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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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하고 기발한 소설을 만났다.기발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 그리고 지루하지 않게 재미와 몰입을 더해 주어야 독자들을 사로잡는다.그리고 이왕이면 특정 연령층을 타깃으로 하지 않고 전연령층이 안방극장에서 가족 시트콤과 같은 드라마를 즐기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면 더욱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온몸에 퍼질 것이다.그러한 맥락에서 오래 간만에 기발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을 선사하고 있는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늦깍이 작가로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요나스 요나손작가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되고,이 작품이 영화화하여 절찬리에 관객들을 사로 잡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수명이 의학과 과학수준에 힘입어 늘어났고는 하지만 100세를 맞이하기란 아직은 많지 않다.100세를 살고 있는 노인들을 어쩌다 매체를 통해 보면 얼굴엔 검버섯이 잔뜩 나있고 거동이 불편하여 후손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1세기라는 시간과 세월은 개인이든 사회든 역사가 아닐 수가 없다.기억은 가물가물해도 장기기억으로 남는 굵직굵직한 사연과 기억,추억 등은 풍성한 자서전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몸과 마음이 쇠락하여 죽음의 문턱에 있으리라는 100세의 노인은 기상천외하게도 창문을 넘어 자유로운 인간이 되고자 행방을 정하지 않고 이곳 저곳을 전전하고 사고도 치면서 잡다한 사람들과 한무리가 되어 그들 속에서 갖은 해프닝을 쏟아 낸다.주인공은 바로 알란 칼손으로 1905년생이다.백세를 맞이하는 생일날을 앞두고 그는 왜 창문을 넘어 유유히 도망쳤을까.

 

 '꼭 여기서 죽어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는가? 다른 때,다른 곳에서 죽는다고 하여 문제 될 게 없지 않은가?' -P9

 

 비척비척 걸어 도착한 버스 터미널,그는 한 청년을 만나면서 사건과 사고를 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갱단 소속의 청년이 화장실에 간 사이에 갈 길이 바쁜 알란은 손에 쥔 액수에 맞게 행선지를 정하고 청년의 트렁크를 훔쳐 달아나는 셈이다.일단 버스에서 내려 또 어디론가 비척비척 걷다 나타난 한 민가에서 만난 율리우스와 술을 마시고 있던 참에 트렁크 주인인 청년이 어렵사리 알란 노인을 만나게 되지만 수완이 좋은 알란과 율리우스가 청년을 냉동고에서 집어 넣어 결국 얼어 죽고 만다.그런데 청년의 트렁크 안에는 천문학적인 스웨덴 화폐가 잔뜩 들어 있고,이 돈을 어떻게 해야 할까를 두고 설왕설래하던 둘은 핫도그 장사인 베니와 합류한다.죽은 청년은 궤도차에 실려져 갑판 너머로 버리고,양로원에서는 100세를 맞은 노인이 행방불명이 되면서 난리가 나고,청년의 행방까지 묘연해지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번지게 된다.청년을 죽인 알란과 율리우스는 죄책감과 좁혀져 오는 수사망에 호숫가 부근의 농가로 피신하는데,농가의 주인은 구닐라라는 예쁜여자이다.얼굴은 예쁘지만 오만방자하고 예의가 전혀 없는 여자이다.얼핏보면 껌을 짝짝 씹으며 되먹지 않은 욕설을 내뱉는 여자인데,베니는 예쁜여자를 좋아하게 된다.

 

 한편 요나스 요나손작가는 100년을 살아 온 알란의 삶을 20세기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을 결합하여 지나간 현대사를 반추하게 한다.그속에 위대한 알란이라는 인물이 있었다니 작가의 상상력과 구성은 탄탄하기만 하다.조실부모를 하게 된 알란은 십대 중반에 다이너마이트사를 설립하는 등 폭약과 관련하여 일가견을 보여 준다.폭약,원자폭탄에 깊게 관여하면서 알란은 때로는 도움을 주기도 하고,때로는 스탈린에 의해 반동죄로 30년의 강제 노역형에 처해지기도 한다.알라는 현대사의 다양한 인물과 조우하게 된다.스페인 내전의 프랑크 총통,미국의 헤리 트루먼,존슨 대통령,장졔스부인 쑹메이링,장칭,마오저둥,북한의 김일성,프랑스 드골,소련의 스탈린,후루시초프,브레즈네프 등이다.흥미를 유발한 대목은 블라디보스토크로 강제 노역을 하던 알란은 헤르베르트와 짜고 헤르베르트는 원수,알란은 부관으로 변신하여 북녘땅을 진입하게 되는데,나이 어린 김정일은 둘의 신분을 영 믿지 못하고 아버지 김일성과의 접견을 거부하려 드는데,바로 그 날 스탈린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둘은 김일성을 만날 수가 있었던 것이다.그후 알란은 중국 히말라야 산맥을 넘고 이란에서는 선교사를 만나기도 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과 100세를 맞이하여 사고를 치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한 곳에 진득하게 살아 가지 못하는 운명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론손 반장은 경찰견을 대동하고 시체의 냄새를 맡게 하기도 하고 라넬리드 검사는 알란과 관련한 사고를 종합하여 알란은 삼중 살해범으로 처음에는 몰고 가는듯 하지만,예쁜여자네 집에서 합류하게 된 4인조는 그럴듯하게 알리바이를 조작한다.합동 기자회견장에서 라넬리드 검사는 4인조와 취조답지 않은 취조를 하는데,마치 주객이 전도된 듯한 분위기이다.4인조가 마치 사건.사고에 대한 전모를 숙지한 듯 검사를 꼼짝 못하게 한다.결국 알란은 무혐의,무죄로 끝나고,트렁크 속에서 횡재한 거액의 돈으로 비행기를 전세내어 발리로 여행을 나서기도 한다.그곳에서 만난 84세의 여인과 알란은 부부관계를 맺는 등 인생의 황혼기에 알란은 멋진 선물을 받게 된다.하지만 여우를 죽이기 위해 닭장 옆에 설치한 폭약이 터지면서 그는 건물과 사육동물을 모두 죽이고 알란은 가까스로 살아 남으면서,사회복지사에 의해 양로원에 들어가게 된다.100세를 맞이하여 양로원에서는 알란의 100세 기념 생일을 차리고,외부에서도 진기한 생일잔치를 취재할 예정이었는데,그만 알란은 창문을 넘어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운 인간이 되고 싶었는데,예상치 않는 사고를 치고 돈에 눈독을 들인 사람들을 만나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삶을 살아간다.기나긴 세월 속의 개인의 삶을 현대사와 결합시키고,웃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정도로 좌충우돌하는 알란 할아버지의 천방지축과도 같은 스토리는 내내 시선을 고정시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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