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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한의학 - 낮은 한의사 이상곤과 조선 왕들의 내밀한 대화
이상곤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사람에게 죽음에 이를 세 가지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다 자초하는 것입니다.
잠들 때를 놓쳐 숙면의 시기를 놓치거나,
먹고 마시는 것을 조절하지 못하거나,
과로하거나 지나친 편안함에 젖는 것이
그것입니다
- 『공자가어』
성인에게 생기는 병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먹는 것,쉬는 것,운동하는 것 등을 잘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것이 대부분이다.당뇨,고지혈,고혈압,심혈관계 질환 등 대사성 질환은 합병증으로 유발되어 치사에 이르기도 한다.그래서 평소 자신의 체질과 성격,생활습관을 고려하여 먹는 것,쉬는 것,운동하는 것을 적절하게 실천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병이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말미암아 서서히 인체 내부는 각종 병원성 세균,바이러스의 증가가 혈관의 막힘,혈압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이 급진전되면 인체에 빨간 신호가 오게 되면서 자칫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자신이 처해 있는 생활환경,사회적 환경이 어떠한지를 냉철하게 인식하면서 스스로 이에 대처하는 것이 지혜로울 것이다.개인의 성격과 취향,기질 등이 다르겠지만 환경적 요소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한다든지 소홀히 하게 될 경우에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현대인은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사무직,정신노동이 많다 보니 암,고혈압,고지혈증,당뇨,심혈관질환을 유발하고 있다.그 비중은 매우 심각하며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인 수치이다.개인 모두가 건강해야 사회와 국가의 안녕과 행복지수도 커져 갈 것이다.
조선시대 왕들의 일상과 건강.질병을 다룬 《왕의 한의학》은 흥미진진하기도 하고 왕이라는 개인의 질병에 대해 염탐(廉探)하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읽어 내려 갔다.한의사인 이상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 및 『승정원 일기』를 바탕으로 조선의 주요 왕들의 국정과 질병의 함수관계를 그려 내고 있다.절대권력을 수여받은 조선의 왕들은 치뤄내야 할 업무량이 방대했기에 몸과 마음에도 쉬이 향이 갔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15세기부터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조선은 한의학이 주류를 이루었기에 이 도서에 소개되고 있는 조선의 왕들은 어의(주치의)를 곁에 두고 질병에 따른 진맥,처방을 받았다.조선시대는 성리학에 기반을 두고 신권이 막강하던 시기였기에 왕과 신료간의 의견대립도 만만치 않았던 터라 왕의 건강에도 큰 여파가 갔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 27명의 왕들도 권력이 다하면 자연인으로 돌아가기에 나는 왕의 신분으로 보지 않고 개인으로 왕들의 건강과 질병을 눈여겨 보았다.왜냐하면 건강의 소중함과 건강이 자산이라는 것을 알고 평소 생활습관을 잘 유지했더라면 장수와 영화를 모두 누렸을텐데...국사를 실행하다 보면 그럴 처지와 상황이 아닐 것이다.조선 왕 가운데 질병 종합세트라 할 만한 세종부터 뇌일혈로 세상을 떠난 고종에 이르기까지 조선 왕들은 대부분 국정에 의한 스트레스가 컸다.왕들도 기질과 성향이 있어 제각각이다.여색과 주색으로 기(氣)를 소진한 왕도 있고 심약형,약골형도 있는가 하면 자신의 체질에 맞춰 생이 다하는 날까지 보약을 입에 달고 살았던 왕도 있다.그중에 조선은 선군의 뒤를 바로 잇다보니 열 살도 되지 않아 국정을 맡아야 했기에 심담허겁,종마라는 말이 나왔을 법하다.
임질,풍질,풍습,강직성 척추염,소갈증,간질,서증,치통,이명,편두통,소화불량,종기,눈병 등을 달고 살았다.한의서 『동의보감』에 바탕을 두고 침뜸을 행했다.자신의 질병을 무속과 주술에 기댔던 왕도 있고,정기가 약한 왕은 메뚜기를 보양제로 삼았던 분도 있다.조선은 내의원,전의감,혜민서라는 3서가 있었다.왕들은 내의원이 관장했다.이번에 한의학의 히포크라테스를 알게 되었다.중국 동한 시대의 장중경이라는 인물로서 『상한론』을 지었다.구한말 갑신정변의 와중에 민영익이 자상을 입었지만 서양의 알렌에 의해 완치가 되어 고종은 서양의를 적극 수용하면서 세브란스의 전신 제중원이 탄생하게 되었다.병은 치료도 목적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할 때 건강을 챙기려는 예방의 자세에 있다고 생각한다.그리고 좋은 섭생도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