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독해져라 - 현실에 흔들리는 남녀관계를 위한 김진애 박사의 사랑 훈련법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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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은 가정,학교 또는 사회 생활 속에서 건전하면서 낭만적인 사랑 학습을 얼마나 받았을까.모르긴 해도 사랑이 무엇인지,사랑을 사랑답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공개적인 학습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요즘 학생들 역시 이성간의 관계,교제,사랑법에 대한 공개 수업은 속칭 '수박 겉핥기 식'이 아닐까 한다.요즘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 세대인 30대부터 4,50대 역시 학창시절 이성간의 사랑법이 무엇인가를 모르는 채 성장해 왔다.이것은 이성간의 교제,사랑법에 대한 사회 의식구조 및 통념이 지극히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는 것을 반증한다.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만남과 교제,접촉과 성행위 등은 매우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학습과 사회적 신분 상승 등에만 강요하고 본능과 자연스러운 행위는 도외시하니 꿈틀거리는 몸과 마음을 어떻게 달랠 것인가.이것은 문명과 의식은 발달해 가지만 본연의 행위를 봉쇄하려 하니 참으로 문제가 아닐 수가 없다.

 

 결혼하기 전에는 이상적인 사랑,천생연분인 사람을 찾아 이 세상을 함께 나아간다면 일과 행복,사랑 모두를 소유할 것이라 여겼지만 현실은 지극히 정반대이다.사랑도 연습과 실천을 통해 모래성을 만들어 가고,애정의 농후함도 정비례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남자와 여자의 생리구조,의식작용은 하늘과 땅과 같이 차이가 많이 난다.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여자,사랑을 주고 인정을 받으려는 남자와 하늘 아래 수도 없이 존재한다.긴 세월 연애를 거쳐 결혼을 한 부부도 깊은 내면을 이해하지 못해 밤낮으로 뒤척이는 사례도 많고,짧은 만남이지만 서로가 궁합이 맞아 반려자로 오래도록 살아가는 부부도 있다.남자와 여자가 오랜 시간 남남으로 지내다 한지붕,한이불 속에 몸과 마음을 섞어 가는 행위는 지극히 자연스러울텐데 나이가 들고 삶에 대한 회의,시련,고통,상실,질병 등이 겹쳐 올 때엔 몸도 마음도 갱년기(更年期)를 맞이한 듯 '소 닭보듯'무심하고 냉랭하게 지내는 경우도 있다.나 역시 열정적이고 뜨거운 사랑은 많지 않았지만 서로 마음이 끌려서 결혼을 한 만큼 초심을 잃지 않으려 내내 노력을 하는 편이다.잉꼬 부부는 아니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려는 마음 씀씀이가 강한 편이다.나나 아내나 50대로서 처음 데이트를 하던 장소,첫만남을 위해 기대와 설레임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던 순간의 기억들을 고이 간직하면서 사랑이라는 의미를 새기고 있다.

 

 멋지고 낭만적이고 화려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금전 문제이다.소소한 데이트,사랑하기도 금전이 필요한진대 멋지고 낭만적이고 화려한 색채를 띤 사랑은 어느 한쪽인가는 금전문제로 속앓이를 해서는 안될 것이다.경제권이 남.녀 동등해지면서 서로의 합의에 의해 남자가 돈을 다 내는 경우도 있고,경제권이 여자에게 있다면 여자가 선심(善心)을 쓸 수도 있다.혼인을 하고 가정을 꾸려 가면서도 돈쓰기를 여자가 주도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문제라고 생각하기에 아무리 서로 좋아해서 결혼을 했더라도 돈쓰기는 남자가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아무튼  사랑이라는 행위에는 (솔직히) 돈을 쓰지 않으면 사랑의 농도가 묽어져 간다는 것이다.그렇다고 수미일관 사랑이라는 행위가 돈이 왔다 갔다 하는 거래행위는 아니다.풋풋했던 20대 후반의 모습,촉촉하게 미끄러져 가는 은밀한 사랑의 행위는 사람에 따라 오래갈 수도 있고 희미하지만 정신적 내면을 우선시하면서 존중과 배려,신뢰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도 있다.

 

 20여 년을 아내와 한지붕 아래 살다 보니 신묘(神妙)한 감각을 일깨우는 육체적 사랑보다는 포옹과 키스,마사지와 같은 스킨십도 사랑을 유지하는 요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몸과 마음이 따라 주지 않은 섹스보다는 내 마음의 본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사랑법도 소중하다는 것이다.뜨겁고 열정적인 섹스는 냄비 속에 끓던 찌개가 소리없이 가라앉듯 그 여운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살다 보면 주위에 독신으로 사는 경우를 가끔 접한다.다양한 사유로 부부의 연을 다하지 못해 차라리 갈라 서는 것이 최상이라 판단한 이들이 선택한 독신생활은 생각만큼 풍요롭지 못하다.즉 이가 빠지면 남아 있는 이가 시리듯 부부라는 관계에서 남남이라는 관계로 바뀌면 심신의 혼란이 이어지면서 건강과 행복을 모두 잃고 말 것이다.도저히 함께 살 수 없는 부부라면 헤어지는 것이 (서로를 위해)바람직하고 그렇지 않다면 처음 만났던 순간의 기억과 추억을 다시 상기하면서 마음을 새롭게 다잡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김진애 저자의 글은 이번이 처음이다.입담꾼으로 잘 알려져 있어 사랑법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겠지 하고 읽어 내려 갔다.남녀 관계는 정석이 없지만 김진애 저자의 사랑법, 즉 남녀관계는 섹스,스킨십,돈,살림,말,지혜,시간,공간을 아우른다.이것을 시공간으로 압축하면 과거,현재,미래를 공유하는 관계로 규정한다.남녀관계,남녀 간 사랑법은 (일반적인 얘기이지만) 각자 독특하게 갖고 있는 장점 위주로 바라보고 북돋우며 함께 다가오는 미래를 향해 가려는 의지를 잃지 않아야 남녀관계가 오래 지속될 것이다.함께 살다 보면 관계를 깨뜨릴 만한 변수들이 부지기수이다.이를 동물적 본능과 날선 감정의 조각들로 대하려 한다면 일도 사랑도 행복도 모두 와르르 무너지고 말 것이다.그래서 인생은 고통과 갈등,번뇌로 가득차 있을지라도 인내와 끈기,오기로 잘 버텨 나가야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고 삶의 숙성도도 성숙해지리라 믿는다.남녀간 사랑법은 기질과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혼식 언약대로 해로하려면 면벽수행과 같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상대를 위한 애정법을 연마하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또한 남녀관계가 언젠가는 인연의 끈을 끊을 때가 당도할 것이다.미운 정,고운 정이 쌓일대로 쌓인 상태이겠지만,남은 사람은 떠난 사람에게 용서의 마음,독립하겠다는 자신의 삶 찾기,미래를 위한 화해의 정신을 잊지 않아야 한다.진정한 사랑법이야말로 인생을 더욱 값지고 고귀하게 만드는 동력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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