에 따라 인간의 품격을 어디에 놓을지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다.즉 삶의 의미를 어디에 둘 것인가는 사람 됨됨이와도 직결된다고 보겠다.물론 아담Ⅰ과 아담Ⅱ라는 이분법적 위치에 서서 살아가는 사람은 없겠지만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되 삶의 목적은 삶의 존재 이유 등 인간의 근본을 경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내 주의다.

 

 또한 현대사회가 자신을 과잉 드러내는 시대이다 보니 마구잡이식으로 자신을 과시.홍보하는 경향이 짙다.페북의 경우가 대표적이다.나는 내 입장에서 인간의 품격과 관련하여 얘기했지만,이 글에선 세계적 명사들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하고 있다.즉 더 나은 삶을 살고,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투쟁의 일환으로 살아갔던 인물들이다.즉 퍼킨스,아이젠하워,도러시 데이,마셜,러스틴,조지 엘리엇,아우구스티누스,새뮤얼 존슨 등의 전기(傳記)와 가까운 내용이다.소개한 인물들의 삶 속에는 세상의 부조리와 악(惡)에 맞서 자신을 희생했던 인물들어서인지 더욱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빅 미(Big me)를 강요하는 시대이지만 삶의 궁극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춘 '리틀 미(Little me)'의 문제에 대해 대의적으로 숙고해야 한다.사회 지도자의 삶에 대한 가치관,신념이 리틀 미를 중요시한다면 대다수 사회 구성원들의 마인드도 그러한 방향으로 무게감이 옮겨지리라 생각한다.아울러 분열되고 이분화된 사회 구성원 간의 위화감도 서로가 이웃이고 화합하려는 상생의 무드가 조성되어 가지 않겠는가.인간의 품격이 그리워지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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