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 정명공주와 광해군의 정치 기술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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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은 왕권 중심인 것 같으면서도 신권 및 척족,붕당 세력들이 드세었던 시대였다고 생각을 한다.조선 개국 공신 가운데 정도전과 같은 인물은 신권을 강화하면서 세를 넓혀 가려고 했던 것이 화근이 되어 제 명에 살지를 못하고 척살당한다.나아가 명종대에 시작된 당파 싸움은 넓게 보면 현대까지 미치고 있다.붕당은 발본 색원이 안되는 권력을 갖은 자들의 본능이고 속성인가 보다.또한 왕은 유교사상에 젖어 들어 왕의 말 한마디가 법이 되고 사회체제의 근간이었기에 이를 어기고 눈에 벗어나게 되면 다양한 법률을 적용하여 유배 내지 사사시키기도 했다.조선시대 모든 왕들 면면이 보수적이고 편협된 사상과 이념에 스스로 갇혀 있었던 꼴은 아니었을까.오늘날과 같이 기술이 발달하여 첨단 장비가 있고 민주적 정치형태를 띠였다면 말도 안되는 증거 불충분,사실 왜곡 및 과장,축소는 없었으리라.

 

 조선 왕조는 27대 왕이 있었다.7명의 왕만이 적자 승계에 의해 선위(禪位)가 되고 나머지 왕들은 여러 사정에 의해 차자 및 후비가 낳은 자식,먼 척족이 왕권을 승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조선 제14대 임금인 선조는 여러 모로 무능하고 예지력이 없는 임금으로 각인되고 있다.임진왜란이 터지면서 신립이 이끄는 충주 탄금대전투가 왜군에게 대패하면서 선조는 의주로 몽진을 가게 되는데 최악의 경우에는 명에 몸을 의탁하고 명군의 원조를 요청하려고 했다.수치와 유약한 임금이 아닐 수가 없다.아들 광해군을 임금으로 어쩔 수 없이 앉히게 되는데 광해군에겐 이복 동생이 있었다.나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작은 어머니꼴인 인목대비에겐 영창대군과 정명공주(貞明公主)가 있었다.ㅅ선조는 삶의 황혼기에 영창대군에게 선위의 뜻이 있었지만 실행으로 옮기지를 못한 채 영창대군을 잘 보살펴라는 유훈을 남기면서 세상을 떠난다.그 뒤 광해군은 영창대군의 세력이 커질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강화도로 유배시켜 뜨거운 방에 감금하여 죽음을 맞게 한다.아무런 죄도 없는 어리디 어린 피줄을 잃은 인목대비와 누나 정명공주는 끌려 가다시피하는 영창대군을 보면서 자신들이 죽든  살든 광해군에 대한 복수의 염이 도사리고 있었을 것이다.

 

 선조와 인목대비 사이에 낳은 정명공주는 당시 나이로는 드물게 팔십 삼세까지 장수를 누렸다.어린 시절 어린 동생을 잃고 인목대비와 함께 서궁(西宮)으로 폐출되면서 겪었을 암울했던 시절을 겪으면서 이복 오빠인 광해군에게 빛나는 정치를 갈구했을 것으로 보인다.그것이 바로 화정(華政)이다.정명공주에 대한 이야기는 일전 화정,정명공주/신명호 지음을 통해 알게 되었다.새로운 감각으로 정명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파편적인 정명공주의 기록보다는 『계축일기』와 『연려실기술』에 나타난 정명공주의 직간접적인 언급을 바탕으로 그녀의 삶을 조명했다.그녀는 선조부터 숙종까지 6대 임금과 함께 했던 파란만장한 생애였다.다행히 서궁 유폐에서 풀려나 창덕궁으로 돌아온 정명공주는 연하의 홍주원과 백년가약을 맺는다.인목대비,정명이 유폐에서 풀려 나면서 인조는 반정의 명목이 폐모살제였지만 명.청과의 외교정책도 큰 몫을 차지했다.이후 정명은 숙종에 이르기까지 있는듯 없는듯 살아갔던 인물로 자리매김된다.그녀가 낳은 자식들이 후일 혜경궁 홍씨 가문을 탄생케 했다.

 

 

  정명이 태어나던 선조대부터 숙종대에 이르기까지 조선 사회는 앞날이 불투명하기만 했다.붕당 싸움으로 사분오열되었던 조정,민심 이반 그리고 왜구의 침략과 사대교린,조공을 요구하는 명과 새롭게 탄생한 누루하치의 후금 정책은 간난신고의 조선을 더욱 힘들게 했다.게댜가 인조 반정은 이괄의 난을 불러 일으키면서 당쟁은 격랑 속으로 빠져 들면서 숙종대에 이르기까지 붕당 싸움,예송 논쟁 등 유교사상의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엊그제 포털 뉴스에서 선거시 지역 감정 조장하는 발언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해도 선거법 위반으로 금배지를 떼어 내겠다고 한다.제발 그렇게만 되었으면 좋겠다.지역 감정 역시 붕당에서 기인한 구태의연의 극치가 아닐 수가 없다.살얼음판을 살았던 정명공주가 빛나는 정치를 갈구했다면 현대 정치인은 지역 감정의 암적인 낡은 세포를 오차없이 적출해 내야 한다.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시대인 만큼 사람사는 세상도 진일보하기를 바란다.아울러 정명공주가 살았던 6대 임금이 재위하던 시기의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접하게 되어 학습이 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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