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의 아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박하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인지도에 비례하여 충격적인 사건과 예상치 못한 주인공 그리고 깔끔하면서 박진감이 넘치는 작품을 대하면서 '역시!'라는 찬사가 절로 나왔다.미미 여사로 잘 알려진 미유키 작가는 일본 에도시대의 에피소드를 스토리텔링으로 잘 그리고 있어 시대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나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미유키 작가의 작품을 많이 접하지는 못했지만 구입은 많이 해 놓고 여러 사정에 의해 먼지만 가득 쌓이고 있다.이번 작품을 계기로 일본 추리작가의 작품을 다양화 해야겠다고 마음을 가다듬게 되었다.

 

 일본 도쿄는 23구(區)로서 도쿄 시내를 통과하는 강은 아라카와 천과 스미다가와 천은 물줄기가 마치 대퇴부 복재정맥과 같이 가늘고 길게 드리워져 있다.두 강줄기가 하나가 되지는 않지만 지향점은 태평양 연안이다.특히 아라카와 강 끝부분은 갓사이 해변공원이 있어 여름철에는 아베크족을 비롯하여 도쿄 시민들의 휴게 장소로도 그만이다.미유키 작가가 태어나고 성장했던 곳이 도쿄 서민촌인 고토(江東)구로 여름철엔 불꽃놀이를 구경하려는 인파로 북쩍거린다고도 한다.스미다가와 천변 상류에서 떠내려 온 불명(不明)의 토막 시체를 발견한 젊은 여인이 인근 경찰서에 신고하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어 간다.

 

 그런데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형사가 출동하면서 단서거리,탐문,알리바이 등을 집중 조사하게 되는데,이 글에서는 형사 야기사와 미치오의 아들 야기사와 준이 사건.사고에 관여하는 특별한 케이스다.사춘기 문틈에 있는 준(順)은 부모가 이혼하면서 아버지 밑에서 성장하고 가사는 가정부 하나가 맡아 꾸려 나간다.피해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의 여성으로 모두 두부와 오른쪽 팔이 없는 상태로 모골이 송연할 정도로 처참하게 부패되어 있다.죠토 경찰서가 수사본부가 되어 경감과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치면서 수사 현장은 삼엄한 분위기를 띠는데...

 

 형사 아이 준은 형사물을 좋아하는 동급생 신고(愼吾)와 함께 토막 살인 사건에 관여를 하게 된다.준과 신고는 주민회장을 통해 화가 시노다를 알게 된다.그는 고토 주민들과 잘 엮이지 않는 외톨이처럼 생활하는데 토막 살인 사건과 화가와 일종의 알리바이를 캐기 위해 탐문 조사에 들어간다. 그런데 시노다의 존재가 화단에서 크게 빛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가 일본이 종전(終戰)을 맞이하던 해 도쿄가 미군의 대공습에 의해 초토화되고 자신의 스승마저 화마에 불여귀가 되면서 후광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시노다는 대공습 당시의 모습을 『화염』이라는 제목으로 생생하게 재현하게 된다.시노다가 토막 살인과 관련이 있다는 연쇄 편지가 두 통씩이나 도착하지만 결국 그는 토막 살인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판명이 난다.

 

 두 구의 토막 시체가 각각 천변과 자동차 트렁크에서 발견된 것을 두고 준과 신고는 과연 누가 범인인지 알아 낼까.수사는 급진전을 보인다. 아파트 경비원,시노다 부인과 신의 어머니 아키코 등의 탐문이 이루어지지만 용의자는 무대 뒤에서 마치 조종이라도 하듯 수사망을 교묘하게 빠져 나간다.한편 토막 살인의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하던 중 피해자 부모에 의해 시신 확인,피해자의 성명이 밝혀진다.둘의 살해 당한 날짜는 다르지만 동일한 장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아가씨들이었다.연예인이 되기 위해 오디션을 보러 간 아가씨는 그만 탈락하고 사귀던 남자가 풀 죽은 기분을 달래주고 헤어진 것이 토막 살인자를 잡는 강력한 단서가 된다.또한 준과 가정부 하나마저 살인 용의자에 의해 입에 재갈까지 물리게 되는 숨가쁜 시간이 이어져 갔다.

 

 준과 하나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조토 경찰서의 경관과 형사들과 조우하게 된다.준은 형사 아버지 미치오를 만나 토막 살인에 관여 하면서 겪었던 체험을 기회로 더욱 성장해 나가려는 의지를 불태운다.한창 공부할 나이이면서 주변기에 속해 있는 준은 형사물을 좋아하는 동급생 신고를 만나 실제로 형사물을 다뤄 보는 특별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이렇게 해서 인간은 조금씩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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