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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슈투더 ㅣ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7
프리드리히 글라우저 지음, 박원영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는 형사 시리즈물을 많이 접하지를 못했다.게다가 영미권 및 일본 탐정물에 국한되어 지식과 정보가 많지는 않다.사건이 터지면 물불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수사활동을 벌이는 형사와 탐정들의 발빠른 움직임과 눈에 보이지 않은 배후의 조종세력들과의 타이트한 한 판 승부도 볼거리이다.긴장과 공포를 넘어 짜릿한 롤러코스터를 활강하는 기분마저 들게 한다.그런데 유럽권 형사 시리즈물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바로 독일어권의 슈투더 형사 시리즈이다.
1936년 무렵 세상에 발표된 형사 슈투더 시리즈는 프리드리히 글라우저 작가가 남긴 불세출의 형사물이다.또한 글라우저 작가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 버린 이 작품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이야기 속에 깔려져 있으며 사회 비판 소설로 주목을 받는 등 작가의 모국인 스위스의 국민문학이자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그렇다면 왜 이 작품이 스위스 및 주변 유럽국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을까.
형사 경험과 관록이 묻어나는 노년의 형사 슈투더는 교도소 예심 판사를 들었다 놓았다 할 정도로 자신의 직관과 냉철함에다 세세하게 물고 늘어지는 직업정신이 가미되어 이 글을 읽는 나는 슈투더 형사에게 박수를 절로 보냈다.사건은 사생아이며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슈룸프는 사건.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단골로 용의선상에 오르고 교도소를 들락날락하는 신세였는데,무역상이며 외판원이었던 벤델린 비치 살인 사건이 터지면서 슈룸프가 또 다시 피의자가 되어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가운데,형사 슈투더가 감방에 있는 슈룸프를 구치소로 이송한 지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자살을 시도하려는 슈룸프를 발견하고 구조하면서 사건.사고는 진전을 보인다.발빠른 수사,단서 찾기 등이 그리 기동력이 없어 보인다.다만 슈투더 형사의 노련미,직관력,인간적인 면모 등만이 글 전반에 짙게 깔려져 있다.
1930년대 스위스의 한 시골마을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은 슈룸프로 지목하지만 슈룸프 장본인은 결코 자신은 유죄가 아니라는 것.그의 얘기를 청취하는 슈투더 형사는 살인사건을 놓고 깊게 추리하고 판단하게 되는데,범인들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 주고 내보내는 묘목장과 행정 위원회 서기장 사이에 모종의 알리바이가 내비치는데 과연 무역상이며 외판원인 벤델린 비치는 누구에 의해 살해되었던 말인가.피의자 슈룸프는 벤델린 비치가 소유했던 금전의 액수와 거의 맞아 떨어지기에 그가 피의자로 몰리게 되지만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그는 단지 미운 털이 박혔을 뿐이다.게다가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게르첸슈타인 시골마을로 들어가 살인사건이 발생하던 당시의 상황을 탐문하러 간 슈투더 형사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낯선 목소리에 어리둥절하고 마는데 시골마을이 살인사건과 연루되는 것을 극도록 꺼리는 인심과 분위기 탓이었을 것이다.게다가 벤델리 비치의 딸 소냐마저 살해되어 사건의 미궁 속을 기어가게 된다.
사생아이며 사회적 약자인 슈룸프는 자칫 살인자로 몰려 비인간적인 삶을 살 뻔했다.인간적으로 약자를 배려하고 애정으로 다가서는 슈투더 형사는 구치소,감옥에서는 신부와 같은 인간미를 자아냈던 것으로 보인다.스릴감 넘치지는 않지만 슈투더 형사가 왜 스위스 국민문학으로 자리를 잡고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결정되었는 가를 마음으로 이해가 되었다.프리드리히 글라우저 작가는 짧지만 굵은 인생을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형사 슈투더 시리즈로 일약 스위스 국민문학으로 우뚝 솟았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