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와 드골 - 위대한 우정의 역사
알렉상드르 뒤발 스탈라 지음, 변광배.김웅권 옮김 / 연암서가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앙드레 말로와 샤를 드골 프랑스 현대사에 있어 정치가 및 문학가라는 이미지가 짙다.나도 그렇게 알고 있다.말로의 작품은 다행히도 《인간의 조건》을 몇 년 전에 읽었던 터라 그의 작품성과 지명도는 아직도 깊게 각인되어 있는데,샤를 드골은 정치가,군인 정도로만 인식되어 있어 이 도서는 두 분의 삶의 역정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길라잡이가 되어 주고도 남았다.앙드레 말로와 샤를 드골은 지금도 프랑스인들의 뇌리에 깊게 새겨지고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국가 지도자급에 있는 사람들이 나라의 살림을 제대로 꾸려 가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정치가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은 안성맞춤의 코드를 보여 주는 두 분의 정치 주연과 조연의 역할도 참 신선하기만 하다.

 

 "당신이 나의 친구이기 때문에,나는 내가 당신을 찬양하는 데 필요한 것을 그토록 훌륭하게 당신이 수행하는 데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인간 정신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알기를 원하고 알게 해주는 데 있어서 가장 뛰어난 적임자"이다. -P356 드골이 말로에게 쏟아낸 우정과 찬양 -

 

 1890년생 샤를 드골과 1901년생 앙드레 말로는 자란난 집안 환경이 달랐지만 두 분의 삶의 내면의 공통점은 문학을 꿈꾸는 소년이었을 것이다.군인,정치가로 외길을 걸어간 드골도 청년시절 글을 쓴 적이 있었다.10년 터울의 두 분은 파리가 해방되고 난 뒤 1945년 극적인 만남에 의해 정치적 동지로 변모하면서 드골은 지도자,말로는 참모(參謀)로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나간다.드골은 할 말만 하는 스타일이고 말로는 자신의 지식,경험,상상력을 종횡무진하는 변설가이기도 하다.드골은 제 1,2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때 군인으로 참전을 하면서 죽을 고비를 극적으로 넘긴다.말로는 전쟁 참가보다는 공산당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심취되어 한때는 파시스트,스탈린 사상,스페인 내전 등에 참여하게 된다.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프랑스는 전쟁으로 막대한 물적.인적 피해를 보았기에 경제적 회복이 급선무였다.파리 해방 후 십여 년 정도 과도기를 거쳐 샤를 드골은 1959년 프랑스 대통령에 선출되고,앙드레 말로는 공보부,문화부 장관을 맡게 된다.이는 샤를 드골이 앙드레 말로의 과거 이력을 충분히 검토하고 신임했던 것이다.앙드레 말로가 공보부,문화부의 수장으로 재직할 때 '루브르.앵발리드.베르사유 궁전의 그랑 트리아농의 복원,앜마데미들.파리 오페라극장.오페라 코미크 극장의 발전,프랑스 융단 산업과 코메디 프랑세즈의 건춪거 장식의 구제,도시들에서 민중이 찬란한 국가 문화유산에 접하도록 하기 위한 문화원들의 설립'같은 치적을 남겼다.

 

 앙드레 말로는 두 번의 이혼 경력이 있으며,첫 번째 부인과 인도차이나의 식민지 베트남을 방문하고 그 이후 정부의 도움에 의해 전세계를 누비게 된다.1930년대 중국 대장정 시절을 목격하면서 《인간의 조건》을 펴냈던 것이다.앙드레 말로는 도스토옙스키,니체의 사상에 경도된다.문학적 작품 전개,정치적 행보 속에 두 분의 사상과 힘을 이입시키지 않았을까 추측해 보았다.한편 샤를 드골은 전대미문(78% 가량)의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얻고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경제회복,외교문제(알제리 해방 등),문화,예술 등에 이르기까지 총력을 기울였다.청년 시절 모험가에서 반파시스트로 변신했던 앙드레 말로,장교에서 반항아로 변신했던 샤를 드골은 가느다란 강물이 하류로 접어들면서 물살이 거세지면서 거센 물살을 고요하게 침잠시키기 위해 말로와 드골은 극적 만남이 이루어지고 삶의 종반에 이르기까지 변절하지 않고 관계는 더욱 아름답고 고귀해져만 갔던 것으로 보인다.정치판도에 무사적인 기질과 변사(辯士)적인 기질이 잘 융화하여 한 나라를 멋지게 이끌어 간 점은 본받을 만하다.샤를 드골은 앙드레 말로의 지식,모험,상상력,흡인력 등 총체적인 면에서 그에게 믿고 맡긴 것이다.한국 정치계에 이렇게 아름답고 고귀한 광경을 볼 수 있고,국민들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될 만한 인물은 과연 없는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