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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선택 아로파 - 고장난 자본주의의 해법을 찾아 65,000km 길을 떠나다
SBS 최후의 제국 제작팀.홍기빈 지음 / 아로파 / 2014년 8월
평점 :

이누타 섬
그 어느 때보다도 돈과 물질에 대한 강렬하고 간절한 탐욕과 욕망의 시대에 살고 있다.돈과 물질을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마는 세속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그리고 사회구성원을 지배하는 논리는 돈과 물질에 의해 매겨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렇게 돈과 물질을 숭배하고 이에 종속되어 가다 보니 사람과 사람 간의 신뢰와 협동,연대의 정신은 개인주의,이기적인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돈,물질은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본다.왜냐하면 인간은 밥과 빵만으로는 살 수 없는 존재이듯 의식주 해결과 동시에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사회적인 존재이면서 개인의 질적인 삶이 자신을 비롯하여 문명발전에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태어나 고교시절까지의 고향마을을 회고해 보면 한 곳에서 태어나 한 곳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분들이 많았다.이동의 자유는 있을지라도 농경문화에 정착하여 그곳에서 내리 삶을 이어갔기에 타지로 이동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그리고 고향마을은 30여 가구에 주민수는 150여 명 정도였다.음력 설날에는 60세 이상 노인들이 사는 이웃집으로 청년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세배를 다녔다.이웃집의 세세한 부분까지 알 정도로 서로 터놓고 지내면서 동질감과 친밀감이 강했고,경조사가 생기면 내 일,네 일 구분하지 않고 서로 품앗이과 같이 돕고 살기도 했는데,모심기,(홀테를 이용한)벼타작이 상부상조의 전형적인 풍습이었다.지금 생각하면 참 따뜻하고 정겨운 이웃간의 돕고 사는 모습이 아닐 수가 없는데 지금은 그러한 정경을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국가의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국민소득을 높이면서 부와 번영을 이룬 것은 경이롭기만 하다.지난 시절 보리고개와 비교하면 상전벽해의 염을 감출 수가 없다.미국이 발기한 자유무역협정은 전세계를 하나로 묶는 (표면적인) 효과가 있지만 내면을 들여다 보면 경제 강대국의 입맛에 맞게 짜놓은 불평등 경제무역 각본은 경제개발도상국 및 주변국가들을 종속적 관계로 전락시키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 주고 있다.나아가 총체적 국가경제를 이끌어 가는 고위관료들은 정권의 경제 이데올로기에 맞추는 한편 성장 일변도의 거품경제를 부추기기도 했다.그 결과 알짜배기 산업화,도시개발에 따른 정보는 일부 특수계층들이 선점을 하고 대다수 서민들은 이삭줍는데에 만족해야만 했다.신자유주의는 자본시장의 논리로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접목시켜 실행해 가고 있지만,그 부작용은 불평등 요인은 사회 양극화,소득의 불균형이 날로 심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통계수치이지만 한국인의 1인당 소득이 2만 불에서 턱걸이를 하고 있지만,실상 서민들이 느끼는 연소득은 그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2008년 미국발 경제,금융위기의 타격은 한국 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린 꼴이 되었다.신자유주의는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그 능력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다고 되어 있지만 힘있는 소수계층이 짜놓은 경제정책은 대다수 서민들에게는 '그림 속의 떡'일 뿐이다.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제반문제는 한 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실천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과 의지는 안개 속일 뿐이다.
SBS 창사특집대기획으로 마련된 최후의 제국 편의 <최후의 선택 아로파>는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을 꼬집으면서 그 대안으로 신뢰와 협동,연대를 모색하고 있다.개인의 이기적인 속성과 탐욕이 빚은 자본주의는 자수성가형 부자,세습형 부자,기회를 잘 포착하고 이를 잘 활용한 행운의 부자들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주지하다시피 한국의 부자들은 세습형 부자들이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이들은 막대한 자산을 바탕으로 부의 창출에만 눈이 멀고 사회로부터 받은 각종 제도의 혜택과 소비자들 주머니로부터 나온 이윤이 오로지 자기네들의 값진 노력과 희생에 의해서 거둬들였다고 인식하는 기업인들이 많다는 점이다.이러할진대 부의 형성,부의 창출 과정도 문제이지만 기업이익의 일정 부분은 정기적으로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청렴정신은 싹이 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아로파는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재려는 삭막한 의식보다는 사회 구성원이 함께 살아가겠다는 상생의 정신인 공동체적인 삶을 보여 주고 있다.현실적으로는 피부에 와닿지는 않지만 인류의 상생과 미래를 위한 길은 소수계층의 배만 불리고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서는 인류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점에서 '아로파'는 신선한 자극이고 충격이다.
자본주의가 시장교환과 화폐 경제로 인해 인간관계마저 삭막해지고 탈인격화 되고 있는 것이다.현재 G2국가인 미국과 중국이 부의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경제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일본,중국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부의 편중과 양극화 현상은 이민 갈등,인종 문제,세대간 갈등보다 더욱 심각하기만 하다.SBS제작팀.홍기빈 저자는 미국이 안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그늘과 중국의 자본주의 상징도시인 상하이의 현상을 그대로 투시하고 있다.나아가 비대해진 자본주의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공동체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이누타 섬,히말라야 브록파와 파푸어뉴기니의 상각부족의 경제생활을 탐방하여 현지인의 삶을 들려 주고 있다.탐욕적 개인이 부의 무한대의 부를 불릴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신자유주의와 비교하여 이누타 섬 사람들의 공동체적 삶은 보기 드물게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가 없다.자본주의가 과연 공존을 지킬 것인가,아니면 공멸의 길로 갈 것인가.그것은 한국사회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주류 이데올로기의 판을 짜고 실행해 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탐욕적인 이기주의의 상징인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협동조합,보편적 복지라는 길로 가는 것만이 현재의 사회 양극화,부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