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은 밥이다 - 노사의 벽을 넘는 담쟁이가 되어
이용득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한국의 노사관계는 물과 기름과 같은 형국이다.노와 사가 각측의 주장과 논리만 내세우다 보니 늘 평행상태이다.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실물경제마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쪽은 배 고파 죽겠다 외치고,한쪽은 내가 주인이니 내가 시키는 데로 하라는 식이다.OECD국가로서 경제선진국 위상에 걸맞는 제대로 된 노사관계 정립은 과연 요원한 문제일까.

 

 1970년 전태일 노동자 분신 사태는 열악하기만 했던 노동계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고 현재까지도 노동운동은 사측과 정부측에 근로개선 및 임금,복지문제의 질적 향상을 위해 요구조건을 내놓고 있지만,힘과 자본력을 갖은 사(使)와 정부는 자기네들의 기존입장에서 거의 물러서지 않으려 한다.헌법 33조에는 노동자의 권익과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생존권에 속하는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이 명시되어 노동 3권에 부합하는 요건만 갖추면 언제든 쟁의,조정,타협이 가능한데,현실은 사(使)측의 주장과 논리에 부딪히면서 갈등과 투쟁의 연속이다.

 

 매년 임금협상과 관련하여 노동계가 내세우는 춘투와 기업별 각종 쟁의와 분규가 소리소문없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1960년대 방직공장에서 근로조건 개선 및 임금인상 등을 내세운 노동운동은 이제 규모가 큰 철강 및 조선,자동차 등에까지 이르고 있다.노동계가 거리로 나와 붉은 빛깔의 머리띠에 각종 플랭카드가 난무하기도 한다.표면상 노동계의 노사가 민주적인 절차를 띠고는 있지만 그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노동계의 전반을 정부측이 관장하고 조종하고 있는 실정이기에,사측,경총측은 정부의 눈치를 보기 일쑤이다.노동자를 대변하고 근로개선을 실질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민주노총은 더욱 힘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근로현장의 경험이 거의 전무한 관료들마저 정부측의 눈치를 보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자본과 힘을 독식하는 소수계층들의 소득과 재산이 노동계로 넘어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기에 (확대해서 말하면)복지문제도 보편적 복지는 자신들의 세금을 축내기에 선택적 복지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한국사회의 노사간 상생은 여전히 '갑'과 '을'의 대척점(對蹠點)에 있다고 본다.

 

 금융노조 위원장,한국노총 위원장으로 몸담으면서 노동자 및 그 가족들의 삶의 질이 제고되도록 노동현장에서 타협과 투쟁의 길을 걸어온 실천운동가인 이용득 저자 다사다난한 삶을 살아오고 있다.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멘토다운 멘토를 만나 학업을 계속하고 학비 및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밑바닥 생활도 마다하지 않았다.저자는 IMF의 부당한 정책 개입에 항거한 두 차례의 파업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정부에 밉게 보여 감옥살이를 살기도 했다.또한 최초로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도록 힘써온 노동운동가이다.그는 한국 노동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요지부동의 수구적인 노동정책을 일관하고 있는 정부관료들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다.그는 노사관계가 성공한 스웨덴,네덜란드 등의 사례 및 취재담을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고 있다.한국은 기업체별 노조 위주인데,산별 노조가 확대되고 중앙 단위의 노사관계로 전환되어 노사관계,노동 문제를 노사대표격인 노동자 대표와 경영자총협회와 같은 사용자 대표가 포괄적인 협상을 벌이고,그 결정을 기업 단위까지 관철시키는 교섭 행위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작금 한국은 신자유주의가 천착되어 가고 있다.모든 사회 제도 및 시스템이 돈과 물질로 개인을 평가하고 있는 시대이다.노동시장의 유연화로 말미암아 경영층은 노동을 투입과 방출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만들었다.그 결과 구조조정,비정규직이 양산되면서 소득 불균형,양극화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금리는 떨어질대로 떨어지고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이지속되면서 실물경제마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소비가 살아나야 경제전반이 활기를 띨텐데 안타깝기만 하다.현정부는 사회통합,경제민주화,보편적 복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공약을 내세웠지만 지금 돌아가고 있는 추이를 보면 현정부의 공약에 대한 기대와 실현성은 멀게만 느껴진다.더욱 가관인 것은 노사가 반반씩 낸 고용보험료가 노사가 실직 및 위기시에 쓰여져야 하는데 고용보험마저도 정부가 자신들 마음대로 획책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아연질색할 수 밖에 없다.현재와 같은 후진적인 한국 노사관계의 밝은 미래,상생하는 길로 나아가기 위해 이용득 저자는 다음과 같이 주문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사업,사회 안전망 구축 및 직업훈련,노사 공동의 노동교육,복제제도 논의 및 공동발의,사적분쟁조정,산업교섭강화,노사간 상시적 대화채널 가동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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