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퀘스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과 여의 로맨스를 스릴과 긴장감 넘치게 소개하고 있는 더글라스 케네디 작가의 자서전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더글라스 케네디 작가의 작품은 《빅 픽처》를 비롯하여 네 다섯권 정도를 읽었는데 남과 여가 처해진 상황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여건과 기질,핑계,변명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유부남,유부녀들이 벌이는 외도의 모습은 착실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비윤리적인 모습이 될 수도 있지만,당사자들에게는 서로 눈이 맞아,마음이 맞아 벌이는 사랑의 행각이기에 때로는 당사자들의 선택과 결정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오죽하면 사랑은 무죄라고 했을까.

 

 우리 인간은 우연하게 부모의 결합에 의해 태어나 성장하고 번식하며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순환적 존재로 각인된다.이러한 순환적 존재도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삶을 연출해 나가기 마련인데,삶이라는 여정이 수학 공식과 같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습관과 경험,변수,(스스로 잘못 들어 놓은)덫이 상존(尙存)하기 마련이다.나 역시도 겨우 오십줄에 지난 시절을 되돌아 보니 삶의 모양이 직선이 아니고 곡선이 아닌 더블 딥과 같은 꼴을 보이면서 침체와 난관과 같은 가시밭길에 면역력 및 길항작용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이것이 신이 아닌 인간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본모습이 아닐런지.이러한 가운데 누군가,무엇인가로 인해 마음에 깊은 응어리와 회한이 깊게 자리잡고 있기도 하는데 어떻게 하면 마음의 평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지금은 많이 잊으려 노력하고 새삶을 위해 심기일전하려 하지만 지난 시절 금전문제로 인해 가까운 사람도 잃고 몸과 마음마저 피폐했던 것을 상기하면 우울과 분노,원망,복수마저 불사르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더글라스 케네디 작가도 한국 나이로 회갑을 맞이하고 있다.그에게는 아일랜드계 아버지와 독일계 유대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부모의 사랑과 애정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완고한 아버지와 신앙심이 깊은 어머니 사이에서 불안정한 애정 관계로 인해 마음의 갈등과 번민을 거듭해 나가고,작가로서 명성을 날릴 때에도 부모는 그에게 자식의 존재를 높게 알아 주지 않고,더글라스 케네디 작가는 아일랜드,프랑스 등 외국을 자주 드나들면서 마음에 화살이 꽂히는 이성을 만나지만 그것은 아내에게 이혼의 빌미를 제공하는 원인이 되면서 파경을 맞이하게 된다.슬하에 두 자식이 있지만 자폐증에 걸린 아들을 위해 엄마보다도 작가의 몸과 마음이 달아 오른다.작가에게는 유일하게 할머니가 그의 마음의 벗이고 기댈 수 있는 존재였다고 회고한다.

 

 삶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다양성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다양성이란 단순한 인정이나 타협을 뜻하는 게 아니다.삶이란 정답 없는 심오한 의문과 끊임없이 조우하는 일이다.삶에 대한 정답을 찾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애써야 하는 건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이다. -P29

 

 나는 아직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해야 할지 말지 결정하지는 못했다.다만 책읽기만큼은 나이는 들어가도 수불석권하려고 한다.만일 어떠한 계기로 글을 쓰게 되어 기대하지도 않은 결과가 나왔을 경우에는 조금씩 꾸준하게 외길을 걸어 가려는 마음은 있다.더글라스 케네디 작가는 작가가 되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누구나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에는 엄청난 비방이 쏟아진다는 점을  명심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즉 작가가 되려는 사람의 앞길에는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끊임없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나아가 기본 자세로 끈기,노력과 담대한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이다.그리고 누군가를 죽일 듯이 미워하고 원망할지라도 가능한 빨리 타자를 용서하라는 대목은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현실을 고려하면 쉽게 용서할 수 없는,내 자신이 소시민에 불과하다는 생각마저 든다.용서를 통해 상생을 도모하고 자신의 건강과 행복,미래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마련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은 정글 속과 같이 난맥상이다.조급해 하지 않고 차분하면서 담대하게 서서히 삶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더글라스 케네디 작가 역시 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 성장하면서 마음의 방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지금은 모든 것을 용서하고 화해하면서 '지난 시절 그런 적이 있었구나!'라고 회고,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인생에 놓인 덫은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너무 영리하지도 말고 너무 어리석지도 않게 삶을 삶답게 살아가는 것이, 정답은 없지만 정답을 찾기 위해 나서는 인간의 삶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