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밸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살인사건을 다룬 범죄소설을 재미와 깊이를 동시에 맛보았다.흔히 범죄가 발생하면 초동수사니 뭐니 하여 폴리스라인이 쳐지고 현장감식과 주변인물들에 대한 알리바이 형성 여부와 피해자와 관련하여 탐문이 진행되는데,이번 작품은 피해자의 유족 및 주변 인물들의 심리적인 묘사가 강한 것이 인상에 남는다.사람이라면 자력으로는 도저히 버텨내기 힘든 궁지에 몰렸을 때 극도의 에너지가 분출되면서 기발한 수단과 방법을 취하는 것이다.원래 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타고 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가정의 결핍과 사회에서의 배제 및 소외감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곤 한다.그래서 자식에 대한 애정과 관심,올바른 훈육과 양육이 온전하게 부모에게 전수받는 것이 최고라는 것을 부모가 되어 보니 이제야 깨닫게 된다.일상에서 부모가 자식에게 말과 행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자식의 뇌리에 그대로 각인되어 인성과 성격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가정환경이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독일 작가에 의해 쓰여진 범죄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배경은 영국이다.등장인물들은 다양하게 얽혀 있다.고리대금업자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다 한 여인을 깊은 산중 동굴에 나무상자 안에 감금시킨 주범죄자부터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신분과 체면 때문에 갈등과 다툼 끝에 부인을 유기한 남편,그리고 피해자의 주변 인물들이 얽히고 설켜 가독성을 더해 주고 있다.부모의 잦은 이혼과 결핍된 성장과정 속에서 고리대금업자의 독촉에 의해 돈을 마련한다는 생각에 우연히 해변국립공원에서 만난 여인을 납치하여 어린시절 여우를 보았다는 산중 계곡 동굴 속에 한 여인을 감금시키고 피해자의 가족으로부터 돈을 뜯어 내려 하지만,폭행상해죄를 저질러 2년 6개월 간의 수형생활을 하게 되는 것부터 스토리가 흘러 간다.

 

 주인공은 납치되어 동굴 속에 감금된 여자의 생사에 대해 신경이 쓰이지만 폭행상해죄로 감옥생활을 하고 이 사건에 대해 사회에서는 알려지지 않아 뇌리에서 잊혀져 간다.주인공은 수형생활 중에 만났던 여인이 인생의 멘토가 되어 주고 동거를 하게 된다.설상가상으로 주인공의 전 애인 및 친모가 괴한들에 의해 납치되어 린치를 당하게 되면서 경찰측에서는 용의자를 다양한 각도로 모색한다.사채업자는 주인공이 퇴옥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정해진 기한내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액수를 마련해 놓으라고 지시하게 된다.그 후 해변국립공원에서 3년 전과 동일한 범죄가 발생한다.주인공은 생계를 마련하기 위해 복사가게에서 일을 하면서 근근히 삶을 꾸려 나가고,경찰측에서는 주인공을 용의선상에 올려 놓게 되면서,스토리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주인공을 사랑하는 여자는 주인공의 삶과 전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수를 권유하지만 결코 두 번 다시 감옥에 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심리상담소의 지인집에 잠깐 머무르지만 그를 체포하기 위한 현상수배 및 언론매체의 방송을 타면서 심리상담을 받으러 왔던 여자를 앞세워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유유히 도망치려 하지만 물샐틈 없는 경계망에 의해 좌초가 되고 만다.

 

 한편 잡지사 편집인으로 근무하던 여성이 돌연 주인공이 범행했던 수법과 동일하게 해변공원에서 행방불명이 되는데 그녀의 남편을 잘 알던 여성에게 그간의 가정문제,경제문제 등을 담담하게 토로한다.결국 자신이 아내를 죽이고 유기시켰다는 것이다.또한 범죄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동행했던 여성마저 암벽 위에서 바다로 추락시키지만 하늘의 도움인지 그녀는 살아나게 된다.자식을 넷이나 둔 남편은 자식들마저 방안에 감금시킨다.주인공은 사채빚을 갚으려 대학교수인 여성을 감금하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으리라 방심을 했지만 그의 전 애인과 현재 동거하는 애인이 동굴 현장을 찾아내고 나무상자 안에 유골만 남은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주인공은 사법의 기준에 따라 형을 받게 된다.

 

 두 건의 살인사건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것들이다.그런데 두 사건의 공통점은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했던 사건이라는 점에서 씁쓸하기만 하다.게다가 능력이 되지 않으면 노동을 통해서 돈을 벌어 나가는 것이 현명할텐데 덥썩 사채업자로부터 돈을 빌리고,사채업자는 악덕업자로 변신하면서 자신의 요구를 들어 주지 않게 되면 살인도 불사할 인간들이다.샤를로테 링크의 《폭스 밸리》는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사건이고 스토리도 어렵지 않게 전개되고 있다.등장인물 각각의 내면세계와 심리묘사,그리고 심리적 스릴과 반전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어 재미와 깊이를 더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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