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것 - 혼돈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도시화,산업화가 진전되면서 농촌의 인력은 도회지로 몰리면서 도회지의 인구는 포화상태로 변하고 농촌은 나간 집 마냥 황량하기 그지없는 빈사상태에 놓이고 말았다.농촌에서 땀흘려 일해 봤자 생계를 꾸리고 자식들 교육시키기는 커녕 (농협과 같은 곳에서)늘어나는 대출은 감당을 못하니 어떻게든 삶을 꾸리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많은 도회지로 몸을 실어야 했던 것이다.도회지는 자연 토박이와 이방인들이 섞여 물과 기름마냥 엉기지를 못하고 이질적인 삶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게다가 도회지는 모든 것이 돈으로 해결되는 곳이기에 나눔과 인정은 희박한 곳이다.또한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거주공간이 빌라,아파트와 같이 폐쇄된 공간이 이어지다 보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대화는 단절되고 말았다.

 

 도회지에서는 어리숙하게 행동하다가는 '세워 놓고 코 베어 가는 곳'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시골에서 태어나 대학 직전까지 시골물을 먹고 자란 나는 내면에는 순수의 감정이 남아 있다.말 한마디,상대에 대한 배려과 인정과 같은 것인데 이것을 통털어 사랑이라고 표현해도 될 지 모르겠다.타인에 대한 따뜻하고 온정이 있는 관계는 현대사회에서는 먼 옛날 공동체적 삶에서나 존재했던 것인가.그도 그럴 것이 사회구성원 간의 소득격차,불신,소외 현상이 만연하니 치안문제도 예사롭지 않다.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경제적 소득과 사회적 신분을 찾아 가는 것이 개인의 책무이고 본연일진대 사회 시스템은 돈과 물질이 부유한 소수계층이 독식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 놓은 것이 매우 유감스럽고 개탄스럽기만 하다.그러니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고 법이 모든 이에게 법 규정대로 될 리가 만무한 것이다.꺼내기도 싫지만 세월호 사건,민간인 불법사찰,4대강 개발 등은 힘과 권력이 없는 무고한 사람들을 절망을 안겨 주면서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는 꼴이다.국민을 수익모델로 한 4대강 개발과 권력을 전횡했던 민간인 불법사찰 나아가 생명을 경시하고 자본에만 급급했던 부도덕한 기업윤리 및 사회지도층들의 무사안일한 태도를 보면 과연 이 사회에 사랑과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재일교포 2세이면서 일본의 지식인으로 활동하는 강상중 저자는 2011년 동일본 해일과 원전으로 인해 팽배하게 내재한 일본사회의 문제점을 들춰 내어 그 해법이 무엇인가를 전하고 있다.한국과 거의 흡사하게 일본사회도 신자유주의시대에 놓여 있다.종신고용,연공서열제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얘기이며 지금 일본 청년들은 비정규직에 3포현상(연애,결혼,출산)까지 만연하고 있다.청년층과 노년층 간의 세대갈등도 만만치가 않다.노년들의 여생을 위해 청년층들이 막중한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데 설상가상으로 출산율마저 낮아지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어느 나라이든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후문제가 사회 및 국가의 중대사가 되었다.이야기가 곁으로 새었는데 동북일본 지진과 원전사고로 일본사회는 혼란과 불통의 시대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식이다.

 

 이 글은 강상중 저자가 잡지《아에라<AERA>》에 4년 동안 연재한 칼럼을 취합하여 정리한 글이다.모래알과 같이 흩어져 있는 민심을 추스리면서 사회구성원 간의 유대 관계를 결집하자는 의미가 깊게 담겨져 있다.작금 아베 신타로 수상이 일본 국민을 향해 단결을 호소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누구나 말할 수 있는 사랑과 평화라는 말은 몸소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 한 구두선에 불과할 따름이다.신자유주의,일본과 같이 재해는 한순간 인간을 절망과 고통의 늪으로 빠지게 한다.산산조각난 국민들의 상처와 고통을 누가 보듬고 다독거릴 것인가.그것은 힘과 권력을 쥔 계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현실화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코드가 맞느냐 맞지 않느냐,좌파냐 우파냐 등 흑백논리로 가득찬 사회는 상생은 그저 가식에 불과하다.지도자는 불신,대립과 같은 사회적 결핍현상을 사랑과 평화로 채우기 위해서는 마음이 담백해야 하고 국가관이 뚜렷해야 할 것이다.개인이든 사회든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는 미봉책으로 수습할 것이 아니라 발본색원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여 주면서 살 맛 나는 사회로의 개혁에 불을 지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재일교포(자이니치)로서 일본 속의 경계인으로 차별과 굴절된 삶의 단상을 소회하는 것부터 생의 전반에 걸쳐 겪었던 경험들을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현재 우울한 모드에 휩싸인(온다케산 분화까지) 일본사회가 혼란과 불통을 날려 버리고 배려와 사랑이 넘치는 희망찬 사회로 나아갈 것을 주된 메시지로 삼고 있다.한국사회도 일본사회와 비교하여 오십보백보이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듯' 사회지도층부터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상생 모드로 가려는 정책실천 의지와 노력을 국민들에게 보여 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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