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관계를 회복하는 용기 - 어떻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박대령 지음 / 소울메이트 / 2015년 4월
평점 :

삶의 반경이 어느 때보다 넓어졌다.게다가 삶의 속도마저 빠르게 흘러가다 보니 개개인이 챙겨야 할 것들이 무척 많아진 것이 현실이다.가정,직장,사회 모두 느슨하고 안이하게 대처해 나갔다가는 죽도 밥도 되지 못하니,현실이 아무리 각박하고 힘들어도 미래에 대한 자신의 삶의 목표를 성취해 나가겠다는 의지와 노력이라는 것을 가슴에 품고 이겨 나가려고 발버둥치지 않으면 안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성인이 되어 가슴 깊게 뼈저리게 느끼는 점은 독불장군(獨不將軍)이 없다는 점이다.개인적 재주와 능력이 뛰어나다 한들 혼자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는 법이고,오늘날과 같이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는 사회에서는 개인과 개인,개인과 집단이 어우러져 관계의 밀도를 촘촘하게 구성해 가는 법이다.이것은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면서 서로가 의지하고 보완해 가지 않으면 안되는 존재이기도 하다.사회 공동체가 해체되고 개인의 자유와 표현,이기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인간 관계로 인해 몸과 마음의 상처와 고통이 어느 때보다 증가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세태인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는 현상이 심해서 약물복용으로 신경 안정을 다스리고 있다.이러한 현상이 결국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난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자인한다.다만 이렇게 약물복용으로 완치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기로 무게를 실었다.예를 들면 지난 시절의 미해결 문제에 대해 너무 집착하는 것보다는 내가 현실적으로 (응당)해야 할 일과 마음 고생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거운 짐을 내려 놓기로 작정했다.이것은 내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고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무언의 반향과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이렇게 나와 같은 케이스로 인해 가정 의학과를 찾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구체적으로는 조울증,공황 장애증,자살 시도 등으로 병원을 찾아 삶을 개선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

사람과의 이상적인 관계는 과연 무엇일까.신(神)이 아닌 이상 주고 받는 관계가 가장 좋은 관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데,사회,직장에서 만난 인간 관계는 이익 상충관계가 대부분이어서 쉽게 지인에게 속내를 털어 놓을 수가 없다.보통 속내를 털어 놓는 관계라면 허심탄회한 사이를 일컬을텐데,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러한 관계보다는 현실적으고 형식적인 관계가 많을 수 밖에 없다.그래도 내 이웃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러운 표정과 말씨로 가벼운 인사,살아가는 이야기를 늘어 놓으면서 무미건조하고 냉랭한 관계를 벗어나려고 한다.예전 직장 생활 속에서 군대식 문화를 접해 왔던 소이인지 상사에 대한 이미지는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이다.쌍욕과 서류 던지기,인신 공격 등으로 부서원 앞에서 직원에게 수치심과 명예 훼손을 일삼는 상사와 주로 생활하다 보니 직장 생활의 재미와 유익함은 별로 없었다.기회를 틈타 그러한 상사에게 비인간적인 처우 문제를 드러내기도 그렇고 고충 처리를 통해 속앓이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그러한 조직 문화에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 놓다가는 '누워서 침 뱉는 격'이 되고 말 것이니 참는 것이 지고선으로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속내를 털어 놓을 만한 친구,관계를 기대하기 보다는 현재 맺고 있는 관계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고 무너지지 않기만을 바란다.물론 속내를 털어 놓을 친구,관계가 있다고 해도 서로가 먹고 살기 바쁜 시절이기에 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면서 마음 속에 침전되어 있는 응어리,분노,원망,우울,포기,절망 등과 같은 것들을 디톡스하려고 한다.그리고 자주 몸과 마음을 밖으로 움직이면서 공기와 흙,물,바람과 함께 하려는 자연주의를 예찬하고 있다.물,불,흙,공기와 같은 자연은 위대하기만 하다.인류에게 커다란 선물이면서 문명의 발달,인간의 진화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삶이 각박하고 이해관계로 뒤섞여 있을지라도 (인간)관계야말로 개개인의 삶의 자산이고 자양분이다.이러한 인간 관계의 본질과 (실질적인) 관계 맺기,인간 관계를 위한 환경 등의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이 글은 인간 관계를 잘 이끌어 가기 위해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급조 분장한 연극인과 같이 어색한 꼴을 내보이기 보다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이되 때와 장소,상황에 맞게 당당하고 자연스러운 자신의 내면을 겉으로 연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겉으로 드러난 모습 위에 지식과 경험이 많고 경우가 밝은 사람이라면 사람과의 관계는 원사에 짙게 배여 나는 염색사와 같이 오래도록 관계의 침전물이 빠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게다가 현대인은 어느 때보다도 무한 경쟁의 틀 속에 갇혀 있다.꽉 짜인 기존 사회의 틀과 시스템 속에 진입하기 위해 몸과 마음이 지쳐 가고,미래의 달콤한 결과(結果)를 맛보기 위해 환경과 물질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이다.또한 SNS망이 대세로 굳혀져 가면서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소통,관계의 깊이를 모색하던 것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그래서일까.스마트폰,컴퓨터로 일상의 업무,소통이 이루어지다 보니 스스로 외로움을 타고 정신적 질환까지 앓고 있는 것은 아닐까.

평소 나는 내.외적으로 강해져야 저절로 사람이 따라 온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향학,운동,사회 활동,동호회 등을 통해 내 참모습을 보이되 타인에게 역이용 당하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사람은 끼리 끼리 어울리기도 하지만,사회 생활 속에서는 가까이 하고 싶은 않은 사람일지라도 한솥밥을 먹어야 할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그럴 경우 속에 있는 생각,감정,상상,이미지와 같이 관계를 좀먹는 것들은 잠시 내려 놓고 마음을 비우고 객관적이고 제3자의 눈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모색하려는 냉철한 지혜가 요구된다.있는 그대로의 내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많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현실은 매우 한정적이기만 하다.상처와 고통 속에 잠겨 있는 관계의 회복과 탄력에 가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내면을 다독이고 위로하면서 용기와 도전의 정신으로 우뚝 일어나는 자세와 태도가 관건(關鍵)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