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 본능 - 일상 너머를 투시하는 사회학적 통찰의 힘
랜들 콜린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인간이 모여 집단을 이루고 집단이 모여 사회와 국가를 이룬다.진부적인 표현이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이 현실적으로 더욱 피부에 와닿는다.사회의 가장 기초단위인 가정에서부터 국가에 이르기까지 사회는 나를 비롯하여 대다수의 사람들과 접촉하고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복잡다양한 사회가 시스템과 제도에 의해 사회구성원을 이끌어 가고 있지만 다양한 영역,다양한 인간군상들의 생각과 감정을 온전하게 수용하지도 못하지만 합리적으로 이끌어 가지 못한다.인류가 시작되면서 수렵생활,농경생활,중세봉건사회,근,현대 산업화 및 도시화,탈산업화에 이르기까지 사회는 눈부시게 발전을 거듭해 왔다.이렇게 각종 원시적인 사회단계에서 고도 첨단사회를 보이고 있는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사회는 각 영역과 조직을 다스리고 이끌어 가기 위해 신분제도가 형성되어 능력과 서열,음서제도와 같은 집안배경에 따라 힘과 권력,위치의 이동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사회는 개인 및 집단이 살아가는데 있어 하나의 울타리이면서 삶을 지탱해 주기도 하고 의식과 감정,이성과 논리가 형성되는 장(場)이다.이를 사회학으로 연결하여 사회학이란 과연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할 수가 없을 정도로 추상적이고 막연하기만 하다.사회학이라는 것이 범위가 넓고 학문적으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학술적이고 추상적인 난해한 용어로 나열되어 있어 대중성과는 거리감이 있었기에,사회학을 재미와 흥미,학습효과를 안겨 줄 수 있는 대중적인 사회학이 그간 많이 독자들에게 선보이지 않았던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보여진다.이러한 차원에서 랜들 콜린스저자는 추상적인 전문용어 일색인 사회학에 대한 접근을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를 기준으로 사회학적 분석보다는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를 유지.발전시키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사회는 합리적인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닌 심층에 자리 잡은 인간의 감정을 꼽고 있다.감정은 특정 부류의 사람들 사이에 신뢰를 기축으로 한 사회적 유대감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며,집단으로 구성된 사회는 합의와 타협보다는 갈등과 투쟁의 연속이라는 것이다.사회가 비합리적이면서도 사회구성원 내지 사회집단간의 공통의 감정과 이상에 기초하여 비합리적인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오늘날 사회는 학문의 본질은 다르지만 각 분야,영역별로 깊게 관련이 있다.정치와 경제를 비롯하여 경영,종교,역사,문화,교육,과학,의료,기술에 이르기까지 분야별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고,때로는 이익 상충관계에 놓여 감정싸움에 이르기도 한다.중세봉건시대에는 교리와 교권이 강했지만 현대사회는 대다수 국가들이 정.교분리를 원칙으로 하면서 정치를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선거철이 되면 표심을 훑기 위해 종교계를 찾아가는 후보자들은 선출이 되면 종교계뿐만 아니라 타영역의 실세들에게도 힘과 권력을 이용하기도 한다.정치가 국가의 주축이 되고 어떠한 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이념의 갈등이 빚기도 한다.종교가 의례를 중시하듯 사회적 의례도 사회학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사회적 의례는 집단을 형성하고 집단을 (이성보다는)감정적으로 의미가 큰 사회적 상징들과 하나로 묶는 장치이기도 하다.

 

 사회는 평온한 날이 없다.집단간의 첨예한 이해관계의 상충과 비극적 종말을 비롯하여 신자유주의시대의 상징인 소득 불균형,양극화로 인한 사회에 대한 불신감의 골은 깊어만 간다.한국사회는 소수계층을 위한 정책들로 가득차 있기에 대다수층은 삶의 질이 떨어지면서 경제적인 문제,사회배제 등을 비관하여 삶을 마감하는 사례도 많다.나아가 가정환경의 결핍과 원만한 사회생활이 결여된 일부는 사이코패스,소시오패스와 같이 타자와 사회를 반목하고 충동적인 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그런데 인류역사상 강구연월과 같은 태평시대를 맞이했던 사회일지라도 사회적 범죄 및 사회적 갈등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굳이 역사를 들먹거리지 않아도 사회는 늘 힘과 권력,신분이 막강한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고 착취해 왔던 것인데,민주화 사회든 비민주화사회든 사회가 사회구성원의 생명과 자유를 너무 경시하고 억압했던 것은 주류 이데올로기가 어찌되었든 사회통치자의 커다란 오류이고 치명적인 실수임에 틀림없다.그런데 권력의 본질은 시대의 흐름을 올바르게 따르는 사람이며 해당 시기에 사회조직이 제공할 수 있는 권력을 획득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오늘날 남.녀평등이 보편화되면서 남.녀간의 역할,직업의 귀천도 거의 해소되었다고 생각한다.부모가 짝을 지어주고 중매에 의해 결혼을 하던 시절에는 여성의 사회적 권한이 낮았다.그러다 보니 여성에 대한 각종 사회적 사건과 물의(物義)가 빈번했다.여성들이 고등교육과 사회참여가 적극적이고 보편화되면서 여성은 어느때보다도 자신의 주장과 의견을 당당하게 피력하고,경제적 수입 및 개인의 의식구조가 개인위주로 변하다 보니 결혼,섹스,삶의 양식마저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랜드 콜린스저자는 미래사회는 인공지능에 의한 대화가 가능하도록 프로그래밍 설계 및 실현화에 대해 기대를 갖고 있다.사람과 사람이 대화를 나누되,대화의 흐름,상대방의 말하는 리듬,차례에 따른 대화 이어가기,대화중 핵심내용을 다시 부연설명하면서 이어가기 등에 대해 사회적 컴퓨터인 소시오의 규칙들을 말하고 있다.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이라는 소시오가 언제 세상에 탄생할지는 모르지만 사람의 상호작용과 감정으로 다하지 못하는 것을 소시오가 대신 해 줄 수 있으리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인간이 마주치는 사회집단,사회현상 속에는 다양하지만 결코 이성적이고 논리적이지 못하다.비합리적 연속이다.비합리적이지만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해 나갔던 원동력은 사회구성원,사회집단간의 상호작용과 감정의 기제를 잘 활용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어렵게만 느껴지던 사회학에 제반현상과 현실적인 사회현상을 명료한 해설과 핵심적인 요소들을 읽으면서 복잡하지만 나와 너가 살아가야만 하는 일상의 사회를 보다 통찰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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