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모험 - 인생의 모서리에서 만난 질문들
신기주 인터뷰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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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느 분야의 권위자,전문가에게 듣는 얘기들은 귀가 솔깃해지면서 경청을 하게 마련이다.어느 분야든 정치적 색채,이해 상충,생각의 이질감 및 어긋남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그들의생각과 의견을 듣다 보면 내가 몰랐던 것을 새롭게 발견하고 때로는 불필요하다고 여겨져 버릴 것이다.내 생각과 그들의 생각이 동일할 수가 없지만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이론과 실무 경험이 풍부한 만큼 문제해결력은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자인하게 된다.

 

 내가 어느 때부터 정치,사회적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아마 그것은 대학시절 취직준비차 상식과목 시험준비와 선거철을 맞이하여 후보자들에 대한 정책과 이미지,유권자로서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등을 놓고 사전 지식을 쌓아야 누구와도 정치,사회 현상에 대해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그런데 1980년대 정치,사회와 30여 년이 흐른 지금과는 큰 줄기는 대동소이하지만 정치,사회가 모색하고 나아가야 할 향방에 대한 미시적인 부분은 상당 부분 차이가 많이 난다.30여 년이라는 것은 1세대가 흘렀다는 물리적인 시간과 정치세력의 이합집산,신진세력의 대두로 말미암아 한국의 정치,사회의 지도는 새롭게 변모해 가고 있다.

 

 정치,사회 지도의 변모는 저성장,고비용,저출산,고령화 등과 더불어 사회적 비용,사회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다.특히 사회 양극화는 사람을 사람답게 대우하지 않는 사회 현상이 낳은 풍조이면서 해소해 나가야 할 중대 사안이다.특히 빈부 격차가 심화되면서 부모가 한 아이를 대학 졸업까지 투자하는 비용이 몇 억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는 세대의 얘기일 뿐 일반 서민들에겐 큰 부담이 된다.만에 하나 가족 가운데 질병,사고라도 덜컥 당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가 더욱 힘들어질 게 뻔하다.국가의 지도자라고 칭하는 고급 공무원 및 정치가들은 오늘날 사회의 속깊은 곳까지 긁어줄 힘이나 역량,청사진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경제가 아무리 침체에 빠져 있어도 흑자를 내는 기업체는 수두룩하다.그들이 내는 영업이익의 몇%를 사회환원,복지기금으로 충당하는 제도가 입법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기업의 영업이익이 단순히 기업의 조직원의 역량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 아닌 만큼 사회 환원은 당연한 처사가 아닐까.

 

 저자이면서 인터뷰어인 신기주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지명도,인지도가 높은 명사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삶에 어떠한 생각과 가치가 있는가를 묻고 대답하는 대담형식의 글을 마련했다.『인물과 사상』과 『에스콰이어』에서 진행했던 16인과의 인터뷰를 묶었는데,인생,글,정치,자본주의,진실,사회,영화,예술(건축)이란 문제에 이르기까지 해당 분야가 갖고 있는 문제점, 생각과 견해 등을 진솔하게 들려 주고 있다.정치,사회,경제 분야는 어느 정도 접하고 불투명하게 흘러가고 있어서인지 약간은 식상한 선입견을 갖고 대했다.하지만 그것은 내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았다.정치,경제,사회 분야는 주지하다시피 현재의 정치 권력을 쥔 주류 이데올로기에 따라 사람과 조직이 왔다 갔다 하는 생리현상을 띠고 있다.이것은 인간 본능이 갖고 있는 원초적 생리현상이다. 밥줄을 이어가기 위한 수단이 극명하다.좀 형이상학적으로 나라와 시민을 위한다는 살신성인의 자세로 임하는 정치 지도자,고급 공무원의 존재는 과연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들었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독불장군'식으로 처세하는 사람은 조직과 사회에서 당연 소외당하기 십상이다.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사회 부조리,모순에 대한 시비를 정확히 밝혀 진실을 사장시키지 않으려 권력 핵심과의 일전도 불사르는 인터뷰어도 있다.실체적 진심,진실,진리는 시간의 문제일 뿐 반드시 절대 다수의 사회 구성원의 품으로 돌아올 것으로,이들의 용기 있는 말과 행동은 신선한 충격이고 자극제가 된다.MB 정권의 권력형 비리,현 정권의 권력 남용 등은 심각한 수준이다.그래도 두 차례나 보수 정권에게 힘과 권력을 실어 준 것은 (내 생각엔)천민 의식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은 아닐까.부유층 그늘 밑에 있으면 낙수 효과라도 생길까 하는 기대심리라고나 할까.또 하나 근래 여당,야당 색깔,정체성 없이 시간과 세월만 축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탄만 절로 나온다.

 

 그외 영화,예술 분야에 대해서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들이 글쓰기,영화,사진,건축에 대한 얘기들을 진솔하게 들려 주었다.정치,경제,사회와 달리 영화,예술 분야는 고유의 정체성과 색깔을 살리면서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게 살아 꿈틀거리는 이상 세계를 펼치고 있다.외롭고 고독하지만 자신의 세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응축시켜 나가려는 몸부림이 가상스럽기만 하다.영혼을 불사르는 기백과 순수한 창조정신이 이들에게서 찾을 수가 있었다.한국의 정치,경제,사회의 풍향계도 좀 더 소프트하게 나라와 시민의 품으로 다가와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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