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읽어 주는 신기한 이야기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박성준 외 옮김 / 레디셋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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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어린시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부분적,파편적이었다.어머니와 함께 객지에 나가서 잡화장사를 하셨기에 아버지,어머니에 함께 했던 시간은 방학,명절 그리고 애경사가 있을 때에만 잠시 만나고 또 다시 객지로 떠나셨던 것이다.그때는 몰랐는데 어른이 되고 보니 아버지,어머니가 전해 주는 이야기,살아가는 이유,방향 등을 전해 듣지 못한 점이 내내 아쉽고 공허한 마음이 가슴 속에 아직도 남아 있다.다정다감하지 않으신 부모님의 성격과 기질도 제게 전해준 유산인가 보다.그래서 자라나는 자식들에게 엄격한듯 자비로운듯 대해 주지 못하는 것이 천성인지 모르겠다.

 

 아내는 유아들을 가르치고 관리하는 직업에 있다.구연동화도 하고 많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한다.폭이 넓으며 늘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구연동화를 연습할 때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몰입을 한다.취학전 유아에게  생생한 현장감과 캐릭터의 특징을 발휘하면서 옛이야기(창작,전래동화 등)를 들려 주게 되면 귀를 쫑긋,눈은 초롱빛으로 번져갈 것이다.아이들은 꿈을 먹고 자라는 생물이기에 신비스럽고 꿈이 담긴 이야기를 듣노라면 인성과 학습,자아형성의 밑바탕이 되리라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남녀 평등이 실현되고 여성의 사회적 생활이 활발해지면서 아버지들도 자식들에게 유연하고 감성적인 이야기를 전해 준다든지 함께 놀아주면서 내면에 아버지의 존재감을 심어 주는 것이 인성 교육에도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아버지가 들려 주는 이야기가 흥미와 재미,상상의 나래를 타게 해주고 책을 가까이 하는 계기가 되어 꾸준한 독서로 이어진다면 아이에게 이보다 값진 삶의 선물은 없을 것이다.아빠(아버지)로서 아이에게 읽어 주는 신기한 이야기는 과연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아이가 신기한 이야기를 듣고 아빠와 나누는 소소한 질문과 대답형식도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정글 북》의 저자이면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러디어드 키플링 남긴 12가지 신기한 이야기 공역자이면서 아빠의 신분인 네 분이 직접 이야기를 번역.수록했다.글의 제목만 봐도 아이들에겐 눈빛이 초롱초롱해지면서 궁금증으로 가득찰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주로 동물과 물고기,곤충이 위주가 되고 문자와 관련한 이야기도 수록되어 자칫 흥미위주로 흐를 수도 있다. 생각과 사유의 힘이 약해질 수도 있기에 편지,알파벳과 같은 문자 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인류 문명의 발달을 함께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아이들은 인지력과 개념이 부족하기에 이야기를 들려줄 때에는 일사천리로 읽어주기보다는 질문거리와 호기심을 유발하여 아이들이 자유스럽게 말하고 대답하는 연습을 기르는 것도 학습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만일 8,9살 시절로 돌아가 아빠가 내게 고래,낙타,코뿔소,표범,코끼리,캥거루,거북이,게,고양이,나비를 비롯하여 편지,알파벳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 준다면 (성격상)미주알 고주알 묻고 캐기를 반복했을 것이다.소위 알 때까지 파고 드는 성격이 강했던 모양이라 어린시절 모르면 사전찾기,잘아는 사람,즉 선생님,선배 등을 찾아가 묻고 알아내야 속이 시원했다.지금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사전,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려고 한다.내 마음 속에 유연하고 감성적인 아버지의 모습은 거의 없지만 세월이 흘러 아버지가 된 내가 자식에게 들려 주었던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다.마음은 이야기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들려 주고 싶었지만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아이들은 인지력과 개념이 약하다.쉽고 재미있는 신기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하면서 상상력을 기르고 사물에 대한 인지와 이해력을 넓혀 가다보면 세상에 대한 식견과 안목도 차츰 배양될 것이다.동시에 지극히 국한된 자신만의 울타리에서 타인과 사회,세상의 생태계,문명이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되어 갔는가에 대해서도 스스로 이해하고 변주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아빠가 아이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들려줄까 고민하는 분들은 러디어드 키플링의 《아빠가 읽어 주는 신기한 이야기 Just So Stories》를 들려주기를 강추한다.아이는 꿈과 사랑을 먹고 성장하는 존재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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