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달 -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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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사고를 다룬 사회적 이슈는 사안에 따라 긴장감과 흥미를 충분하게 유발한다.예전과 같지 않게 현대 사회는 어긋난 인간관계,경제적 결핍,열등감과 사회 불만 등으로 각종 사건.사고가 연일 터지고 있다.예상치 않은 사건.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셀 수도 없을 정도여서인지 사건.사고에 대한 감정이 둔감증으로 바뀌기도 한다.특히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사고는 인간의 말초신경을 건드리지만 금방 기억에서 소멸하고 만다.한국인의 냄비 근성이 그것을 잘 말해 준다.아무튼 어떠한 종류의 사건.사고일지라도 그 안에는 인과관계가 있게 마련이다.또한 가해자와 피해자,중개자가 존재하면서 일련의 사건.사고에 대한 사법 수사가 지리멸렬하게 이어지기도 한다.

 

 인간은 돈과 물질 앞에서는 그 누구도 중용을 지키기가 어렵다.옛말에 '돈은 귀신까지 부린다'는 말과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말은 물질과 관련한 인간의 사악하고 부정한 행위를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특히 돈과 물질은 밀접하고 불가분한 관계인지라 돈 맛을 알게 되면 물질의 달콤함에 도취하고 만다.그런게 그 잘못된 행위를 스스로 깨닫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사회적으로 이름깨나 있는 경제 사범들을 보면 각종 이권행위가 도를 넘어 도덕적,윤리적으로 갈데까지 가다 보니 포커스 인물이 되고 만다.돈과 물질에 대한 욕망과 탐욕은 끝은 없는 것일까.

 

 가쿠다 미쓰요 작가의 《종이달》은 가정을 갖은 한 주부가 돈을 다루는 은행권에서 근무하면서 돈 맛에 심취하고 외로움을 달래려 돈으로 허세를 부리는 과정이 인간의 밑바닥에 잠재해 있는 욕망과 허세를 잘 재현하고 있다.주인공 우메자와 리카는 남편 우메자와 마사후미와 가정을 꾸려 가지만 내내 아이가 생기지를 않는다.게다가 남편은 일적으로 밖으로만 나돌아 다니면서 아내 리카를 '소 닭보듯'대한다.리카는 나름대로 가정 주부라는 세속적 틀 안에서 성실하게 삶을 꾸려 가려 하지만 남편과의 관계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삶은 더욱 곤두박질친다.그러는 사이 리카는 은행 시간제로 근무하면서 근무 성적이 좋아 계약직 사원으로 승급한다.그녀가 하는 일은 주로 다이렉트 영업이다.거동이 불편하되 돈이 있는 노인들 대상으로 예금과 인출을 해주면서 거래처를 넓혀 나간다.그 가운데 히라바야시 고조라는 영감이 있는데 그는 리카가 사귀고 있는 고타의 할아버지이다.가족에게 구두쇠로 통하는지라 인간미,인정이 없어 고타는 할아버지 인감을 뒤져서라고 학비 융통을 하려고도 했다.

 

 리카는 돈이 있는 노인들 대상으로 말벗이 되고,성실하게 돈과 관련한 예금,대출,인출 등을 무난하게 해주니 실적도 좋아 시간제에서 계약직으로 승급한다.남편 마사후미는 상하이로 전근을 가게 된다.대학생 고타와 가까워진 리카는 소비자금융에서 대출을 받고 노인들에게 예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갚아나간다.대출 받은 돈은 고타와 맘껏 사랑의 행각을 이어나간다.남의 돈을 물쓰듯이 쓰면서 죄책감이라곤 제로이다.게다가 노인들이 정기예금을 부탁하면 이것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만다.전문 복사 컬러기를 구입하여 예금증서를 가짜로 만들어 노인들에게 건넨다.결국 꼬리가 길면 잡히기 마련이듯 리카는 타 지점에서 행원의 부정 사건으로 인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지점이 실사에 나서고 시간제,계약제 사원들이 유급 휴가를 가게 되면서 리카의 운신의 폭은 좁아져 간다.그녀가 택한 것은 국외로 도망치는 것이다.최후의 선택지는 수사망이 느슨할 것이라고 생각한 태국 치앙마이다.하지만 일본어를 잘하는 태국 남자가 리카에게 여권 제시를 요구하면서 리카는 벼랑 끝으로 떨어지고 만다.

 

 돈이 사람을 살리고 죽이기도 한다.하지만 노인들이 리카에게 믿고 돈을 맡긴 것을 자신의 허세와 욕망을 채우려 한 행위는 용서해서는 안된다.비단 리카 뿐만이 아니다.이 글에서 아쉬운 점은 리카의 남편 마사후미가 부인 리카에게 사랑이 부족했던 이유,사연은 무엇이었는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은 것이다.또한 리카의 주위 친구들 역시 결핍된 사랑,쇼핑 중독으로 온전한 삶을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불안하고 초조함으로 얼룩진 리카의 삶을 접하면서 우리 주위에도 금전,물질에 쫓겨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인간이 갖고 있는 속물근성을 예리한 시각으로 농노 짙게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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