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사랑해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유혜자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결혼을 하기 전 사랑에 빠진 남녀는 어떠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할까.내 경험상 사랑은 줄다리기와 같다고 생각한다.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면서 서로를 탐색해 나가는 과정이다.비록 첫눈에 반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극히 일부를 아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물론 인상,말씨,입성 등 외관에 쓰인 겉모습이 좋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래서 연애는 충분히 상대방을 알고 나서 혼인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혼기가 차서 결혼에 떠밀리는 일부 부류들은 주변의 등살에 못이겨 결혼을 후다닥 치르고 훗날 뒤늦은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남녀간의 사랑이 모래성과 같이 쌓여갈 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생의 반려자로서 긴시간을 사랑과 행복으로 이어져 갈 것이다.찰떡같이 궁합이 맞는 관계로 가정을 이루었다고 해도 삶은 지극히 냉정하고 현실적인 것이기에 사랑만 갖고는 살 수가 없는 법이다.사랑 위에 이해,배려,양보,희생과 같은 숭고한 정신이 마음속에 내재해 있지 않는다면 삶은 팍팍하고 힘들어지면서 갈라설 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밝은세상에서 남녀간의 로맨스를 다룬 《영원히 사랑해》는 제목 자체만으로는 관심과 기대를 끌기에 충분했다.그런데 읽어가다 보니 주요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자세보다는 일방적이고 편협적이기 짝이 없다.주인공은 바로 조명가게 사장 유디트와 건축설계사인 한네스이다.둘은 혼기를 한참 넘긴 나이로서 결혼에 대해 조급함이나 필요성마저 느끼지 못하는 듯 느긋하기만 하다.'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고 여주인공 유디트에게는 우연한 썸씽이 찾아온다.슈퍼마켓에서 외모,입성이 그리 좋지 않은 남자에게 발을 밟히게 되면서 남주인공 한네스의 적극적이고 집요한 대시가 유디트에게 당황스러움과 기대반을 낳게 했다.

 

 이야기는 부활절 즈음에 유디트가 한네스에게 발을 밟히면서 소소한 풍경을 연출한다.노총각 한데스는 건축설계사로서 겉모습은 어리숙한듯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면에 대해서는 과감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적극적인 구석이 있다.동창 게르트 파티에 우연찮게 한네스가 나타나 유디트에게 전날의 소소한 잘못을 사과하는 것을 시작으로 둘의 관계는 서서히 달아오른다.눈빛이 맞아가면서 손을 잡게 되고 드디어 베니스로 둘만의 여행을 다녀 온다.얼마나 마음에 맞고 좋아했으면 반지까지 건네는 김칫국을 마셨을까.베니스 여행은 둘에게 후유증을 낳게 하면서 서로 만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그런데 한네스는 자신을 대신하여 누군가를 시켜 유디트에게 애정공세(꽃다발,편지 등)를 하게 된다.유디트 친구들도 한네스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면서 한네스는 자아도취에 빠졌던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유디트는 이미 헤어지기로 약속한 마당에 한네스가 귀찮을 정도로 집요하게 뒤쫒는다.일종의 다리에 붙은 거머리와 같이 떨어지지를 않는다.그런데 유디트 주변 동료 및 친구들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한네스가 유디트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유례없는 진국이라고 극찬을 늘어 놓는데 유디트는  그만 정신분열증으로 병원신세를 지게 된다.문제는 유디트가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상대방과 대화하는 것이다.또한 그녀는 사랑이라는 것을 해보지 못한 사람인냥 늘 마음이 산란하다.한네스를 원망하다 자신을 책망하는 등 정신이 오락가락한다.

 

 유디트는 한네스의 진심을 이해하고 나서 다시 만나게 된다.한네스는 예전과 같이 유디트를 집요하게 대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한네스에 대한 유디트의 마음도 평정심을 되찾으면서 주말모임에 한네스를 초대하는 등 둘의 관계는 핑크빛을 연출하는데...'염전한 고양이 부뚝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한네스는 자신을 철저하게 속였다.조명가게 수습사원 비앙카와 바스티를 통해 한네스의 정체를 찾아내고 만다.그는 유부남에다 범법행위를 저지른 사람이었다.한순간 찾아온 사랑의 미로에서 정신적으로 헤맸던 한 여자,가정을 지키지 않고 외도를 즐겼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다소 혼란이 왔다.스토커마냥 집요하게 들러붙는 행위는 정나미가 떨어진다.아울러 상대방을 믿지 못하고 스스로 자신을 울타리에 가두고 정신적 분열을 일으키는 행위도 바람직하지 않다.세상에는 이보다 더 어리석고 우스꽝스러운 에피소드가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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