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 메아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인간의 삶은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게 마련이다.타고난 기질과 성향도 살아가는 방식과 (외부적)환경에 의해 조금씩 변해 간다.그런데 숨길려도 해도 숨길 수가 없는 것은 심리적 내면의 의식과 양심이 아닐까 한다.좋은 일이야 쉽게 나타나고 쉽게 사라지지만 마음의 상처,양심의 거리낌과 같은 일은 긴 후유증을 남긴다.인간이 신(神)이 아닌 이상 상처와 고통,비양심적 행위를 초월하여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부류는 과연 얼마나 될까.우리네와 같은 평범한 사람은 상처와 고통을 씻기고 죄를 사(謝)할 때까지 스스로 고백하고 추스르며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꽤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강심장의 소유자,후안무치와 같은 소시오패스,사이코패스는 색다른 세계를 사는 존재들은 차치하고 말이다.

 

 독일의 인기 작가 샤를로테 링크의 《죄의 메아리》 를 접하면서 시종일관 뇌리를 떠나지 않았던 것은 죄에 따른 응분의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장장 535쪽의 분량이지만 쉽게 읽히는 스릴성 이야기이다.인간이 저지르는 비양심적,비도덕적인 행위에 대한 것들이 주위에서 흔히 접할 법한 소재들이지만 인간의 행위에는 반드시 인과응보가 따른다는 진리를 새삼 마음으로 느끼게 되었다.

 

 이 글은 주인공 버지니아의 과거사(두 남자와 유종의 미가 개운치 않은 점)과 현재(외간 남자를 자신의 별장에 끌여 들여 밑도 끝도 없이 새 삶을 살아가려는 발상과 어리디 어린 유아들을 대상으로 유괴 및 살인 사건을 교차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야기는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한다.은행 지점장에 정치권에 진출하려는 버지니아는 남편 프레데릭과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요트가 대형선박에 의해 산산이 부서지고 살아 남은 사람들이 바로 리비아와 나탄이다.둘은 버지니아 별장에서 가사 도우미를 했던 인연으로 버지니아는 남편 프레데릭과 상의도 없이 리비아 부부를 별장으로 끌어 들이면서 이야기는 점점 어두운 분위기로 치닫게 된다.한편 사라를 비롯한 유아들이 누군가에게 유괴되어 세상을 시끌벅적하게 만드는데,범인에 대한 단서는 오리무중이다.유괴 살인사건은 연쇄살인으로 이어진다.범인은 동일범임에 틀림없다.

 

 버지니아 별장에 들어온 리비아,나탄 부부는 요트가 산산조각 나면서 겨우 알몸으로 살아난 셈이다.리비아는 심리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고 나탄은 (돈이 탐이 나서) 버지니아에게 접근한다.한편 프레데릭은 정치권에 입성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자신의 딸 킴이 실종되고 나탄은 버지니아에 대한 행실의 진정성이 의문시되면서 유아의 유괴,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부상한다.비록 나탄은 유아 실종,살인 사건에 대한 진범은 아니었지만 그가 베스트셀러 작가로 행세하면서 감언이설로 버지니아를 꾀임에 빠트린 행위는 씁쓸하기 짝이 없다.'등잔 밑이 어둡다'고 유아 유괴 살인의 진범은 별장관리인이면서 킴을 보살펴 주던 잭이었다.그는 소아성애자,변태성욕자로서 인면수심의 소유자였다.세상에는 별별일이 다 있듯 믿을 사람도 없을 정도로 삭막하기만 하다.

 

 이 글을 다 읽고 나니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 속에 살고 있는 버지니아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게 되었고,순진하고 힘없는 어린아이만을 골라 변태 성욕을 저지르는 소아성애자들의 행태를 고발한 이 작품은 빗나간 윤리의식과 금전에 대한 탐욕이 빚은 사회적 사건 시리즈물로 인식된다.진부한 얘기지만 개인의 재산,생명은 스스로 지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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