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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에서 한눈 팔기 - 서로 다른 생각들의 향연, 창의융합 콘서트
강신주 외 지음 / 베가북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언제부터인가 통합,융합과 같은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매체,미디어 등에서 사용하는 통합과 융합이라는 말을 처음에는 이질적인 두 개 이상의 음식을 하나로 섞어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했다.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인문분야와 과학분야가 겉으로는 이질적이지만 시대가 요구하기에 인문학도가 IT기술과 같은 분야에 들어와 새롭게 벤치마킹하여 생산성과 업무효율을 높이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실제 인문학도를 기술산업 현장에 투입하여 교육과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했더니 효과만점이었다는 풍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융합과 통합에 대해 '웃기는 소리 하지마!'라고 딴지를 거는 분도 있다.사실 산업화,도시화되고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개인의 업무는 단연 분업화되어 왔다.분업화의 대표적인 모델이 대학 캠퍼스이다.오랜 옛날에는 꼭 필요한 분야,학과만 설치되었는데 사회 현장에서의 업무가 다양화,세밀화 되면서 그에 부합하는 인재가 필요했던 것인데 바로 학문 역시 갈래 갈래 나뉘어 세분화했던 것이다.이러한 까닭으로 체제나 조직이 생산성,효율성을 이유로 다양한 방면을 섭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편적이고 편협적으로 몰아갔던 것이다.대부분의 고학력 출신자들이 자본주의가 필요로 하는 체제 및 조직에 길들여져 살아오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비즈니스 차원에서 통섭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신자본주의가 개인의 능력과 창의성을 존중하고는 있지만 대기업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정부는 시장자본주의를 구실로 대기업 위주로 개혁과 성장을 바라고 기업체에는 세금을 낮추고 있다.기업 유연화 정책을 쓰다 보니 경기가 위축되면서 경기전망이 불투명할 경우에는 구조조정,비정규직 양산 등으로 애꿎은 노동자들만 희생이 되버리는 것이다.요즘 같은 시대 학력이 대부분 고졸 이상이지만 자신의 전공을 살리는 사람은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이것은 자본주의가 낳은 구조적이면서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신자본주의는 자본가,소수계층 위주로 정책이 짜여져 있다.대부분 서민층들은 자본가,소수계층의 그늘에 가려져 자신이 쌓아 온 전공과 학문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실정이며,자칫 젊은 나이에 조직에서 도태될 우려도 크다.
도서의 제목이 '외길을 걸어가자' 라는 뉴앙스로 강하게 들린다.그런데 자본주의 시대,지식사회로 치닫다 보니 사람과 사람간에 인간적인 공동체 생활이 무너진지 이미 오래이다.그래서 통합,융합이라는 것을 굳이 말한다면 이질적인 분야를 하나로 묶는다든지 이개인의 뛰어난 분야에서 낯설은 분야로 벤치(접목)마킹하자라는 의미라면 이는 커다란 오산이라고 본다.왜냐하면 통합,융합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실현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현대 사회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벗어나면 살아가기 힘들게 되어 있다.경제적 여력이 뒷받침된다면 새롭게 재기한다는 각오로 도전해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는 실정이다.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이 통합과 융합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지만 서로 다른 분야를 이해하고 인식하는 것을 떠나 더 중요한 것은 내 삶보다는 타인의 삶을 더욱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자세가 더 긴요하다는 것이다.농촌보다는 도회지의 경우에는 하나에서 열까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로 생계와 승부를 거는 것이다.이 효력이 떨어지게 되면 과연 개개인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통합,융합이 실현가능할 것 같고 좋은 의미로 전달되지만 현실적으로는 난센스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개인의 삶이 어떻게 당장 흘러갈 것인가에 대해 더 숙고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이렇게 통합,융합이라는 정보 전달 차원이 아닌 구체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공동의 가치를 담은 플랫폼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서로 다른 분야에 있는 13인의 생각들을 창의융합 차원에서 흥미롭게 접했다.그러나 앞서 말했듯 개인의 삶의 질,가치가 떨어지는 마당에 어떻게 하면 늘어난 수명만큼 삶을 오래도록 이끌어 나갈 것인가에 중점을 두면서 고민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