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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행33훈 - 삼성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
김용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6월
평점 :

삼성이 한국 기업계의 중추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2008년 미국 금융 위기 사태가 경제,금융권을 1급 태풍 이상으로 강타했지만 그래도 성장하는 기업은 따로 있었다.삼성 기업도 경제,금융위기를 잘 돌파하여 높은 영업 순이익을 냈다.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자강불식(自强不息)하고자 이건희 전(前) 삼성 회장은 2009년 4월 사장 이하 상무에 이르기까지 계열사 임원들을 연수원으로 집결시켜 정신무장의 자리를 마련했다.그것은 위기극복방안으로 내걸은 이건희의 경영철학 33가지로 지행용훈평(知行用訓評)로 줄여서 지행 33훈으로 불린다.경영자들이 갖추어야 할 5가지 능역은 알고,행하고,사람을 쓰고,가르치고,평가하는 것이다.
지금도 막후에서 삼성 경영을 조종하는 이건희는 삼성 및 삼성맨들에게 불사조와 같은 존재일 것이다.만성 심장질환으로 장기간 입원 중인 이건희에게 삼성은 자신의 업보이고 자산이며 대대로 이어나가야 할 절체절명의 가보이기도 하다.그래서 영업 이익을 놓고 쉽게 샴페인을 터뜨리는 우(愚)와 후회를 범하지 않으려 삼성 임원진들을 연수원에 모이게 하여 삼성의 앞날에 대한 경영철학을 강도 높게 설파했을 것으로 보인다.가끔 언론에 비치는 삼성 이건희의 모습,언행은 짧고 간결하다.질적인 경영을 추구하기 위해 마누라와 자식 배고 모두 바꿔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의 중요성,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농업혁명의 필요성,가족이 간호할 필요가 없는 간병인 병원,도시개발 자체를 수출하는 아이디어,사무실과 주거공간이 함께하는 복합공간에 대한 구상,암기 중심의 공부에서 탈출해야 하는 필연성,모든 업무의 디지털화,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기업문화와 사회공헌의 중요성 등을 말하고 있었다. -P8
이 세상은 위기 의식을 갖고 선점(先占)하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 보편적인 것 같다.삼성은 1936년 정미소부터 시작하여 근간 수십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그 가운데 핵심은 단연 삼성전자이다.삼성물산이 모체기업이었지만 이건희가 삼성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한구 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에 적극적이었다.이것은 삼성 신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이건희가 회장에 취임하기 전엔 전자 분야는 선진 일본 전자 업계에 눌려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어눌한 말씨에 독선적인 느낌이 강한 이건희는 불도저식으로 삼성 경영철학을 강행해 나갔던 장본인이다.흔히 일본은 투지도 전략도 없는 월급쟁이 CEO인 반면 삼성은 경영자의 전략능력과 의사결정의 차이로 일본 전자업계를 추월했다는 것이 정설이다.특히 이건희 경영철학 가운데 본받을 점은 인재(人材)로 삼을 만한 재목감은 바다를 건너가서라도 정중하고 끈질기게 교섭하여 모셔 온다는 것이다.삼성 전자에는 사장보다 연봉이 더 많은 기술진이 분포하고 있다.삼성 외의 타 대기업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이건희 경영철학은 통찰력이 돋보인다.또한 생각을 많이 하는 이건희는 '생각중독자'로 평이 나 있다.특히 기회상실만큼은 죽어도 겪고 싶지 않아 굶주린 맹수와 같이 먹이감이 보이면 인정 사정없이 돌격하는 꼴이다.

이건희는 어린 시절 부모와 떨어져 일본에서 공부했다고 한다.혼자가 되면서 고독 속에 갇혀 생각이 많아지게 되고 한때는 일본 야쿠자 조직원과 휩쓸리기도 했다.선진 기술을 비롯하여 일본 문화,철학이 몸에 배였던 이건희는 삼성 회장이 되기 전엔 삼성의 사활은 일본의 높은 기술력을 도입하고 배끼면서 극일하는 것이 최고라하고 여기며 전력투구했다고 한다.경영은 일종의 흐름을 타기에 미래에 대한 준비 대책에 매진한다.경영의 위기를 극복하고 삼성이 세계 1위의 기업이 되기 위해 이건희와 아들이면서 현 삼성 전자 부회장 인 이재용은 한국에서 월(月) 가장 많은 전기요금을 낸다고 한다.집이라는 공간이 경영을 일궈 나가기 위한 전초전인 것 같다.이건희는 미디어를 전공하여 언론계에 뼈를 묻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한국 반도체를 인수하면서 그의 경영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기술,경영 모두 1등을 고수하는 이건희 경영철학은 일면 강행군으로 비쳐지기도 하지만,경제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한 순간 고삐도 늦출 수 없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온다.기업인,자영업자 누구든 경제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건희 지행 33훈(訓)은 타석지석이 될 수 있다.경영 구루가 전하는 내용을 읽으면서 남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 선점하려는 다소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사람,기업이 성공할 확률이 크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