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30초마다 터지는 웃음은 다소 과장된 표현인 것 같다.글 속의 오베라는 남자에 대한 기대는 사라지고 까칠한 면모 일색이었다.좋게 말하면 근엄하고 다르게 표현하면 물과 기름과 같이 사람 사이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나는 이 도서를 읽은 지가 1주일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서평 기한을 훨씬 넘기고도 자신이 태평(?)할 줄이야.아무튼 오베라는 인물이 내 주위에도 있기는 있는데 꼬집어서 누구하고 하기에는 아직은 모르겠다.개인의 기질과 성향이 붕어빵과 같이 일치하는 사람은 이 세상 누구도 없으니까.

 

 북유럽 소설이 제법 재미와 흥미를 끌고 있다.범죄 관련 소설로서 거의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적이고 비윤리적인 이야기들이 일상에선 아웃이겠지만 이야기를 잘 배합해 놓으면 흡인력에 흡인력이 더해 가면서 독자들의 시선을 정지시키기에 대세를 몰고 가는 것 같다.이에 비하면 《오베라는 남자》는 주인공 오베의 인생의 전체적인 윤곽,흐름을 도마 위에 올려 놓고 자근자근 내리친다고나 할까,그럴라치면 황태 속살이 벗겨지면서 맛없는 겉껍질은 버리고 시간과 세월 속에 숙성된 진미(珍味)를 맛볼 수 있을테니 진정 오베는 겉모습보다는 살아 온 환경과 내면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수박 겉만 핥다 말고 지나쳐 버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프레드릭 배크만 작가는 블로거이자 칼럼니스트로서 이 글은 그의 데뷔(Début)작으로서 블로그에서 처음 시작된 작품이라고 한다.블로그가 대세인 시대에 글쓰기,편집 등에 대한 내공을 다져 놓으면 낭중지추와 같이 작품성을 알아 주는가 보다.프레드릭 배크만 작가는 《오베라는 남자》를 통해 모국 스웨덴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다고 한다.오베라는 남자는 한국 나이 60세로서 아직은 창창한 나이이지만 아내 소냐를 앞세우면서 옆구리가 시리면서 삶의 재미를 상실한다.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까칠하게 굴면 약속이나 한듯 그를 피해 다닐까마는 그의 기질과 성격은 아버지의 유전자를 판박이마냥 이어 받았다.할 말,자신이 해야 할 일 이외엔 오불관언으로 일관하는 오베,30초마다 폭소가 터진다고 하던 이야기는 온데 간데 없고 인내와 끈기로 읽어 가야 겨우 오베의 진면목이 나타나게 된다.일종의 원리 원칙주의자와 같은 삶의 가치관이라고 할까.

 

 열여섯 살 아버지를 잃고 오베는 철도 회사 근무,주민 자치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인생의 쓴맛,단맛을 겪어 나간다.열차 객실 물건의 도둑으로 몰리기도 하고 주민 자치회에선 주민들과의 의견 다툼,논쟁을 겪기도 한다.그는 선친이 몰던 중고차를 팔아 신차를 구입하면서 스스로 중산층으로 자위하면서 삶을 설계해 나간다.그리고 천생의 배필(配匹) 소냐를 만나게 되는데,소냐는 오베를 이상형 가운데 이상형으로 (마음으로)여긴다.소냐는 오베가 갖고 있는 긍정적인 면이 든든한 남편감으로 내면에 자리잡게 된다.오베와 같은 사람을 놓친다면 소냐는 두고두고 후회의 나날을 보낼지도 모른다는 각성에 오베를 꼭 붙잡게 된다.오베는 정령 정의에 살고 정의에 죽는 화신으로 보였는지 모른다.

 

 그(오베)는 정의와,페어플레이와,근면한 노동과,옳은 것이 옳은 것이 되어야 하는 세계를 확고하게 믿는 남자였다.훈장이나 학위나 칭찬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래야 마땅하기 때문이었다. -P206

 

 오베와 소냐의 백년해로가 너무도 일찍 종지부를 찍을 줄이야.소냐가 암으로 운며을 달리하면서 오베는 순망치한을 몸과 마음으로 겪는다.겉정보다 속정이 깊었던 오베가 아내 소냐를 앞세우면서 목매달기,배기 가스 질식사,권총 등으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무위로 돌아간다.결국 오베는 멀리서 이사온 주위 사람들과 대화와 소통을 나누면서 오베의 진면목이 소리 소문없이 퍼져 나가게 된다.기차역에서 한 남자의 생명을 구한 의로운 사람이기도 한 오베...그리고 오베는 힘없는 아녀자,아이들을 위해 싸우기도 했던 사람이다.오베는 호불호에 대한 판단을 정확하면서 누구에게 신세지고 의타심을 갖으려는 사람이 아니다.한국 사람들이 흔히 갖는 감정 가운데 '까칠하게 따지고 덤벼들지 않고 은근하게 묻어 가는 성격'을 좋아하는데,오베라면 '절대 안될 말'이죠!라고 딱 잘라 말할 것 같다.고지식하고 융통성은 없을지라도 그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편견과 질시,오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그리고 오베는 그의 죽음을 대비하여 장례 절차,묫자리까지 유언으로 남길 정도로 치밀한 성격의 소유자이다.나아가 오베와 같은 사람이 많은 사회일수록 사회 질서,규율이 정착되고 정의와 상식만이 사회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오베라는 남자에게 경의와 존경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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