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은 꼭 가봐야 할 한국의 전망대 여행 - 국내 최초의 전망대 여행 가이드북
김병훈 지음 / 원앤원스타일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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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아래 펼쳐지고 또는 시계(視界)에 넉넉하게 들어오는 전망대(展望臺)는 오르기가 약간 숨이 찰 뿐이지 전망대에 발을 콕 찍는 순간은 이미 내 세상이 되고 만다.산을 좋아하여 등산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왜 산이 좋은지를 마음으로 이미 터득했을 것이다.나는 왜 산이 좋냐고 누가 묻는다면 '단 며칠이라도 마음의 온갖 정념과 시름이 씻겨져 내려가기에 좋다'고 말하련다.나이가 들면서 건강 관리,취미 생활로 산을 오르고 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한국인의 건강지수가 점점 좋아진다는 반증이 아닐런지.

 

 내가 태어나 자라나던 산골은 전.후,.좌.우로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동네와 논과 밭이 산과 산 사이에 파묻혀 있어 분지(盆地)꼴을 띄우고 있다.이렇게 산으로 둘러싸인 산자락에서 자라났으니 산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연이 많다.사계를 가리지 않고 산으로 들로 놀러 뛰어 다니던 모습은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와 같았다.어느 겨울날 마을에서 가장 높은 산(산명은 미상)에 오르니 발아래 펼쳐지는 동네 모습이 올망졸망하기 그지 없었다.동네 집들이 조각난 퍼즐 모양과 같이 듬성듬성 산재되어 있고,길을 걷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먹이를 찾아 움직이는 개미와 같았다.유유자적하기도 하고 바쁘게 어디론가 움직이는 모습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아니었을까.특히 인상에 남는 것은 산 정상에서 10㎞ 이상 떨어진 전주 시가의 모습이 아련하게 포착되었다는 점이다.그때의 마음은 설렘과 동경으로 가득했다.지금은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당시의 기억은 타임머신을 타고 마음으로 그려야만 한다.,

 

 작년 이맘때 나는 심장 혈관질환으로 대수술을 받고 퇴원했지만 지금도 병원에 정기 검진을 받으러 다닌다.동시에 많이 걷고 많이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석식후 으레 산책(3,40분 정도)을 하고 있다.기온이 뚝 떨어지고 겨울이 멀지 않았음에도 산책을 다녀오면 등에는 땀이 이슬과 같이 배여 있고,얼굴은 붉게 상기된다.마찬가지로 거주하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심학산(尋鶴山)이 있다.노경실 작가의 『심학산 아이들』을 읽으면서 심학산 둘레를 가끔 식구들과 놀러 가기도 하고 심학산 전망대(194m)까지 산타기를 하기도 한다.알게 모르게 심학산을 찾아 오르락 내리락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심학산에 자주는 가보지 않았지만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인내,그리고 동경과 기대감이다.심학산 전망대에 발을 내딛고 동서남북을 조망하면 마음의 정념과 시름이 저절로 씻겨 내려간다.아스라하게 보이는 북한 개성과 통일전망대,한강 하구,자유로,파주 신도시와 고양시가 파노라마처럼 흘러간다.장관(莊觀)이다!

 

 여행 관련 서적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가운데,이번 전망대여행 서적은 김병훈 작가가 기울인 심혈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전국 6개 권역으로 묶어 전망대여행을 안내하고 있다.수도권,강원권,충청권,호남권,영남권,제주권을 안내하고 있다.나즈막한 야산과 같은 오름도 있고 고산도 있다.또한 여성의 품과 같이 아늑한 전망대가 있는가 하면,터프가이와 같이 야성적인 전망대도 있다.그런데 전망대도 이제는 굳이 발품을 팔아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교통시설이 발달되어 있다.남녀노소 모두 전망대를 즐길 수 있도록 전망대 발치 아래까지 자동차가 갈 수가 있다.전망대까지는 걷든 곤도라를 타고 가든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개인적으로 전망대여행이 산을 타고 땀을 흘리면서 정상에 오르는 등산과 견주어 보면 약간은 고생한 보람에 대한 묘미가 없어 좀 아쉽다는 생각은 든다.

 

 땅이 좁고 산이 많은 국토 덕분인지 한국은 전망대 복(福)이 많은 나라이다.6개 권역의 전망대를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곳부터 전망대여행을 계획해 보면 어떨까.나는 수도권인 경기 북서부에 거주하고 있으니 서울,경기지역을 하나 둘씩 여행을 떠나려 한다.이왕이면 전망대 테마를 정해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무엇을 전망할 것인가를 미리 정해 놓고 떠나는 것이다.전망대에서 펼쳐지는 산하의 모습은 자연 생태계,역사,문화,전설,문명이 하나가 되어 스토리가 엮어지는 곳이다.그리고 세속적인 관점에서 잘나고 잰체하는 존재들도 전망대 앞에서는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겸허해지고 경건한 마음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전망대에서 펼쳐지는 일망무제의 절경은 호연지기를 기르고 기쁨과 환희가 배가 되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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