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책 - 오염된 세상에 맞서는 독서 생존기
서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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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은 책을 읽고 난 뒤의 흔적이면서 기록물이다.이것은 어떠한 일을 하든 그 수행 결과에 대한 흔적과 기록을 남기는 것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한다.다음 일을 하기 위한 징검다리로서 발전을 위한 도전 의식이 되겠다.이것을 불특정 대다수가 보고 읽으면서 평가를 내린다면 개인으로서는 더욱 가시적이고 긍정적인 대가가 뒤따른다고 본다.그래서 서평을 비롯한 모든 행위에 대한 흔적,기록이 모여 역사가 되고 야사가 될 것이기에 매우 보람있고 유익한 작업임에 틀림없다.

 

 나는 학창 시절 책을 많이 읽지 못한 점이 마음에 오래도록 걸렸다.누가 나에게 책을 읽지 않았다고 몰아 세우고 채찍질을 하지 않더라도 마음 깊은 곳에는 독서에 대한 갈망이 갈증으로 변했다.학창 시절은 교과서와 전과,문제집이 전부일 정도였기에 별도로 도서관을 찾는다든지 책을 구입하여 마음 편하게 읽고 독후감을 쓸 환경이 되지도 못했다.학교 성적이 우수하면 그 자체로 사회적 신분도 비례 상승할 줄 알았지만 생각대로 되지도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나이,세월이 해와 달처럼 흐르고 흘러 중년의 나이에 이르면서 정신적 심리적 각성을 하게 되는데 내게 결핍 부분이 독서 이력이었다.7년 전 《토지》를 쓴 박경리 작가,《당신들의 천국》을 쓴 이청준 작가의 타계 소식을 접하면서 그 분들이 남긴 작품들을 중심으로 읽어 내려 가기 시작했다.

 

 목이 마른 사람은 갈증을 해소해야 하고 배가 고픈 사람은 빈 속을 채워야 하듯 나는 독서 이력이 극빈 상태에 있었기에 많이 읽는 것이 목표였다.직장에서 받는 급여의 10% 정도는 도서 구입 비용으로 충당할 정도로 도서 구입에 적극적이었고 필요하면 중고 사이트,출판사 직구매를 하기도 했다.책을 읽는 장소 불문,시간대는 틈만 나면 읽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읽어 나갔다.그런데 모든 행위에는 동기(動機)와 목표 의식이 있어야 하는데,내 경우에는 동기(목적 의식),목표 의식은 희미하기만 했다.독서의 질보다는 양을 중요시했다.책을 읽다 보면 글 속에 인용된 연관 작품 등은 노트에 기입하여 새끼 치듯 도서 구입을 했다.이것이 독서 초반기의 독서 활동이었다.시간이 흘러 인터넷 인터파크에서 『지리산 둘레길 걷기』 행사에 선정되어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작가와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서평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어줍잖은 서평이지만 2009년 연말 무렵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도 읽고 싶은 도서,읽어야 할 도서들이 산처럼 쌓여 있지만 소가 여물을 되새김질 하고 뚜벅뚜벅 걸어가듯 책읽기를 쉬지 않으려 한다.작년 이맘 때 서민 저자의 《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를 접하면서 서민 작가를 알게 되었다.기생충과 관련한 저자의 다양한 에피소드,저자 개인사 등을 솔직 담백하게 구술하고 있는 점이 무척 인상에 남는다.그리고 1년 정도의 시간이 흘러 《집 나간 책》이 독자들 곁으로 왔으니 아니 읽고는 못 배길 것 같았다.직접 손에 들고 읽어 내려 가면서 느낀 바는 서민 저자가 그간 읽었던 도서들을 사회 현상과 견주면서 건전한 사회 비판을 쏟아 붓고 있는 점이다.사회,일상,학문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어디까지나 서민 저자가 읽고 느낀 바를 가감없이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다.특히 현 한국 사회 현상을 놓고 지식인으로서 비판의 잣대를 세우고 있다.해방후 현대 한국 정치사가 그러하듯 군부 독재,친일 세력,자본가,기회주의자들이 실질적으로 파워 행사를 하고 있음을 새삼 감지하게 된다.정의와 상식보다는 '좋은 게 좋은 거야'라는 두루뭉술한 발상과 의기 투합이 사회 지도층과 국민간에 불신과 불통만 안기고 있는 셈이다.

 

 독서 인구의 저변화를 놓고 볼 때 10대 20대의 독서 활동은 아직도 빈약하기만 하다.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깜짝 논술 준비를 하지만 일시적으로 가려움증에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제와 같다.보다 자신의 앞날을 내다 보고 독서를 하고 서평을 남기며 타인들과 소통과 공유를 하는 것이 훨씬 유익한 행위가 아닐까 한다.모두들 독서의 중요성을 알고는 있지만 현실적인 교육 체계,전자 도서.스마트 폰으로 쏠리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종이책은 젊은층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말초신경을 건드리고 유익하지 못한 얄팍한 정보 등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얼마나 널리고 널렸단 말인가.몰입,집중과 같은 교육 방식이 나쁘다고는 볼 수가 없지만 유아기부터 책을 읽어 주고 또는 읽게 하면서 질문과 대답의 형식을 빌려 대화,소통,토론의 방법을 키워 나가야 마땅하다고 본다.현실은 암기 위주의 교육 방식으로 흘러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오로지 자본의 논리에 따른 서열 위주가 횡행하고 있는 것이 한국 교육계의 현 주소라고 생각한다.

 

 이제 내게는 독서 활동이 일상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이왕 독서 활동을 하고 있으니 취약한 분야,예를 들면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도서들을 읽어 가려고 한다.시시각각 세상을 변하고 있는 만큼 독서도 게을리해서는 시대,사회에 뒤떨어질 것이기에 꾸준하고 쉼없는 독서야말로 나아가야 할 길이 아니겠는가? 서민 저자는 한 권의 도서 이력일지라도 재치 섞인 비판의 목소리,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 등을 잘 요리하고 있어 읽는 내내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서평은 재미,흥미,교훈이 살아 꿈틀거리도록 스스로 서평에 대한 안무를 해 나가는 무대 뒤의 안무가와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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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5-05-28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