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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고전 : 서양사상편 - 서울대 선정 동서고전 200선 ㅣ 세상의 모든 고전
반덕진 엮음 / 가람기획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평상시 고전을 즐겨 읽을 기회가 많지 않다.특별히 고전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 이외에는 고전을 거들떠 보려는 마음이 일지 않는다.'특정 시대와 특정 공간을 초월하여 오랫동안 가치를 인정받아 온 책'으로서 고전(古典)은 객관적 불멸성을 담고 있다.시공간을 초월하여 진가가 검증된 고전은 어떤 새로운 작품에 의해 대체(代替)하기 쉽지 않은 공전절후의 작품이기도 하다.이렇게 탁월한 진가를 갖고 있는 고전이 왜 대중들에게 읽히지 않을까.아마 시대와 시의성과 거리감이 있고 난해하다는 점을 들 수가 있을 것이다.
문학과 사상면에서 고전이라 할 만한 작품들은 인류의 보편적 삶과 문명의 이기,진화,생각과 사유 등을 갈래갈래 진수를 정리해 놓았다.나 역시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서양사상편에 대한 고전을 접하게 되니 그 기쁨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시대별,작품별로 잘 엄선하여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고 해제까지 해 놓았기에 읽는 재미,학습효과가 있는 것이다.기원전부터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총 100편의 사상편을 집결시킨 이 글은 지적 호기심을 유발하고 지적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고전,신화,예술,건강,의료윤리 등 다방면에 걸쳐 연구 및 강의를 하고 있는 반덕진 저자는 <교양과 독서>라는 과목을 통해 학생들과 고전의 숲을 산책하면서 고전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학생들에게 평생의 멘토,평생의 친구,평생의 책을 만나라고 조언을 했다고 한다.1994년 서울대에서 <동서고전 200선>을 선정.공표한 것이 계기가 되면서 고전 읽기에 대한 당위성이 확산되고 사회적 반향도 예상외로 컸다.한 편 한 편에 대한 개괄적 모습과 핵심적 내용이 독자들에게 읽어나갈 이정표를 마련해 줌은 물론 관련 도서와의 연계성을 고려한다면 고전에 대한 독서의 폭은 더욱 넓혀질 것이다.흔히 독서가 생존을 위해 필요하지만 고전이야말로 정신적 근육을 한층 탄탄하게 하는 동시에 인류의 삶의 전반적인 모습과 내용을 한눈에 조망할 수가 있어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역사학의 아버지 헤로도토스의 역사 이야기부터 생태철학자 요나스의 책임의 원리에 이르기까지 알기 쉽게 정리.서술되어 있다.글의 제목,작가 소개,글의 전반적 모습과 핵심적 내용,그리고 저자가 추천하는 도서가 순차적으로 나열되어 있다.분야는 역사,정치,경제,철학,종교,언어,심리,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소개하고 있다.'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명제를 놓고 마키아벨리는 군주는 무릇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해야 하는 이중주를 잘 다루어 나가야 한다는 대목이 현실과 가장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특히 시대의 주요 정체성과 이데올로기가 고전의 작품에 끼친 영향이 크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서양은 중세를 벗어나 근대 산업시대로 들어오면서 합리적,논리적 사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게다가 인식과 행위에서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능동적인 존재로 변하고 인권사상도 고조되어 갔던 것으로 보인다.
각 분야는 독립되어 있는듯 하지만 실상은 연관되어 있다.인류 역사가 시작될 무렵에는 단순하던 학문영역이 인간의 생각과 감정이 복잡다기해지면서 학문영역도 파생되어 가면서 다변화를 이루어갔던 것이다.이것은 비단 사상만의 문제가 아닌 문학에도 적용되는 바이다.동양과 서양의 고전은 인류역사가 오래된 만큼 문학과 사상의 작품도 시대상황과 사회상,저자의 성향이 잘 나타나 있다.작품 속에는 인간의 본질과 삶의 방식에 대한 의문과 시대 상황에 따른 문제의식과 시대정신을 이식한 작품도 있다.부분적이고 파편적이나마 서양 사상의 고전을 통섭하는 계기가 되어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