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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아메리카의 침묵 -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의 미국
김송희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14년 12월
평점 :

미국에 대한 이미지는 서브 프라임 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서브 프라임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주는 영향이 심대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직.간접적으로 영향권에 있는 나라들을 아직도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경제 노동능력이 없는 하우스푸어 계층을 상대로 미국 금융권이 집을 담보로 자격 요건 등 심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서민들을 상대로) 대출을 일삼다 보니 돈이 들어 오고 나가는 것을 제대로 준비하고 예측하지 못한 결과였던 것이다.한국 역시 미국발 금융 위기로 날이 갈수록 서민경제가 위축되면서 실물경제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절대 다수인 서민경제가 살아나야 주름진 국가경제가 탄력을 받으면서 펴질텐데 작금 경제동향으로 보면 그럴 기미가 요원하기만 하다.
미국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서방국가의 맹주로 군림하게 된다.표면상으론 서방국가의 맹주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세계를 이끌어 오고 있던 나라이다.다민족,다언어,다종교가 구성되어 있는 미합중국(유나이티드 오브 어메리카)은 20세기 말 갖은 전쟁(베트남,이라크 전쟁 등) 등으로 국부(國富)을 탕진하다시피 했다.세계 1,2차 오일 쇼크를 거치면서도 미국의 경제성장,부의 불균형 등은 심각하지 않았는데,1980년대 레이거노믹스에 의한 신자유주의의 발현은 기업위주의 경제성장,국영기업의 민영화가 지속되면서 소득 불균형,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신자유주의는 철저하게 갖은 자 위주로 모든 제도,시스템이 돌아가게 마련이다.또한 국가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기 마련인데 국세,지방세의 증세는 부유 계층보다는 빈곤 계층이 느끼는 고통과 상처가 깊기만 하다.이러한 현상이 비단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한국 사회도 흡사하기만 하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미국이 20세기 중후반부터 21세기 초기에 이르끼까지 전쟁 비용으로 쏟아 부은 금액이 천문학적 수치였을 것이다.그래서 미국인들도 정치 지도자를 바꿔 보자는 심산이 크게 작용하면서 부시 정권에서 오바마 정권으로 바뀌었던 것으로 보인다.흑인 출신으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된 오바마 정권은 긍정과 희망의 메신저를 띠우면서 군중의 심리를 잘 읽었던 것으로 보인다.오바마는 소통,용서,사랑,시어적 표현을 잘 구사하면서 유권자 및 대중들의 마음을 흡입한다.그런데 오바마 역시 미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재계인들로부터 부의 분배정책에 대해서는 외면을 받고 있고,이 문제가 강제적이지를 않아 재원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경제대국 미국이 추락하면서 이웃 중국은 대외개방,노동력,자본을 활용하여 경제성장의 고공행진을 보여 주고 있다.중국이 1세대 정도의 시장경제를 표방하면서 눈부신 경제성장의 궤적을 보이고는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환경 오염,기후문제 등의 문제에 대해서 대비와 책임감도 갖어야 한다.중국은 보무도 당당하게 G2국가라는 위용을 보이면서 세계통화의 기축인 달러화를 몰아 내고 위엔화를 세계통화의 기축으로 삼으려는 야심찬 계획도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중국이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갈 정도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을 추격 내지 추월하는 것을 내심 불안하게 여기면서 미국의 경제 진출권을 동남,서남 아시아로 돌리고 있다.동시에 동북아의 정치,군사적 역학을 일본과 교묘하게 판세를 짜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한국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토끼 두 마리를 잡아야 하는데 현실은 녹록치가 않은 모양이다.
베이징 대학에서 『장자와 한대문학』을 전공한 김송희 저자는 화려했던 미국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 주어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한다.18,9세기 서부 유럽에서 건너간 청교도인들의 탐험정신과 개척정신에 의해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워지면서 미국은 내내 개척정신(프런티어)으로 세계를 리드해 왔다.도전,개척,자유라는 이념이 미국을 대변하는 것이다.IBM의 회장직을 맡았던 루 거스너의 말을 빌리면 "변화는 위기 의식이나 사태가 급박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되고,어떠한 조직이든 지금 커다란 어려움에 처해 있으며,생존을 위해서는 뭔가 달라져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말이 강렬하게 다가 온다.개인을 비롯하여 국가가 변화를 절실히 필요로 하면서 이전의 잘못된 것들을 수정하고 혁신해 나가려는 의지와 노력이 식지 않았다면 지금 미국이 안고 있는 부조리,갈등이 완화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빠지게 될 것이다.'아메리카 드림'은 미국의 이상이며 세계인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한데 과연 오바마 정권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현재의 난관을 헤쳐 나갈 것인가.그 귀추가 주목될 뿐이다.아울러 한국은 미국이 표방하는 신자유주의라는 기치에서 한국 사회의 실정과 요구에 맞게 정책을 새롭게 각색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